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 선택의 의미와 과제는?

입력 2007.12.23 (09:10) 수정 2007.12.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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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유연채입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당선자는 창조적 실용주의 정부를 선언했고 각 분야 정책추진에서 지금과는 다른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와 권력이동의 의미 그리고 새 정부의 과제와 향후 정국을 전망해 보겠습니다.
나오신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 오른편에 숭실대 정치외교학과의 강원택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맞은편에 연세대 사회학과의 김호기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그 곁에 정치컨설팅 민의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 대선 결과 우선 총론적인 평가부터 듣고 갈까요, 강 교수님.

-큰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어떤 시대사적인 변화, 특히 정치사적인 부분에서 좀 변화가,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던 선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개 과거의 선거에서는 보수와 진보진영이 혹은 어떤 두 후보라도 대체로 대등한 구도를 보여왔습니다마는 이번의 경우에는 우리가 본 대로 사실 선거 이전부터 보수가 계속적으로 주도해 오는 그런 대단히 독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이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은 결국 시대적 상황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예컨대 과거 선거에서, 특히 지난 두세 차례 선거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내용들은 주로 정치적인 이슈였습니다. 예컨대 정치개혁을 하자라든지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라든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라든지, 정경유착을 타파한다든지, 이런 류의 이슈들은 결국은 다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청산작업과 관련이 있는 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정치적인 이슈들이 이제는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런 정도로 사실상 일정한 정도 민주화가 진전이 됐고 그런 기반 위에서 새로운 이슈, 보다 실용적이고 탈이념적인 이슈가 등장을 했고. 그런 부분을 이명박 당선자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에서 효과적으로 장악을 했다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정치학에서 보통 이야기하기를 헌팅톤이라는 학자가 많이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대체로 두 차례의 정권교체를 이루게 되면 그 나라의 민주화가 안정적으로 공고화되었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지난번 97년에 한 번의 정권교체와 이번 2007년의 정권교체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안정적인 민주화로 나아가게 되는 상징적인 계기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이번 선거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적하라면 저는 87년부터 시작된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시대가 마감했다는, 조언을 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를 주도해 왔던 가치는 민주화, 개혁, 이런 것들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우리 국민 다수가 지향하고 원하는 것은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교육 및 주거문제 해결. 이런 것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그런 길목 위에서 치러진 선거였었고요. 오늘 보니까 이명박 후보가 새로운 정부의 이름으로서 창조적 실용정부, 이런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가 되기도 했는데요. 어떤 민주화를 넘어서 새로운 선진사회의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고 하는 것을 잘 보여준 선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께서는 득표율이나 득표성향으로 볼 때 과거의 선거와 특별히 확연하게 대비되는 그런 특징들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 대통령선거는 과거와 달리 우리 한국 대선을 규정해 왔던 지역, 세대, 이념 이런 구도들이 약화된 선거로 평가될 수 있을 겁니다. 지역과 관련해서는 이번 투표율이 62.9% 아닙니까? 그러면 50%대 투표를 한 지역도 있을 것 같은데 16개 시도를 보면 다 60%를 넘었습니다. 거의 고르게 투표를 했다는 것이고요. 서울이 거의 평균투표율에 근접했습니다, 62.8%로 ... 대구, 경북이 약간 높은데요. 그런 점에서 비슷한 투표율을 보였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념적으로는 조금 전에 강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선거를 규정해 왔던 북한이나 미국 같은 변수 또 정치개혁, 이런 것들이 거의 변수가 안 되면서 경제로 넘어간, 그래서 이념구도가 좀 약화됐고요. 그 다음에 세대간의 대결이 굉장히 극심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2002년도에는. 젊은층이 항상 진보개혁세력들, 특히 20대가 진보개혁세력들에게 투표해 왔는데 이번에는 20대가 일찍이 부모세대의 영향도 있고 민주화되고 난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기도 하고 IMF를 경험했고 세계화를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경제나 일자리에 민감했기 때문에 그랬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세대대결이라든가 지역대결, 이념대결 이런 게 약화됐고요. 마지막까지 좀 남아 있는 것은 지역대결인데요. 각 지역적 기반이 있는 데서 아주 높은 득표를 했었습니다마는 이것도 약간 완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호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 충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 영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이나 교육이나 세금 때문에 자기 출신 지역과 조금 다르게 서울정체성을 갖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강 교수님이 보시기에 48.6%라는 득표율 그리고 직선제 이후 최대라는 500만표 이상의 차이, 이 기록이 주는 의미, 전체적 의미도 적지 않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우선은 이번 선거가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듯이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어떤 실정과 혹은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의미를 저는 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그와 동시에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효과적으로 지지외연을 넓힐 수 있었던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과거에 한나라당이 대표하는 소위 전통적 보수가 추구해 왔던 가치라고 하는 것은 반공이데올로기, 혹은 대북정책과 같은 대단히 지지자들의 강도는 강하지만 대중적인 어필은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슈.그리고 지역적으로 본다면 대구, 경북지역에 몰려 있는, 그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수도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명박 후보가 전통적인 보수의 외연을 효과적으로 넓힐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 부분은 보수에게서 과거의 전통적인, 이념적인 색채를 탈색시키고 실용적인 측면을 많이 강화함으로써 실용적인 보수의 기치를 내걸었던 것이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대승을 이끌게 하는 그런 요인이 됐다고 생각됩니다.

-보수의 외연이 넓어졌다, 이런 지적을 하셨는데 지난 2000년 대선 때 촛불시위, 또 노사모로 대변되는 2, 30대. 이 2, 30대 연령층들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투표성향을 보였을까. 대체적인 분석을 보면 40% 이상의 지지율을 이명박 후보에게 보낸 것 어떻게 보면 이것이 지난 선거와 가장 상징적으로 대비되는 그런 이념정의라고 할까요, 보수로의 이동이랄까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20대 투표성향이 보수화 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수화의 원인은 이들의 의식이 보수주의에 기울어졌다기보다는 어떤 이들의 관심사가 대단히 실용적인, 다시 말씀드리자면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략 초등학교 내지는 중학교 정도를 다녔을 것입니다. 당시 어릴 때의 개인적인 체험들, 부모님들이 직장을 잃거나 가정이 해체되거나 이런 체험들이 많은 어린아이들이 한 것으로, 저희 조사에 따른다고 한다면 당시 국민의 50%에 가까운 사람들이 IMF에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들이 성장을 하게 되면서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갖게 되는 진보, 민주화, 개혁이라는 가치보다는 경제적인 물질, 이런 데 훨씬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정작 20대가 돼서 대학을 졸업하고 난 다음에 부딪치는 문제는 청년실업의 문제입니다. 어릴 때 받게 된 정신적인 트라우마라고 해야 될까요. 여기에 더해서 20대에 체험하게 되는 청년실업의 문제 같은 것들이 이들로 하여금 이념적인 이슈보다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이슈에 더 큰 관심을 갖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보수외연의 확대, 그리고 아까 말한 반노무현 정서, 또 경제회생에 대한 욕구. 이런 것들이 사실 이명박을 선택한 그런 주요 요인으로 꼽혔는데 박 대표 보시기에 어떻게 보면 그건 상당히 반사적 이득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명박 후보 본인, 본인이 갖고 있는 동인이랄까요, 상품성이라고 할까요. 이런 면에서 본다면 어떤 걸 분석할 수 있겠습니까?

-흔히 경제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선거가 끝났으니까 말이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명박 후보가 대중의 욕망을 잘 파악했다, 그리고 솔직했다, 이런 거거든요. 캠페인이 국민성공시대라고 내걸었고요. 대중들이 부자되고 싶다, 나도 성공하고 싶다, 아이들 교육 좀 제대로 시켜보고 싶다, 이런 욕망이 사실은 있는 건데 그걸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솔직하게 드러낸 겁니다. 부자되세요 광고를 연상시키는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라는 걸 얘기를 했고요. 또 두번째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말로가 아니라 서울시장 한번 시켜줬더니 청계천 진짜 한다고 그러더니 하더라 하는 리더십이죠, 결국, 추진력. 그러니까 저는 대중들이 표를 던진 것은 결국은 이 리더십이라고 하는 거하고 솔직하게 대중들이 갖고 있는 욕망을 제대로 포착한 것이다, 이런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반대로 진쪽도 봐야겠습니다. 정동영 후보 진영, 여러 가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다, 이런저런 얘기가 많은데 한마디로 말하면 변하지 않았다라는 겁니다.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거꾸로 보면 되는 겁니까?

