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맨 김선우 “구속 여전, 성숙한 투구”

입력 2008.01.10 (14:01) 수정 2008.01.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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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31)는 솔직했다. 솔직히 미국에서 열심히 안 던졌기에 너무 원통했고 그렇기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까지 '방랑'을 자원했다고 했다.
고뇌의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메이저리그 진출하고픈 후배들에게는 "프로를 경험하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교훈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이는 들었어도 그에 걸맞게 연륜 있는 투구, 성숙한 내용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힘으로만 승부를 겨뤘던 젊은 날과 달리 빠른 볼과 지난해부터 맛 들인 변화구를 적절히 섞는 완급 조절로 두산 마운드에 새 힘을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선택한 번호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32번이었다.
다음은 김선우와 일문일답.

--국내 복귀한 소감은.
▲고교 졸업 후 두산에 지명된 뒤 계속 떠돌다가 돌아오게 됐다. 개인적으로 고심도 많이 했고 결정을 끝낸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한국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데 나 또한 기대가 크다. 국내 복귀 결정을 하기까지 두산 관계자들께서 노력을 많이 해주셨고 매년 관심을 보여주셨다. 그랬기에 쉽게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계약 문제로 팬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 드린 점 사과 드린다. 그만큼 올해 야구장에서 멋진 내용으로 보답하겠다.

--지금 컨디션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건강에 이상 없고 구속도 줄지 않았다. 연륜이 쌓이다 보니 경기를 풀어가는데 성숙미가 생겼다.
젊었을 때는 강속구 위주로 던졌는데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변화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팬들께서도 제가 힘들지 않고 편하게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모습일 때 더 늦지 않고 국내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부족한 게 많겠지만 이른 시간 내 팀 동료와 상의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로 돌아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가족이 있었지만 작년까지는 나의 꿈을 위해 뛰었다. 돈보다도 '김선우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또 아들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말 배우는 것도 늦었는데 한국에서 친척들과 어울리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아버지로 살아야지 내 욕심만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야구 선수로서 사랑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딘가 생각했었고 두산이 관심을 가져줬을 때 돌아와 팬에게 사랑 받으면서 뛰고 싶었다. 자식들에게 안정된 삶을 주고 싶었다.

--첫 해 목표는.
▲성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후배들 앞장서서 팀을 이끄는 게 우선 목표다. 한국 야구에 빨리 적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여러 모습들이 나올 것이다. 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서재응(KIA)과 선발 대결을 벌인다면.
▲재응이도 친한 친구지만 한 선수가 경쟁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많은 타자들과 대결할 텐데 재응이와 선발로 맞붙는다면 재미있게 하겠지만 그런 것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게 많을 것이다.

--한국 야구를 평가한다면.
▲솔직히 많이 못 봤다. 작년에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본 게 전부다. 잘 모르니까 직접 마운드에 올라서서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분석하는 게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돌이켜보면 열심히 했다면 충분히 내가 (목표로) 생각하는 곳까지 갈 수 있었는 데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열심히 안 한 것 같고 이 점이 너무 원통하다. 그것 때문에 (지난해)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미국에서 뛰고 싶었다.

--32번을 택한 이유.
▲중학교 때부터 32번을 달아왔다. 한국 아마추어에 있을 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번호다. 미국에서는 한 번도 못 달았지만 머릿 속에 항상 기억나는 번호였다.

--3월 베이징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 때 대표팀에서 뛸 의향은.
▲부름이 있다면 당연히 뛰고 싶다. 내 실력을 인정을 받는다면 나도 좋은 일이다.

--두산의 야구를 평가한다면.
▲정말 빠르더라. 투수로서 그런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고 특히 수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거 같다.

