‘불 꺼진’ 경찰청 기자실…불붙은 신경전

입력 2007.12.04 (20:48) 수정 2007.12.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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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언론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경찰청 기자실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기자들은 차가운 기자실에서 촛불과 이불로 항의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꺼진 기자실, 희미한 촛불 아래 기사를 작성합니다.

한기를 막기위한 두꺼운 옷, 소파엔 이불도 깔렸습니다.

어제 저녁 8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빚어진 풍경, 지난 1일 인터넷과 전화선 등을 차단한데 이은 강화된 조칩니다.

다 나가달라는 요구와 물리적 조치에 기자들은 조를 나눠 밤샘까지 하며 기자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일(경향신문 기자) : "노트북을 못 써 기사 쓰기도 힘들고, 난방이 안돼 춥다."

경찰은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던 취재전 홍보실 경유 등의 문제를 바로 잡았다지만

청사 밖으로 나갈 경우 안그래도 문제가 많은 경찰의 불합리와 관행적 악행을 감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자들의 입장입니다.

일단 경찰은 오는 7일까지 기다려본 뒤, 사태 추이를 봐가며 이전을 강행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찰은 또, 새 브리핑룸으로의 이전이 끝나면 이곳 1층에 출입 차단 시설을 만들어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똑같은 갈등은 국방부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내일까지 기자실을 모두 비워달라고 요구했고, 기자들은 오늘 투표를 통해 나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국방부는 오는 6일 인터넷선을 차단하는 등 취재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 초,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실 담합'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정부의 밀어부치기식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이에 맞선 기자들의 반발.

그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수 억원 씩의 예산이 투입된 새 브리핑룸과 기사 송고실은 국민의 알 권리와는 무관한 빈 방이 돼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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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꺼진’ 경찰청 기자실…불붙은 신경전
    • 입력 2007-12-04 20:09:38
    • 수정2007-12-04 21:44:54
    뉴스타임
<앵커 멘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언론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경찰청 기자실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기자들은 차가운 기자실에서 촛불과 이불로 항의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꺼진 기자실, 희미한 촛불 아래 기사를 작성합니다. 한기를 막기위한 두꺼운 옷, 소파엔 이불도 깔렸습니다. 어제 저녁 8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빚어진 풍경, 지난 1일 인터넷과 전화선 등을 차단한데 이은 강화된 조칩니다. 다 나가달라는 요구와 물리적 조치에 기자들은 조를 나눠 밤샘까지 하며 기자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일(경향신문 기자) : "노트북을 못 써 기사 쓰기도 힘들고, 난방이 안돼 춥다." 경찰은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던 취재전 홍보실 경유 등의 문제를 바로 잡았다지만 청사 밖으로 나갈 경우 안그래도 문제가 많은 경찰의 불합리와 관행적 악행을 감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자들의 입장입니다. 일단 경찰은 오는 7일까지 기다려본 뒤, 사태 추이를 봐가며 이전을 강행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찰은 또, 새 브리핑룸으로의 이전이 끝나면 이곳 1층에 출입 차단 시설을 만들어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똑같은 갈등은 국방부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내일까지 기자실을 모두 비워달라고 요구했고, 기자들은 오늘 투표를 통해 나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국방부는 오는 6일 인터넷선을 차단하는 등 취재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 초,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실 담합'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정부의 밀어부치기식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이에 맞선 기자들의 반발. 그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수 억원 씩의 예산이 투입된 새 브리핑룸과 기사 송고실은 국민의 알 권리와는 무관한 빈 방이 돼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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