-그것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정말 참혹한 패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뒤에도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대한민국의 유권자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건지 이거에 대해 게을렀다. 변화를 따라가는 데. 그래서 변하지 않았던 것이 패배의 원인이지,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 실정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실정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이것을 반성하지 못했고 변하지 못해서 지금 미래가
더 암담한 것이 현재의 위기본질이지 과거에 노무현 정부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졌다, 그랬다면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할 수 있는데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게 굉장히 어려운 거죠.

-기왕 상대 후보의 패인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강 교수 보시기에는 왜 정동영 후보, 신당은 패배했다고 보시는지요?

-좋은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역시 노무현 정부와의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입장이 상당히 어정쩡했던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일정한 부분 비판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일체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래서 새롭게 시작되는 정동영 시대의 고유한 특성은 뭐냐, 독특한 모습은 뭐냐라고 하는 차별화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큰 문제점이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두번째 부분은 역시 진보진영이 갖고 있는 아젠다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니까 과거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이 강한 정치적 이슈들, 그러니까 권위주의체제를 청산하겠다, 정치개혁하겠다, 이런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보수보다는 진보세력들이 잘 할 수 있는 아주 유능하게 처리할 수 있는 아젠다였는데 그런 아젠다들을 효과적으로 제기했고 그것을 통해서 선거판을 이끌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실은 경제이슈, 이명박 후보가 제기했던 이슈에 사실상 끌려가는,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프레이밍에 말려들어갔다고 하는 것이 두번째 요인이 될 것 같고요. 그럼 마지막으로는 10년 동안 집권을 하면서 좀 권력층 내부의 피로감 같은 것도 내부적으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이전에 5년 전이나 10년 전에 비해서 권력을 지키겠다, 혹은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라고 하는 진보진영 전체의 위기감이라든지 권력의지가 약화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 번쯤 지면 어떠냐, 다음에 또 찾아오자 하는 식으로, 그런 부분들이 내부의 분열로 가게 됐고 그런 것들이 정동영 후보의 중요한 패인 중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 교수는 어떤 요인을 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것 같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민들 다수가, 박 대표도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2002년도에는 당시 노무현 후보가 내걸었던 깨끗한 정치가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적 이슈가 중요했었는데 이번 대선의 경우에는 단연 경제적 이슈입니다. 성장, 일자리 등등의 문제가 가장 중요했었는데 문제는 정동영 후보측이라고 해서 내건 슬로건이나 비전이나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거기도 차별없는 성장, 좋은 성장, 이런 비전과 정책을 제시를 했었죠. 그러나 이러한 비전과 정책이 국민 다수들로부터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결합돼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의 경우에서는 현대건설 사장 내지 회장의 경험이나 아니면 서울시장에서의 경험들, 즉 경제적 리더로서의 경험과 결합될 수 있었던 거죠, 국민성공시대라고 하는 것이. 어필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서 정동영 후보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은 평화의 리더십입니다. 개성공단을 만들고 남북 긴장완화를 이루고. 이런 리더십이었기 때문에 차별 없는 성장이나 좋은 성장 같은 경제적인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의 성격과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웠던 것들이죠.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명박 후보가 제시했던 국민성공시대, 경제살리기,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사실 더 어필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거가 승자의 논리이기 때문에 승리한 자에 대한 모든 것이 미화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역시 정동영 후보측 리더십에서도, 선거전략에서도 역시 민심을 움직이지 못했다, 결론을 낼 수 있겠군요. 10년 만에 정권교체, 이렇게 얘기하는데 정치사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진보진영에 상당한 과제를 남긴 그런 선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말씀드린 대로 흔히들 이야기를 합니다마는 민주화와 산업화 두 주역들간의 대결이 지난 20년 동안의 정치사였다면 이제부터 나타나게 되는 새로운 정치적 지형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든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진보진영의 참패를 보면서 사실은 79년 영국의 총선이 생각이 났습니다. 79년 영국 총선에서 대처가 등장을 했었고 그때 아슬아슬하게 사실 대처가 이겼습니다. 그러나 4년 뒤에 있었던 83년 선거부터 87년, 92년 선거까지 해서 향후 18년 동안 보수당이 지배를 하게 되고 노동당은 18년 동안 야당의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노동당이 계속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처로 대변됐던 과거의 복지국가 중심에서 신자유주의 정책 중심으로 영국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흐름에 대해서 노동당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토니 블레어로 대표되는 신노동당이 나오기까지 18년간의 방황 끝에 사실은 다시 권력을 되찾을 수 있었던 그때 일이 떠올랐습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인 패러다임의 쉬프트가 일어났는데 과연 그 부분에 대해서 진보진영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고 자신들의 새로운 아젠다를 던져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나타나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수로의 권력이동,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마는 이것만으로 이번 대선의 결과를 간단히 설명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고요. 또 이명박 후보가 지금 표방하고 주장하는 것이 실용주의, 그리고 그것을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선택했고, 그건 어떻게 보면 어느 시대, 지금의 시대를 어느 시대로 규정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단순한 보수시대인가요?

-저는 이렇게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산업화시대의 복귀인가요, 여러 평가가 나옵니다.

-조금 전에 강 교수가 얘기한 것에 연장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명박 당선자가 앞으로 추진하게 될 정책의 방향은 아마도 최근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자유주의적인 개혁과 그리고 독일 대헌정으로 인해서 등장한 어떤 메르켈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적 실용주의, 아마 그 사이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두 개의 개념을 결합시키면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의 방향은 신자유주의적 실용주의이지 않을까. 바꿔 얘기하자면 보수주의적 실용주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고요. 그리고 19일날 선거가 끝난 이후에 지난 며칠간의 이명박 당선자의 여러 언설들을 보면 제가 보기에는 신자유주의적인 것이나 신보수주의적인 것보다도 실용에 훨씬 더 무게중심이 두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박 대표 보시기에 지금 이 같은 권력의 이동이랄까, 정권의 교체, 아까 대처 정부 얘기도 했습니다마는... 보통 10년주기설도 얘기를 하고, 이런 주기가 상당히 세계적으로 보편화 된 추세로 봐야 되는 건가요?