--서재응으로부터 복귀 권유는 없었나.
▲우리는 허물없는 사이다. 기량이 좋을 때 서로 한국에 가서 해보자는 말을 자주 나눴다. 친구 따라 나도 한국에 같이 왔는지 모르겠다(웃음).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외국에 많이 진출하는데 그간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다 버팀목이 사라지고 어려움이 닥치면 홀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면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을 겪었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프로라는 게 어떻다는 경험을 하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해주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올 겨울 집중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한국 타자들 습성을 잘 모른다. 될 수 있으면 코치들에게 많이 여쭙고 동료로부터 많이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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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맨 김선우 “구속 여전, 성숙한 투구”
    • 입력 2008-01-10 13:56:52
    • 수정2008-01-10 14:02:08
    연합뉴스
김선우(31)는 솔직했다. 솔직히 미국에서 열심히 안 던졌기에 너무 원통했고 그렇기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까지 '방랑'을 자원했다고 했다. 고뇌의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메이저리그 진출하고픈 후배들에게는 "프로를 경험하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교훈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이는 들었어도 그에 걸맞게 연륜 있는 투구, 성숙한 내용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힘으로만 승부를 겨뤘던 젊은 날과 달리 빠른 볼과 지난해부터 맛 들인 변화구를 적절히 섞는 완급 조절로 두산 마운드에 새 힘을 불어넣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선택한 번호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32번이었다. 다음은 김선우와 일문일답. --국내 복귀한 소감은. ▲고교 졸업 후 두산에 지명된 뒤 계속 떠돌다가 돌아오게 됐다. 개인적으로 고심도 많이 했고 결정을 끝낸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한국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데 나 또한 기대가 크다. 국내 복귀 결정을 하기까지 두산 관계자들께서 노력을 많이 해주셨고 매년 관심을 보여주셨다. 그랬기에 쉽게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계약 문제로 팬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 드린 점 사과 드린다. 그만큼 올해 야구장에서 멋진 내용으로 보답하겠다. --지금 컨디션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건강에 이상 없고 구속도 줄지 않았다. 연륜이 쌓이다 보니 경기를 풀어가는데 성숙미가 생겼다. 젊었을 때는 강속구 위주로 던졌는데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변화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팬들께서도 제가 힘들지 않고 편하게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모습일 때 더 늦지 않고 국내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부족한 게 많겠지만 이른 시간 내 팀 동료와 상의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로 돌아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가족이 있었지만 작년까지는 나의 꿈을 위해 뛰었다. 돈보다도 '김선우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욕심을 부렸다. 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또 아들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말 배우는 것도 늦었는데 한국에서 친척들과 어울리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아버지로 살아야지 내 욕심만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야구 선수로서 사랑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딘가 생각했었고 두산이 관심을 가져줬을 때 돌아와 팬에게 사랑 받으면서 뛰고 싶었다. 자식들에게 안정된 삶을 주고 싶었다. --첫 해 목표는. ▲성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후배들 앞장서서 팀을 이끄는 게 우선 목표다. 한국 야구에 빨리 적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여러 모습들이 나올 것이다. 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서재응(KIA)과 선발 대결을 벌인다면. ▲재응이도 친한 친구지만 한 선수가 경쟁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많은 타자들과 대결할 텐데 재응이와 선발로 맞붙는다면 재미있게 하겠지만 그런 것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게 많을 것이다. --한국 야구를 평가한다면. ▲솔직히 많이 못 봤다. 작년에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본 게 전부다. 잘 모르니까 직접 마운드에 올라서서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분석하는 게 더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돌이켜보면 열심히 했다면 충분히 내가 (목표로) 생각하는 곳까지 갈 수 있었는 데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열심히 안 한 것 같고 이 점이 너무 원통하다. 그것 때문에 (지난해)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미국에서 뛰고 싶었다. --32번을 택한 이유. ▲중학교 때부터 32번을 달아왔다. 한국 아마추어에 있을 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번호다. 미국에서는 한 번도 못 달았지만 머릿 속에 항상 기억나는 번호였다. --3월 베이징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 때 대표팀에서 뛸 의향은. ▲부름이 있다면 당연히 뛰고 싶다. 내 실력을 인정을 받는다면 나도 좋은 일이다. --두산의 야구를 평가한다면. ▲정말 빠르더라. 투수로서 그런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고 특히 수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거 같다. --서재응으로부터 복귀 권유는 없었나. ▲우리는 허물없는 사이다. 기량이 좋을 때 서로 한국에 가서 해보자는 말을 자주 나눴다. 친구 따라 나도 한국에 같이 왔는지 모르겠다(웃음).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외국에 많이 진출하는데 그간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다 버팀목이 사라지고 어려움이 닥치면 홀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면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을 겪었다.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프로라는 게 어떻다는 경험을 하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해주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올 겨울 집중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한국 타자들 습성을 잘 모른다. 될 수 있으면 코치들에게 많이 여쭙고 동료로부터 많이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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