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LIG 힘겨루기 ‘해법은 없나’

입력 2007.12.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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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차세대 거포’ 김요한(22.인하대 졸업 예정)이 프로 진출을 둘러싸고 불거진 구단과 선수간 힘겨루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김요한은 3일 입국 직후 아버지 김종인씨와 함께 광주 고향 집으로 내려간 뒤 신인 드래프트 때 자신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던 LIG손해보험의 협상 요구에 이틀째 응하지 않고 있다.
김종인씨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설사 LIG손해보험이 지명권이 있더라도 요한이를 `돈만 아는 선수'로 매도하고 막무가내로 들어오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일본 진출이 좌절되면 1년을 쉬게 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입국과정에서 김장현 LIG손해보험 사무국장과 만났던 김요한 측이 `수억원의 계약금을 주지 않으면 입단하지 않겠다'며 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김요한 측은 `불합리한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 드래프트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장의 평가에 상응하는 몸값을 받겠다는 주장이다.
현행 규정은 1라운드 선수는 계약금없이 연봉만 7천만∼1억원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2m 장신으로 화끈한 스파이크 실력에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겸비한 `얼짱 거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악조건이다.
앞서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 은퇴)과 현역 최고의 스파이커 이경수(LIG손해보험)가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할 당시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계약금을 챙겼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요한은 여고생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스타 플레이어여서 `스타 마케팅'을 염두에 둔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와 3년 계약을 할 정도의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대해 LIG손해보험의 입장은 강경하다.
기존 틀을 깨면서까지 규정에 없는 계약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몸값을 더 준다면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자리를 잡고 있는 드래프트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김병헌 LIG손해보험 단장은 "삼성화재에 지명을 받은 유광우처럼 일단 팀에 들어오고 정해진 틀 안에서 논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며 `선합류 후협상'을 주장하면서도 "이후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김요한 측도 LIG손해보험과 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종인씨는 "아들을 외국에 보내기 보다 곁에 두고 배구를 시키고 싶은 게 부모들의 심정이다. 누가 언론의 몰매를 맞으며 해외에 진출시키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같은 불합리한 제도를 깨려면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 한다. LIG손해보험도 운영의 묘를 발휘해 대화를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요한이 드래프트 지명 구단인 LIG손해보험 입단을 거부하면 국내 프로 무대에서 5년 간 뛸 수 없고 대한배구협회의 국제이적 동의를 받지 못하면 해외에도 진출할 수 없다.
국가대표팀의 주포 계보를 이을 김요한을 살리기 위해 구단과 선수 측이 함께 한발씩 양보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뜻 있는 배구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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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요한-LIG 힘겨루기 ‘해법은 없나’
    • 입력 2007-12-05 16:33:38
    연합뉴스
남자배구 ‘차세대 거포’ 김요한(22.인하대 졸업 예정)이 프로 진출을 둘러싸고 불거진 구단과 선수간 힘겨루기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김요한은 3일 입국 직후 아버지 김종인씨와 함께 광주 고향 집으로 내려간 뒤 신인 드래프트 때 자신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던 LIG손해보험의 협상 요구에 이틀째 응하지 않고 있다. 김종인씨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설사 LIG손해보험이 지명권이 있더라도 요한이를 `돈만 아는 선수'로 매도하고 막무가내로 들어오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일본 진출이 좌절되면 1년을 쉬게 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입국과정에서 김장현 LIG손해보험 사무국장과 만났던 김요한 측이 `수억원의 계약금을 주지 않으면 입단하지 않겠다'며 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김요한 측은 `불합리한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 드래프트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장의 평가에 상응하는 몸값을 받겠다는 주장이다. 현행 규정은 1라운드 선수는 계약금없이 연봉만 7천만∼1억원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2m 장신으로 화끈한 스파이크 실력에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겸비한 `얼짱 거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악조건이다. 앞서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 은퇴)과 현역 최고의 스파이커 이경수(LIG손해보험)가 자유계약 선수로 입단할 당시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계약금을 챙겼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요한은 여고생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스타 플레이어여서 `스타 마케팅'을 염두에 둔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와 3년 계약을 할 정도의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대해 LIG손해보험의 입장은 강경하다. 기존 틀을 깨면서까지 규정에 없는 계약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몸값을 더 준다면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자리를 잡고 있는 드래프트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김병헌 LIG손해보험 단장은 "삼성화재에 지명을 받은 유광우처럼 일단 팀에 들어오고 정해진 틀 안에서 논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며 `선합류 후협상'을 주장하면서도 "이후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김요한 측도 LIG손해보험과 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종인씨는 "아들을 외국에 보내기 보다 곁에 두고 배구를 시키고 싶은 게 부모들의 심정이다. 누가 언론의 몰매를 맞으며 해외에 진출시키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같은 불합리한 제도를 깨려면 누군가 십자가를 져야 한다. LIG손해보험도 운영의 묘를 발휘해 대화를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요한이 드래프트 지명 구단인 LIG손해보험 입단을 거부하면 국내 프로 무대에서 5년 간 뛸 수 없고 대한배구협회의 국제이적 동의를 받지 못하면 해외에도 진출할 수 없다. 국가대표팀의 주포 계보를 이을 김요한을 살리기 위해 구단과 선수 측이 함께 한발씩 양보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뜻 있는 배구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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