-그것은 딱히 이론화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10년주기설도 있고 18년주기설도 있습니다마는 대체로 이런 정도의 평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7년도에 한나라당이 정권을 빼앗겼단 말이죠, 보수정권이. 왜 뺏겼느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들이 먹고 살 만해졌기 때문에 정권 넘어갔다, 이렇게 봅니다. 이번에 정권 왜 뺏겼느냐, 저는 남북문제나 정치민주주의가 진행돼서 민주화가 됐기 때문에 민주세력이 어려워졌다. 그러니까 정치는 자기가 만든,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될 운명을 타고났는데 그런 면에서 민주화 이후에 어떤 새로운 아젠다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꼭 좀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 진보진영에 대해서. 진보진영이 97년도에 집권하고 그 다음에 연이어서 노무현 정부가 5년 후에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10년을 했으면 대한민국이 주류라는 인식을 가졌어야 됩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 그런 게 있어야 되는데 어떤 식이 느껴졌냐면 우리는 여전히 비주류다, 대한민국에서. 약자고 비주류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과반이 되고 그런 정당이 비주류일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명박 후보와 보수진영은 자기들이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때 비판을 많이 받으면서 집권야당었이다, 이런 지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건국 이래로, 산업화 이래로. 우리가 끌어간다는 의식, 주류의식이죠. 이것을 집으로 얘기하면 장남의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게 있는데 이제는 앞으로는 진보진영도 다른 건 몰라도 국정을 2기를 맡아봤기 때문에 우리가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다, 이 확신을 대중들에게 심어줘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는 문제제기하는 집단이다, 시민운동하는 집단이다, 운동권하는 집단이다, 이게 아니라 국가경영을 잘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전세계적으로 지금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고 심지어는 영국도 그런 경향이 드러나고 있는데 국가경영은 보수정당이 잘 하는구나, 이것들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걸 보면 진보진영은 항상 비주류 의식이 너무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세력으로서의 책임의식, 그런 지적을 해 주셨는데 사실상 그동안 민주화세대, 진보세력을 이끈 것. 이건 흔히 우리가 말하는 386세대가 주도하지 않았습니까? 이른바 386세대에 대한 공과 문제도 이제는 따져봐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지적들이 있는데 강 교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386세대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까 박 대표께서 이야기하셨지만 이번 표심 가운데 흥미로운 게 40대입니다, 386세대죠. 40대에서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386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5년 전에 노무현 후보에게 그렇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던 386이, 그 유권자들이 왜 5년 뒤에는 이명박 후보에게로 돌아섰느냐, 이런 문제가 되겠죠. 물론 현상적으로 봤을 때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실패가 주요한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이라든지 교육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마는 아까 박 대표께서 이야기하셨던 대로 상당한 정도로 그 사이에 민주적 진전이 저는 이루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5년 전에 노무현 후보에게 기대했던 여러 가지 부분, 예컨대 정치개혁에 대한 문제라든지 미국하고의 관계개선 부분이라든지 혹은 깨끗한 선거, 깨끗한 정치문제라든지 혹은 탈권위의 문제와 같은 5년 전에 386세대들이 듣고 싶었던 혹은 얻고 싶었던 정치적인 이슈들은 상당히 많이 이미 해소가 된 셈이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나이에 걸맞는 이슈들,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 그 다음에 은퇴 이후에 연금 관련된 문제, 건강 문제. 이런 쪽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넘어간 겁니다. 그러니까 집권층으로서 우리가 386을 만약에 이야기한다면 이런 유권자 386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받아들였던 부분들이 하나의 공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그 부분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이 과가 되겠죠.
그러니까 전반적인 정치적 부분에 있어서의 민주화, 그러나 실용성 부분에 대한 잘못된 접근, 실패, 그 다음에 협소한 이념적 문제 제기.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실패, 혹은 패인, 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저는 탈권위주의, 민주주의의 진전, 남북관계의 진전 다 인정을 하고요. 그런데 그것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이라고 하는 건 한마디로 정리하라고 그러면 창의로운 사회가 됐다는 겁니다. 누구든지 정책의사를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사회, 상하관계에서가 아니라 밑에 있는 직원들도 어떤 아이디어든지 내놓을 수 있는 것. 이것은 민주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있을 수 없는 것이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의 영화나 한국의 기업이나 모든 문화가 저는 엄청나게 진일보하게 된 힘이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위대한 힘은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창의성을 살려주는 거다, 그런데 그것이 386의 큰 공이었다면 지금에 와서는 더 이상 그 집단이 국민들을 더 창의적이지 못하게 하는, 그러니까 여전히 옛날식 담론, 구도, 흑백논리, 그래서 국민들이나 대중들은 더 자유롭게 나가고 싶은데 일정한 부분까지는 그런 역할을 했지만 그 다음 더 높은 경지, 창의로운 단계까지 가는 데는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역시 과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내년 2월 25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과거에 정부는 여러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명박 당선자, 특별히 창조적 실용주의 정부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습니까? 김 교수, 국정운영 방향이나 통치스타일에서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어느 정도 저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시대의 경우에서는 민주화나 개혁, 이런 것들이 최상의 가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하위의 국정운영방식이나 원리들은 여기에 맞춰서 구성될 가능성이 컸었습니다마는 창조적 실용정부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자율성, 유연성, 이런 것을 강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제까지하고는 좀 다른 방식의 국정운영이나 국정의 재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당선자를 통해서도 앞으로 국정운영 방향의 큰 줄기들이 지금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게 우선 여의도식 정치를 탈피하겠다, 이걸 선언했습니다. 흔히 한때는 이 후보를 놓고 CEO 출신 정치인이기 때문에 여의도정치를 잘 모른다, 상당히 비판적인 지적을 한 적도 있습니다마는 이른바 여의도식 정치에서 탈피하는 이 문제,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아무래도 이명박 당선자가 CEO 출신이기 때문에 기업을 운영하는 형태가 정국을 운영하거나 혹은 정당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사실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낡은 정치로 바라봤거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은 지금 상황에서 보게 되면 국민들이 일정한 정도 바라는 그런 요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CEO와 대통령의 역할이 좀 다르다는 거죠. 그러니까 기업의 CEO는 사실은 실적이 중요하고 효율이 중요하고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경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 과정도 중요하고 또 국민의 마음을 얻는 그런 것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CEO형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이 기업적인 리더십의 유형을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름을 지은 것처럼 유연성이라든지 실용성이 강조되지만 기존의 정치적 관행이라든지 기존의 정당 구조에 대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양면적인 모습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긍정적 측면에서는 국민 다수가 이른바 여의도정치에 대해서 사실 적지 않은 불신, 경우에 따라서는 환멸 같은 것들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당선자 스스로도 여의도정치는 썩었다는 지적을 했었죠.

-그런 점에 있어서 저는 탈여의도정치를 선언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실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정치, 이런 것들이 어떤 우리 정치의 새로운 과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탈여의도정치라고 한다면 그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는가도 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 그런 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개혁이나 어떤 사정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는 분야, 어찌보면 정치분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예상을 하십니까?

-이건 저는 정말 역설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한 것은 많은 분들이 경제에서 실패했다고 그러지만 저는 사실 정치에서 실패했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아까 강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최고의 정치 지도자입니다. 다른 기업은 갈등을 봉합하거나 이런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치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끼리 그걸 어떻게 조정해내고 에너지를 모아내느냐,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는 가장 기본이 정치의 통합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통합이라는 게 무조건 생각을 같은 걸로 묶어내는 게 아닙니다. 생각이 다른 것을 어떻게 조정해내고 양보하고 이해를 얻어내고. 그러니까 설득력도 중요하고 다 그런 거 아닙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이명박 당선자가 여의도정치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저는 그 생각은 굉장히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여의도정치를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가 지금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정치가 지금 구조적으로 안정화되어 있지 못하다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여의도정치를 거리를 두고 이것을 문제 있는 것으로 만들 게 아니라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노선, 이것이 대북정책에는 어떻게 반영될까요. 이거 상당히 관심사로 보입니다마는 햇볕정책은 과연 유지되는 것인지, 폐기되는 것인지...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당선자가 밝힌 대로 이전에 비해서는 강경한 정책이 예상됩니다마는 큰 틀에서 보게 된다면 지난 10년 동안 이뤄왔던 소위 햇볕정책의 기조라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 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정책추진을 통해서 이미 상당한 정도의 변화가 만들어졌고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일정한 부분의 성과도 있었기 때문에 그간의 모든 정책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다 부정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이라든지 금강산 사업을 하루아침에 문 닫게 한다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전에 비해서는 조금 더 조건부적인 형태의 정책이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마는 지금 현재 북미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또 당선자가 한미공조를 강
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 입장에서는 북미간에 진전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거기에 대응하는 형태로 나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내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는데 부시 행정부는 나름대로 북미관계 관계개선에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어떤 스탠스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접근할 것이냐에 따라서 북핵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수도 있고요.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될 수도 있는 대단히 중대한 기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사려깊은 대북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곧 인수위원장을 임명해서 인수위를 출범시킨다, 이런 계획이 있고 앞으로 새 정부를 꾸리고 또 새 정책을 만드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텐데 통상적으로 지금 기간은 정치적으로 말하면 허니문기간, 그리고 야당과의 밀월시대, 이렇게 하겠습니다마는 이번 경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 그것이 바로 정권인수과정에 들어 있는 특검이라는 돌출변수가 지금 들어 있지 않습니까? 박 대표 보시기에 앞으로 특검법, 지금 국회 의결을 거쳐서 대통령의 재가를 남겨놓고 있는데 어떨 것 같습니까. 이것이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렇죠. 한나라당에서는 특검법을 대통령이 거부를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며칠 전에 변협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 다음에 원래 특검을 추진하게 된 게 김경준 씨의 증언과 메모, 이런 건데 그것이 조금 대선 이후에 내용이 달라지는 느낌이 있어서 그것도 그러면 특검법의 원인무효 아니냐, 그런 것도 있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대선을 했다는 겁니다. 530만표의 표차이가 났기 때문에 이것은 BBK라고 하는 것이 직접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그렇다면 민심은 대개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지난번의 검찰 발표가 우리가 다 수긍하고 믿는 건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찍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선언을 한 거거든요, 530만표의 차이라는 것이.
그렇다면 그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심지어는 특검법을 통과시킨 범여권에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또 다른 거부권 행사가 될 수도 있겠고요.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지 않고 그냥 간다면 저는 특검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니까 선거기간에 특수한 사정 때문에 혹시 솔직하게 밝히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언제 한번 진솔하게 밝히는 게 이후에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거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박 대표 얘기하는 것처럼 한나라당으로서는 이 당선자가 선거를 통해서 얻은 압도적인 지지, 이것이 특검법을 막을 수 있는 방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그래서 계속 대통령으로 하여금 거부권 행사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는데 김 교수 보시기에는 이게 정치적 마무리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십니까?

-문제가 간단치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특검법이 통과됐고요. 다음 주 수요일날 국무회의에서 의결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께서도 일단은 수용을 하시겠다고 말씀한 바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이미 특검의 문제는 사실 법의 논리로써 정치의 논리와는 별개인 것으로 존재해 있는 상태입니다. 법과 정치의 논리라고 하는 것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검의 문제는 사실 이른바 진실과 거짓에서 사실을 밝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화합이나 정치문제와는 나뉘어져 있습니다. 분리되어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런 문제들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지금 선거가 끝난 이후에 국민들의 여론의 흐름의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특검을 해야 된다고 하는 의견이 좀더 과반수를 넘는 것 같은데요. 저는 당선자 정국이 진행되면 오히려 이 여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분리되어 있는 법과 정치의 논리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은 여론의 흐름, 여기에 따라서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그래서 한 가지만 제가 말씀을 더 드리자면 저는 이런 경우에 진실과 거짓은 사실 당선자께서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으시겠습니까? 조금 전에 박 대표도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우리가 정치용어로 턴다는 얘기가 있지 않겠습니까? 혹시 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국민들 앞에서 진솔하게 털고 특검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저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 편에서 보자면 과반에 가까운 절대다수는 지금 이명박 후보에게 어떤 새로운 대통령직을 위임했습니다. 우선 이것이 역시 부정할 수 없는 대단히 중요한 그런 사실로써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신당을 포함한 이른바 반이명박 세력쪽에서는 역시 특검의 결과, 총선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과연 어떨까요. BBK프레임을 역시 총선까지 이끌고 갈 경우에 그것이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선 불과 며칠 전에 BBK 동영상이 터졌고 그로 인해서 신당측에서는 상당히 많은 반사적 이익을 기대를 했습니다마는 우리가 다 본 것처럼 대선의 결과는 아주 참패로 나타났던 거죠. 많은 국민들이 봤을 때는 신당은 자기들의 것은 보여주지 못하고 선거 내내 비방만 했다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고요. BBK 동영상이 터지고 나서도 그래도 괜찮다라는 일종의 심판을 내려준 셈이죠. 최종적인 판정을 내려준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본다면 조금 전에 박 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미 일단락된 사항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 국민들이 갖고 있는 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이 출범하는 대통령에 대해서 끊임없이 유권자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미 지나간 문제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오히려 정치적으로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 마치 2004년의 탄핵 때처럼... 그때만 해도 사실 초기 아니겠습니까? 취임 후 1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여전히 신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시점에 거야가 했던 그런 탄핵이라고 하는 것이 엄청난 후폭풍을 불렀던 것처럼 이번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이 문제에 정략적으로 이 문제를 추구하게 되면 신당으로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특검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어떻게 보면 다소 장기적인 전망일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런데 당장 지금의 신당 범여의 모습으로 총선을 치르겠는가. 여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총선 전에 특검의 결과와 관계없이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는데 박 대표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데 일단 선거가 끝나고 난 후의 참패인데요. 지도부 총사퇴는 없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BBK 같은 문제, 또 특검문제가 왜 선거에 영향을 못 미쳤느냐, 그것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한마디로 말하면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문제. 누가 그 문제를 제기했느냐가 중요합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당내경선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 문제나 도곡동 땅 문제를 제기했을 때 상당히 마지막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 대통합신당과 정동영 후보가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유권자들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느냐, 그런 문제죠. 그런 것 때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2003년도 말에 대선자금 문제가 터졌을 때 소위 차떼기당이다, 이런 거 아닙니까? 그 차떼기당이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느냐! 그러니까 메신저가 좋은 메신저냐, 그렇지 못한 메신저냐. 그 메신저가 어떤 말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말하냐도 중요하다 이거죠. 그런 면에서 지금 신당이 총선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런 내용들보다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냐가 지금 중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과연 이 짧은 시간 내에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있을지 저는 지금까지 선거과정이나 그 뒤에 진행되는 걸로 봐서는 아직까지는 좀 회의적인데요. 그러지 않고는 총선의 결과도 암울할 거라고 봅니다.

-결국 특검이라는 1차 관문, 그리고 이어서 총선이라는 2차관문, 이것을 통과해야만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미래라고 할까요, 이것을 점칠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앞으로 수개월이 이명박 새 정부의 시험대, 이렇게까지 느껴지는데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글쎄요, 아무래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말씀하신 대로 밀월기 아니겠습니까?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통령의 정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고요. 또 한편으로는 지금 신당이 지금 참패 이후에 마땅한 진로를 아직 제대로 잡고 있지 못하고 또 대체적인 리더십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대항할 수 있느냐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미지수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 국민적으로 높은 기대감과 야당이 된 신당의 여전한 지리멸렬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이명박 정부가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조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이번 선거의 의미, 그리고 향후 정국을 전망해 봤는데요. 이번 선거에 변화를 요구하는 이것이 바로 국민의 선택이라면 새 정부의 과제는 물론 이 민의를 어떻게 담아내느냐, 이것이 되겠죠. 김 교수 보시기에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요. 이 정부가 나아가야 할 과제와 관련해서.

-저는 이번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조금 전에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변화라고 할 때 그것이 꼭 진보세
력의 독점은 아닙니다. 보수세력도 나름대로의 보수적 변화, 보수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든 개혁이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가장 그것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취임 후 1년입니다. 그래서 2008년 2월 말부터 2009년 2월까
지 1년 동안 좀 대단히 정밀하고 치밀한 청사진, 혹은 로드맵을 갖고 보수적 개혁이든 아니면 실용적 개혁이든 이것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님.

-저는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화시대입니다. 일단 노무현 정부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국정방향을 분명히 밝혀야 되겠다 하는 게 있고요. 두번째는 역시 노무현 정부의 실패 중에 가장 뼈아픈 게 인사의 실패입니다. 그래서 지금 인수위나 초기 내각이나 어떤 사람을 등용하느냐에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성패가 갈릴 거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인사를 굉장히 잘해야 될 거라고 보고요. 그 다음에 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교훈은 최고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 특히 이명박 후보도 선거 유세기간에 보면 아주 가벼운 말실수가 굉장히 많았지 않습니까? 역시 대통령이 된다면 이 말실수를 줄여야 된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지도자
거든요. 정치지도자가 아주 가벼운 말실수를 계속하게 된다면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에 저는
이 3가지가 초기에 이명박 당선자가 유념해야 될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 화합 속의 변화, 이걸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 속에 앞으로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방향이랄까, 리더십. 함축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역시 변화를 만들어내지만 이 변화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화합과 통합이 전제되지 않고는 추진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보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역시 지난 5년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습니다마는 많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것 중의 하나가 분열, 사회적 분열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이념적으로 많이 분열이 됐었고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서 경제적으로도 분열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 피로감이라고 하는 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국민들의 변화하는 요구로 터져나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당선자가 이야기했던 화합, 통합이라고 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고요. 과거의 문제점을 털고 새로운 미래로
가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 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 세 분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이 얼마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것인가를 지켜볼 것입니다. 새 정부,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힘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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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 대선, 선택의 의미와 과제는?
    • 입력 2007-12-23 09:09:19
    • 수정2007-12-24 11:30:04
    일요진단 라이브
-안녕하십니까? 유연채입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당선자는 창조적 실용주의 정부를 선언했고 각 분야 정책추진에서 지금과는 다른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와 권력이동의 의미 그리고 새 정부의 과제와 향후 정국을 전망해 보겠습니다. 나오신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 오른편에 숭실대 정치외교학과의 강원택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맞은편에 연세대 사회학과의 김호기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그 곁에 정치컨설팅 민의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 대선 결과 우선 총론적인 평가부터 듣고 갈까요, 강 교수님. -큰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어떤 시대사적인 변화, 특히 정치사적인 부분에서 좀 변화가,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던 선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개 과거의 선거에서는 보수와 진보진영이 혹은 어떤 두 후보라도 대체로 대등한 구도를 보여왔습니다마는 이번의 경우에는 우리가 본 대로 사실 선거 이전부터 보수가 계속적으로 주도해 오는 그런 대단히 독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이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은 결국 시대적 상황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예컨대 과거 선거에서, 특히 지난 두세 차례 선거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내용들은 주로 정치적인 이슈였습니다. 예컨대 정치개혁을 하자라든지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라든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라든지, 정경유착을 타파한다든지, 이런 류의 이슈들은 결국은 다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청산작업과 관련이 있는 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정치적인 이슈들이 이제는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런 정도로 사실상 일정한 정도 민주화가 진전이 됐고 그런 기반 위에서 새로운 이슈, 보다 실용적이고 탈이념적인 이슈가 등장을 했고. 그런 부분을 이명박 당선자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에서 효과적으로 장악을 했다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정치학에서 보통 이야기하기를 헌팅톤이라는 학자가 많이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대체로 두 차례의 정권교체를 이루게 되면 그 나라의 민주화가 안정적으로 공고화되었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지난번 97년에 한 번의 정권교체와 이번 2007년의 정권교체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안정적인 민주화로 나아가게 되는 상징적인 계기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이번 선거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적하라면 저는 87년부터 시작된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시대가 마감했다는, 조언을 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를 주도해 왔던 가치는 민주화, 개혁, 이런 것들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우리 국민 다수가 지향하고 원하는 것은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교육 및 주거문제 해결. 이런 것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그런 길목 위에서 치러진 선거였었고요. 오늘 보니까 이명박 후보가 새로운 정부의 이름으로서 창조적 실용정부, 이런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가 되기도 했는데요. 어떤 민주화를 넘어서 새로운 선진사회의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고 하는 것을 잘 보여준 선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께서는 득표율이나 득표성향으로 볼 때 과거의 선거와 특별히 확연하게 대비되는 그런 특징들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 대통령선거는 과거와 달리 우리 한국 대선을 규정해 왔던 지역, 세대, 이념 이런 구도들이 약화된 선거로 평가될 수 있을 겁니다. 지역과 관련해서는 이번 투표율이 62.9% 아닙니까? 그러면 50%대 투표를 한 지역도 있을 것 같은데 16개 시도를 보면 다 60%를 넘었습니다. 거의 고르게 투표를 했다는 것이고요. 서울이 거의 평균투표율에 근접했습니다, 62.8%로 ... 대구, 경북이 약간 높은데요. 그런 점에서 비슷한 투표율을 보였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념적으로는 조금 전에 강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선거를 규정해 왔던 북한이나 미국 같은 변수 또 정치개혁, 이런 것들이 거의 변수가 안 되면서 경제로 넘어간, 그래서 이념구도가 좀 약화됐고요. 그 다음에 세대간의 대결이 굉장히 극심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2002년도에는. 젊은층이 항상 진보개혁세력들, 특히 20대가 진보개혁세력들에게 투표해 왔는데 이번에는 20대가 일찍이 부모세대의 영향도 있고 민주화되고 난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기도 하고 IMF를 경험했고 세계화를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경제나 일자리에 민감했기 때문에 그랬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세대대결이라든가 지역대결, 이념대결 이런 게 약화됐고요. 마지막까지 좀 남아 있는 것은 지역대결인데요. 각 지역적 기반이 있는 데서 아주 높은 득표를 했었습니다마는 이것도 약간 완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호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 충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 영남 출신의 서울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이나 교육이나 세금 때문에 자기 출신 지역과 조금 다르게 서울정체성을 갖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강 교수님이 보시기에 48.6%라는 득표율 그리고 직선제 이후 최대라는 500만표 이상의 차이, 이 기록이 주는 의미, 전체적 의미도 적지 않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우선은 이번 선거가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듯이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어떤 실정과 혹은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의미를 저는 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그와 동시에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효과적으로 지지외연을 넓힐 수 있었던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과거에 한나라당이 대표하는 소위 전통적 보수가 추구해 왔던 가치라고 하는 것은 반공이데올로기, 혹은 대북정책과 같은 대단히 지지자들의 강도는 강하지만 대중적인 어필은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슈.그리고 지역적으로 본다면 대구, 경북지역에 몰려 있는, 그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수도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명박 후보가 전통적인 보수의 외연을 효과적으로 넓힐 수 있었다는 것이죠. 그 부분은 보수에게서 과거의 전통적인, 이념적인 색채를 탈색시키고 실용적인 측면을 많이 강화함으로써 실용적인 보수의 기치를 내걸었던 것이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대승을 이끌게 하는 그런 요인이 됐다고 생각됩니다. -보수의 외연이 넓어졌다, 이런 지적을 하셨는데 지난 2000년 대선 때 촛불시위, 또 노사모로 대변되는 2, 30대. 이 2, 30대 연령층들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투표성향을 보였을까. 대체적인 분석을 보면 40% 이상의 지지율을 이명박 후보에게 보낸 것 어떻게 보면 이것이 지난 선거와 가장 상징적으로 대비되는 그런 이념정의라고 할까요, 보수로의 이동이랄까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20대 투표성향이 보수화 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수화의 원인은 이들의 의식이 보수주의에 기울어졌다기보다는 어떤 이들의 관심사가 대단히 실용적인, 다시 말씀드리자면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략 초등학교 내지는 중학교 정도를 다녔을 것입니다. 당시 어릴 때의 개인적인 체험들, 부모님들이 직장을 잃거나 가정이 해체되거나 이런 체험들이 많은 어린아이들이 한 것으로, 저희 조사에 따른다고 한다면 당시 국민의 50%에 가까운 사람들이 IMF에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들이 성장을 하게 되면서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갖게 되는 진보, 민주화, 개혁이라는 가치보다는 경제적인 물질, 이런 데 훨씬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정작 20대가 돼서 대학을 졸업하고 난 다음에 부딪치는 문제는 청년실업의 문제입니다. 어릴 때 받게 된 정신적인 트라우마라고 해야 될까요. 여기에 더해서 20대에 체험하게 되는 청년실업의 문제 같은 것들이 이들로 하여금 이념적인 이슈보다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이슈에 더 큰 관심을 갖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보수외연의 확대, 그리고 아까 말한 반노무현 정서, 또 경제회생에 대한 욕구. 이런 것들이 사실 이명박을 선택한 그런 주요 요인으로 꼽혔는데 박 대표 보시기에 어떻게 보면 그건 상당히 반사적 이득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명박 후보 본인, 본인이 갖고 있는 동인이랄까요, 상품성이라고 할까요. 이런 면에서 본다면 어떤 걸 분석할 수 있겠습니까? -흔히 경제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선거가 끝났으니까 말이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명박 후보가 대중의 욕망을 잘 파악했다, 그리고 솔직했다, 이런 거거든요. 캠페인이 국민성공시대라고 내걸었고요. 대중들이 부자되고 싶다, 나도 성공하고 싶다, 아이들 교육 좀 제대로 시켜보고 싶다, 이런 욕망이 사실은 있는 건데 그걸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솔직하게 드러낸 겁니다. 부자되세요 광고를 연상시키는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라는 걸 얘기를 했고요. 또 두번째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말로가 아니라 서울시장 한번 시켜줬더니 청계천 진짜 한다고 그러더니 하더라 하는 리더십이죠, 결국, 추진력. 그러니까 저는 대중들이 표를 던진 것은 결국은 이 리더십이라고 하는 거하고 솔직하게 대중들이 갖고 있는 욕망을 제대로 포착한 것이다, 이런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반대로 진쪽도 봐야겠습니다. 정동영 후보 진영, 여러 가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다, 이런저런 얘기가 많은데 한마디로 말하면 변하지 않았다라는 겁니다.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거꾸로 보면 되는 겁니까? -그것은 2006년 지방선거 때 정말 참혹한 패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뒤에도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대한민국의 유권자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 건지 이거에 대해 게을렀다. 변화를 따라가는 데. 그래서 변하지 않았던 것이 패배의 원인이지,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 실정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실정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이것을 반성하지 못했고 변하지 못해서 지금 미래가 더 암담한 것이 현재의 위기본질이지 과거에 노무현 정부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졌다, 그랬다면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할 수 있는데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게 굉장히 어려운 거죠. -기왕 상대 후보의 패인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강 교수 보시기에는 왜 정동영 후보, 신당은 패배했다고 보시는지요? -좋은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역시 노무현 정부와의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입장이 상당히 어정쩡했던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일정한 부분 비판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일체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래서 새롭게 시작되는 정동영 시대의 고유한 특성은 뭐냐, 독특한 모습은 뭐냐라고 하는 차별화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큰 문제점이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두번째 부분은 역시 진보진영이 갖고 있는 아젠다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니까 과거 선거에서는 진보진영이 강한 정치적 이슈들, 그러니까 권위주의체제를 청산하겠다, 정치개혁하겠다, 이런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보수보다는 진보세력들이 잘 할 수 있는 아주 유능하게 처리할 수 있는 아젠다였는데 그런 아젠다들을 효과적으로 제기했고 그것을 통해서 선거판을 이끌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실은 경제이슈, 이명박 후보가 제기했던 이슈에 사실상 끌려가는,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프레이밍에 말려들어갔다고 하는 것이 두번째 요인이 될 것 같고요. 그럼 마지막으로는 10년 동안 집권을 하면서 좀 권력층 내부의 피로감 같은 것도 내부적으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이전에 5년 전이나 10년 전에 비해서 권력을 지키겠다, 혹은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라고 하는 진보진영 전체의 위기감이라든지 권력의지가 약화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 번쯤 지면 어떠냐, 다음에 또 찾아오자 하는 식으로, 그런 부분들이 내부의 분열로 가게 됐고 그런 것들이 정동영 후보의 중요한 패인 중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 교수는 어떤 요인을 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것 같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민들 다수가, 박 대표도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라고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2002년도에는 당시 노무현 후보가 내걸었던 깨끗한 정치가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적 이슈가 중요했었는데 이번 대선의 경우에는 단연 경제적 이슈입니다. 성장, 일자리 등등의 문제가 가장 중요했었는데 문제는 정동영 후보측이라고 해서 내건 슬로건이나 비전이나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거기도 차별없는 성장, 좋은 성장, 이런 비전과 정책을 제시를 했었죠. 그러나 이러한 비전과 정책이 국민 다수들로부터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결합돼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의 경우에서는 현대건설 사장 내지 회장의 경험이나 아니면 서울시장에서의 경험들, 즉 경제적 리더로서의 경험과 결합될 수 있었던 거죠, 국민성공시대라고 하는 것이. 어필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서 정동영 후보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은 평화의 리더십입니다. 개성공단을 만들고 남북 긴장완화를 이루고. 이런 리더십이었기 때문에 차별 없는 성장이나 좋은 성장 같은 경제적인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의 성격과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웠던 것들이죠.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명박 후보가 제시했던 국민성공시대, 경제살리기,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사실 더 어필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거가 승자의 논리이기 때문에 승리한 자에 대한 모든 것이 미화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역시 정동영 후보측 리더십에서도, 선거전략에서도 역시 민심을 움직이지 못했다, 결론을 낼 수 있겠군요. 10년 만에 정권교체, 이렇게 얘기하는데 정치사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진보진영에 상당한 과제를 남긴 그런 선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말씀드린 대로 흔히들 이야기를 합니다마는 민주화와 산업화 두 주역들간의 대결이 지난 20년 동안의 정치사였다면 이제부터 나타나게 되는 새로운 정치적 지형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든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에 진보진영의 참패를 보면서 사실은 79년 영국의 총선이 생각이 났습니다. 79년 영국 총선에서 대처가 등장을 했었고 그때 아슬아슬하게 사실 대처가 이겼습니다. 그러나 4년 뒤에 있었던 83년 선거부터 87년, 92년 선거까지 해서 향후 18년 동안 보수당이 지배를 하게 되고 노동당은 18년 동안 야당의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노동당이 계속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처로 대변됐던 과거의 복지국가 중심에서 신자유주의 정책 중심으로 영국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흐름에 대해서 노동당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토니 블레어로 대표되는 신노동당이 나오기까지 18년간의 방황 끝에 사실은 다시 권력을 되찾을 수 있었던 그때 일이 떠올랐습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인 패러다임의 쉬프트가 일어났는데 과연 그 부분에 대해서 진보진영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고 자신들의 새로운 아젠다를 던져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나타나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수로의 권력이동,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마는 이것만으로 이번 대선의 결과를 간단히 설명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고요. 또 이명박 후보가 지금 표방하고 주장하는 것이 실용주의, 그리고 그것을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선택했고, 그건 어떻게 보면 어느 시대, 지금의 시대를 어느 시대로 규정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단순한 보수시대인가요? -저는 이렇게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산업화시대의 복귀인가요, 여러 평가가 나옵니다. -조금 전에 강 교수가 얘기한 것에 연장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명박 당선자가 앞으로 추진하게 될 정책의 방향은 아마도 최근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자유주의적인 개혁과 그리고 독일 대헌정으로 인해서 등장한 어떤 메르켈 정부가 추진하는 중도적 실용주의, 아마 그 사이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두 개의 개념을 결합시키면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의 방향은 신자유주의적 실용주의이지 않을까. 바꿔 얘기하자면 보수주의적 실용주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고요. 그리고 19일날 선거가 끝난 이후에 지난 며칠간의 이명박 당선자의 여러 언설들을 보면 제가 보기에는 신자유주의적인 것이나 신보수주의적인 것보다도 실용에 훨씬 더 무게중심이 두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박 대표 보시기에 지금 이 같은 권력의 이동이랄까, 정권의 교체, 아까 대처 정부 얘기도 했습니다마는... 보통 10년주기설도 얘기를 하고, 이런 주기가 상당히 세계적으로 보편화 된 추세로 봐야 되는 건가요? -그것은 딱히 이론화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10년주기설도 있고 18년주기설도 있습니다마는 대체로 이런 정도의 평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7년도에 한나라당이 정권을 빼앗겼단 말이죠, 보수정권이. 왜 뺏겼느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들이 먹고 살 만해졌기 때문에 정권 넘어갔다, 이렇게 봅니다. 이번에 정권 왜 뺏겼느냐, 저는 남북문제나 정치민주주의가 진행돼서 민주화가 됐기 때문에 민주세력이 어려워졌다. 그러니까 정치는 자기가 만든,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될 운명을 타고났는데 그런 면에서 민주화 이후에 어떤 새로운 아젠다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꼭 좀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 진보진영에 대해서. 진보진영이 97년도에 집권하고 그 다음에 연이어서 노무현 정부가 5년 후에 탄생하지 않았습니까? 10년을 했으면 대한민국이 주류라는 인식을 가졌어야 됩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 그런 게 있어야 되는데 어떤 식이 느껴졌냐면 우리는 여전히 비주류다, 대한민국에서. 약자고 비주류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과반이 되고 그런 정당이 비주류일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명박 후보와 보수진영은 자기들이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때 비판을 많이 받으면서 집권야당었이다, 이런 지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건국 이래로, 산업화 이래로. 우리가 끌어간다는 의식, 주류의식이죠. 이것을 집으로 얘기하면 장남의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게 있는데 이제는 앞으로는 진보진영도 다른 건 몰라도 국정을 2기를 맡아봤기 때문에 우리가 대한민국을 책임질 수 있다, 이 확신을 대중들에게 심어줘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는 문제제기하는 집단이다, 시민운동하는 집단이다, 운동권하는 집단이다, 이게 아니라 국가경영을 잘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전세계적으로 지금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고 심지어는 영국도 그런 경향이 드러나고 있는데 국가경영은 보수정당이 잘 하는구나, 이것들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걸 보면 진보진영은 항상 비주류 의식이 너무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세력으로서의 책임의식, 그런 지적을 해 주셨는데 사실상 그동안 민주화세대, 진보세력을 이끈 것. 이건 흔히 우리가 말하는 386세대가 주도하지 않았습니까? 이른바 386세대에 대한 공과 문제도 이제는 따져봐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지적들이 있는데 강 교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386세대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까 박 대표께서 이야기하셨지만 이번 표심 가운데 흥미로운 게 40대입니다, 386세대죠. 40대에서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386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5년 전에 노무현 후보에게 그렇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던 386이, 그 유권자들이 왜 5년 뒤에는 이명박 후보에게로 돌아섰느냐, 이런 문제가 되겠죠. 물론 현상적으로 봤을 때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실패가 주요한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이라든지 교육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마는 아까 박 대표께서 이야기하셨던 대로 상당한 정도로 그 사이에 민주적 진전이 저는 이루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5년 전에 노무현 후보에게 기대했던 여러 가지 부분, 예컨대 정치개혁에 대한 문제라든지 미국하고의 관계개선 부분이라든지 혹은 깨끗한 선거, 깨끗한 정치문제라든지 혹은 탈권위의 문제와 같은 5년 전에 386세대들이 듣고 싶었던 혹은 얻고 싶었던 정치적인 이슈들은 상당히 많이 이미 해소가 된 셈이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나이에 걸맞는 이슈들,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 그 다음에 은퇴 이후에 연금 관련된 문제, 건강 문제. 이런 쪽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넘어간 겁니다. 그러니까 집권층으로서 우리가 386을 만약에 이야기한다면 이런 유권자 386들이 생각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받아들였던 부분들이 하나의 공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그 부분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이 과가 되겠죠. 그러니까 전반적인 정치적 부분에 있어서의 민주화, 그러나 실용성 부분에 대한 잘못된 접근, 실패, 그 다음에 협소한 이념적 문제 제기.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실패, 혹은 패인, 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저는 탈권위주의, 민주주의의 진전, 남북관계의 진전 다 인정을 하고요. 그런데 그것이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이라고 하는 건 한마디로 정리하라고 그러면 창의로운 사회가 됐다는 겁니다. 누구든지 정책의사를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사회, 상하관계에서가 아니라 밑에 있는 직원들도 어떤 아이디어든지 내놓을 수 있는 것. 이것은 민주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있을 수 없는 것이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한국의 영화나 한국의 기업이나 모든 문화가 저는 엄청나게 진일보하게 된 힘이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위대한 힘은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창의성을 살려주는 거다, 그런데 그것이 386의 큰 공이었다면 지금에 와서는 더 이상 그 집단이 국민들을 더 창의적이지 못하게 하는, 그러니까 여전히 옛날식 담론, 구도, 흑백논리, 그래서 국민들이나 대중들은 더 자유롭게 나가고 싶은데 일정한 부분까지는 그런 역할을 했지만 그 다음 더 높은 경지, 창의로운 단계까지 가는 데는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역시 과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내년 2월 25일이면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과거에 정부는 여러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명박 당선자, 특별히 창조적 실용주의 정부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습니까? 김 교수, 국정운영 방향이나 통치스타일에서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어느 정도 저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시대의 경우에서는 민주화나 개혁, 이런 것들이 최상의 가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하위의 국정운영방식이나 원리들은 여기에 맞춰서 구성될 가능성이 컸었습니다마는 창조적 실용정부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자율성, 유연성, 이런 것을 강조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제까지하고는 좀 다른 방식의 국정운영이나 국정의 재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당선자를 통해서도 앞으로 국정운영 방향의 큰 줄기들이 지금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게 우선 여의도식 정치를 탈피하겠다, 이걸 선언했습니다. 흔히 한때는 이 후보를 놓고 CEO 출신 정치인이기 때문에 여의도정치를 잘 모른다, 상당히 비판적인 지적을 한 적도 있습니다마는 이른바 여의도식 정치에서 탈피하는 이 문제,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아무래도 이명박 당선자가 CEO 출신이기 때문에 기업을 운영하는 형태가 정국을 운영하거나 혹은 정당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사실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낡은 정치로 바라봤거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은 지금 상황에서 보게 되면 국민들이 일정한 정도 바라는 그런 요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CEO와 대통령의 역할이 좀 다르다는 거죠. 그러니까 기업의 CEO는 사실은 실적이 중요하고 효율이 중요하고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경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 과정도 중요하고 또 국민의 마음을 얻는 그런 것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CEO형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이 기업적인 리더십의 유형을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름을 지은 것처럼 유연성이라든지 실용성이 강조되지만 기존의 정치적 관행이라든지 기존의 정당 구조에 대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양면적인 모습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긍정적 측면에서는 국민 다수가 이른바 여의도정치에 대해서 사실 적지 않은 불신, 경우에 따라서는 환멸 같은 것들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당선자 스스로도 여의도정치는 썩었다는 지적을 했었죠. -그런 점에 있어서 저는 탈여의도정치를 선언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실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정치, 이런 것들이 어떤 우리 정치의 새로운 과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탈여의도정치라고 한다면 그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는가도 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 그런 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개혁이나 어떤 사정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는 분야, 어찌보면 정치분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예상을 하십니까? -이건 저는 정말 역설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한 것은 많은 분들이 경제에서 실패했다고 그러지만 저는 사실 정치에서 실패했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아까 강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최고의 정치 지도자입니다. 다른 기업은 갈등을 봉합하거나 이런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치는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끼리 그걸 어떻게 조정해내고 에너지를 모아내느냐, 노무현 대통령의 실패는 가장 기본이 정치의 통합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통합이라는 게 무조건 생각을 같은 걸로 묶어내는 게 아닙니다. 생각이 다른 것을 어떻게 조정해내고 양보하고 이해를 얻어내고. 그러니까 설득력도 중요하고 다 그런 거 아닙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이명박 당선자가 여의도정치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저는 그 생각은 굉장히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여의도정치를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 사회가 지금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정치가 지금 구조적으로 안정화되어 있지 못하다고 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여의도정치를 거리를 두고 이것을 문제 있는 것으로 만들 게 아니라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노선, 이것이 대북정책에는 어떻게 반영될까요. 이거 상당히 관심사로 보입니다마는 햇볕정책은 과연 유지되는 것인지, 폐기되는 것인지...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당선자가 밝힌 대로 이전에 비해서는 강경한 정책이 예상됩니다마는 큰 틀에서 보게 된다면 지난 10년 동안 이뤄왔던 소위 햇볕정책의 기조라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 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정책추진을 통해서 이미 상당한 정도의 변화가 만들어졌고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일정한 부분의 성과도 있었기 때문에 그간의 모든 정책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다 부정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이라든지 금강산 사업을 하루아침에 문 닫게 한다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전에 비해서는 조금 더 조건부적인 형태의 정책이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마는 지금 현재 북미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또 당선자가 한미공조를 강 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 입장에서는 북미간에 진전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거기에 대응하는 형태로 나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내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는데 부시 행정부는 나름대로 북미관계 관계개선에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어떤 스탠스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접근할 것이냐에 따라서 북핵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수도 있고요.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될 수도 있는 대단히 중대한 기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사려깊은 대북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곧 인수위원장을 임명해서 인수위를 출범시킨다, 이런 계획이 있고 앞으로 새 정부를 꾸리고 또 새 정책을 만드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텐데 통상적으로 지금 기간은 정치적으로 말하면 허니문기간, 그리고 야당과의 밀월시대, 이렇게 하겠습니다마는 이번 경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 그것이 바로 정권인수과정에 들어 있는 특검이라는 돌출변수가 지금 들어 있지 않습니까? 박 대표 보시기에 앞으로 특검법, 지금 국회 의결을 거쳐서 대통령의 재가를 남겨놓고 있는데 어떨 것 같습니까. 이것이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렇죠. 한나라당에서는 특검법을 대통령이 거부를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며칠 전에 변협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 다음에 원래 특검을 추진하게 된 게 김경준 씨의 증언과 메모, 이런 건데 그것이 조금 대선 이후에 내용이 달라지는 느낌이 있어서 그것도 그러면 특검법의 원인무효 아니냐, 그런 것도 있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대선을 했다는 겁니다. 530만표의 표차이가 났기 때문에 이것은 BBK라고 하는 것이 직접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그렇다면 민심은 대개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지난번의 검찰 발표가 우리가 다 수긍하고 믿는 건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찍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선언을 한 거거든요, 530만표의 차이라는 것이. 그렇다면 그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심지어는 특검법을 통과시킨 범여권에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또 다른 거부권 행사가 될 수도 있겠고요. 그러나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지 않고 그냥 간다면 저는 특검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니까 선거기간에 특수한 사정 때문에 혹시 솔직하게 밝히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언제 한번 진솔하게 밝히는 게 이후에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거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박 대표 얘기하는 것처럼 한나라당으로서는 이 당선자가 선거를 통해서 얻은 압도적인 지지, 이것이 특검법을 막을 수 있는 방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그래서 계속 대통령으로 하여금 거부권 행사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는데 김 교수 보시기에는 이게 정치적 마무리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십니까? -문제가 간단치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특검법이 통과됐고요. 다음 주 수요일날 국무회의에서 의결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께서도 일단은 수용을 하시겠다고 말씀한 바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이미 특검의 문제는 사실 법의 논리로써 정치의 논리와는 별개인 것으로 존재해 있는 상태입니다. 법과 정치의 논리라고 하는 것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검의 문제는 사실 이른바 진실과 거짓에서 사실을 밝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화합이나 정치문제와는 나뉘어져 있습니다. 분리되어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런 문제들이 대단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지금 선거가 끝난 이후에 국민들의 여론의 흐름의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특검을 해야 된다고 하는 의견이 좀더 과반수를 넘는 것 같은데요. 저는 당선자 정국이 진행되면 오히려 이 여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분리되어 있는 법과 정치의 논리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은 여론의 흐름, 여기에 따라서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군요. -그래서 한 가지만 제가 말씀을 더 드리자면 저는 이런 경우에 진실과 거짓은 사실 당선자께서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으시겠습니까? 조금 전에 박 대표도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우리가 정치용어로 턴다는 얘기가 있지 않겠습니까? 혹시 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국민들 앞에서 진솔하게 털고 특검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저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 편에서 보자면 과반에 가까운 절대다수는 지금 이명박 후보에게 어떤 새로운 대통령직을 위임했습니다. 우선 이것이 역시 부정할 수 없는 대단히 중요한 그런 사실로써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신당을 포함한 이른바 반이명박 세력쪽에서는 역시 특검의 결과, 총선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과연 어떨까요. BBK프레임을 역시 총선까지 이끌고 갈 경우에 그것이 총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선 불과 며칠 전에 BBK 동영상이 터졌고 그로 인해서 신당측에서는 상당히 많은 반사적 이익을 기대를 했습니다마는 우리가 다 본 것처럼 대선의 결과는 아주 참패로 나타났던 거죠. 많은 국민들이 봤을 때는 신당은 자기들의 것은 보여주지 못하고 선거 내내 비방만 했다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고요. BBK 동영상이 터지고 나서도 그래도 괜찮다라는 일종의 심판을 내려준 셈이죠. 최종적인 판정을 내려준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본다면 조금 전에 박 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미 일단락된 사항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 국민들이 갖고 있는 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새로이 출범하는 대통령에 대해서 끊임없이 유권자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미 지나간 문제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오히려 정치적으로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 마치 2004년의 탄핵 때처럼... 그때만 해도 사실 초기 아니겠습니까? 취임 후 1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여전히 신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시점에 거야가 했던 그런 탄핵이라고 하는 것이 엄청난 후폭풍을 불렀던 것처럼 이번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이 문제에 정략적으로 이 문제를 추구하게 되면 신당으로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특검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어떻게 보면 다소 장기적인 전망일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런데 당장 지금의 신당 범여의 모습으로 총선을 치르겠는가. 여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총선 전에 특검의 결과와 관계없이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는데 박 대표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데 일단 선거가 끝나고 난 후의 참패인데요. 지도부 총사퇴는 없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BBK 같은 문제, 또 특검문제가 왜 선거에 영향을 못 미쳤느냐, 그것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한마디로 말하면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의 문제. 누가 그 문제를 제기했느냐가 중요합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당내경선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 문제나 도곡동 땅 문제를 제기했을 때 상당히 마지막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런데 대통합신당과 정동영 후보가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유권자들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느냐, 그런 문제죠. 그런 것 때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2003년도 말에 대선자금 문제가 터졌을 때 소위 차떼기당이다, 이런 거 아닙니까? 그 차떼기당이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느냐! 그러니까 메신저가 좋은 메신저냐, 그렇지 못한 메신저냐. 그 메신저가 어떤 말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말하냐도 중요하다 이거죠. 그런 면에서 지금 신당이 총선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런 내용들보다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냐가 지금 중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과연 이 짧은 시간 내에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있을지 저는 지금까지 선거과정이나 그 뒤에 진행되는 걸로 봐서는 아직까지는 좀 회의적인데요. 그러지 않고는 총선의 결과도 암울할 거라고 봅니다. -결국 특검이라는 1차 관문, 그리고 이어서 총선이라는 2차관문, 이것을 통과해야만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미래라고 할까요, 이것을 점칠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앞으로 수개월이 이명박 새 정부의 시험대, 이렇게까지 느껴지는데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글쎄요, 아무래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말씀하신 대로 밀월기 아니겠습니까?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통령의 정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고요. 또 한편으로는 지금 신당이 지금 참패 이후에 마땅한 진로를 아직 제대로 잡고 있지 못하고 또 대체적인 리더십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대항할 수 있느냐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미지수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 국민적으로 높은 기대감과 야당이 된 신당의 여전한 지리멸렬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이명박 정부가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조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이번 선거의 의미, 그리고 향후 정국을 전망해 봤는데요. 이번 선거에 변화를 요구하는 이것이 바로 국민의 선택이라면 새 정부의 과제는 물론 이 민의를 어떻게 담아내느냐, 이것이 되겠죠. 김 교수 보시기에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요. 이 정부가 나아가야 할 과제와 관련해서. -저는 이번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조금 전에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변화라고 할 때 그것이 꼭 진보세 력의 독점은 아닙니다. 보수세력도 나름대로의 보수적 변화, 보수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든 개혁이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가장 그것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취임 후 1년입니다. 그래서 2008년 2월 말부터 2009년 2월까 지 1년 동안 좀 대단히 정밀하고 치밀한 청사진, 혹은 로드맵을 갖고 보수적 개혁이든 아니면 실용적 개혁이든 이것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님. -저는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화시대입니다. 일단 노무현 정부는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국정방향을 분명히 밝혀야 되겠다 하는 게 있고요. 두번째는 역시 노무현 정부의 실패 중에 가장 뼈아픈 게 인사의 실패입니다. 그래서 지금 인수위나 초기 내각이나 어떤 사람을 등용하느냐에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성패가 갈릴 거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인사를 굉장히 잘해야 될 거라고 보고요. 그 다음에 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교훈은 최고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 특히 이명박 후보도 선거 유세기간에 보면 아주 가벼운 말실수가 굉장히 많았지 않습니까? 역시 대통령이 된다면 이 말실수를 줄여야 된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지도자 거든요. 정치지도자가 아주 가벼운 말실수를 계속하게 된다면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에 저는 이 3가지가 초기에 이명박 당선자가 유념해야 될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 화합 속의 변화, 이걸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 속에 앞으로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방향이랄까, 리더십. 함축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역시 변화를 만들어내지만 이 변화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화합과 통합이 전제되지 않고는 추진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보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역시 지난 5년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습니다마는 많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던 것 중의 하나가 분열, 사회적 분열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이념적으로 많이 분열이 됐었고 또 한편으로는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서 경제적으로도 분열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 피로감이라고 하는 것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국민들의 변화하는 요구로 터져나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당선자가 이야기했던 화합, 통합이라고 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고요. 과거의 문제점을 털고 새로운 미래로 가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 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 세 분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이 얼마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것인가를 지켜볼 것입니다. 새 정부,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힘 역시 국민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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