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중국산 다진 양념 김치시장 점령

입력 2008.01.10 (21:57) 수정 2008.01.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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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산 고추가루를 쓴 다진 양념이 해마다 수만톤씩 수입돼 국내 김치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산 양념으로 만든 김치가 모두 국산으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치업자만 아는 중국산 다진양념의 유통실태를 김원장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세관 관세창곱니다.

중국산 다진양념으로 위장한 중국산 고춧가루 밀수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중국산 고춧가루의 관세율은 270%, 하지만 고춧가루를 40%만 섞은 다진 양념으로 들여오면 45%의 관세만 물면됩니다.

이를 이용해 슬그머니 고춧가루를 다진양념처럼 위장했습니다.

<녹취> 하영도(관세청 조사전문관) : "스티커 부착 방법을 달리하는 치밀한 방법을 보였는데요. 다데기의 경우는 스티커를 올바르게 붙였고 밀수용 고추가루는 스티커를 반대로 붙이는..."

고춧가루와 다진양념을 비교해봤습니다.

고춧가루에 무나 양파 찹쌀등이 섞였는데도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붉은색을 띄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다지 붉지않은 중국산 다진양념에 파프리카 색소를 섞고 물을 뿌려 말리자 붉디 붉은 고춧가루처럼 변합니다.

저질 중국산 양념이 고급 고춧가루처럼 둔갑하는 것입니다

<녹취> 중국 김치공장 관계자 : "고추의 대가리까지 다 집어넣는거지 꼭지부분까지도 거기에 고추의 씨도 들어가있고 그걸 다 으깨버리니까..."

이렇게 수입된 다진양념 대부분이 크고작은 김치공장으로 들어갑니다.

경기도의 한 김치공장, 포장지에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다고 표시돼 있지만, 사실은 중국산 다진양념을 사용합니다.

공장 한켠에서 중국산 양념 포장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녹취> 김치제조업체 사장 : "지금 거짓말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못봐서 그렇지. 김치공장마다 중국산 다데기 안쓰는데가 없어요 거의 다 써요."

이번엔 식약청 단속반과 유명 김치공장을 찾았습니다.

창고에 중국산 다진양념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이 공장의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모두 고춧가루 대신 중국산 다진양념을 이용합니다.

무채 등을 조금 더 섞어 버무리면 고춧가루를 넣은 김치보다 더 붉은 색의 먹음직스런 김치가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추만 국산인 국산김치는 합법적인 국산 김치로 포장돼 출하됩니다.

현행법에는 주재료인 배추의 재료만 표시하면, 양념재료의 원산지는 표시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양흥석(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 "배추라든지 무에 대해서만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고있고 양념류인 젓갈이나 고춧가루는 표시안해도 처벌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중국산 양념을 썼지만 국산으로 둔갑한 김치들은 학교급식은 물론 대형 할인점이나 심지어 특급호텔까지 납품되고 있습니다.

수입 중국산 다진양념 1kg의 수입단가는 0.7달러-우리돈 6백원 정도로 중국산 고춧가루의 1/10, 국산 고춧가루의 1/20 수준입니다.

김치공장들이 중국산 다진양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윱니다.

하지만 대다수 급식업체들은 무늬만 국산인 국산김치의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녹취> 학교급식관계자 : "저희는 국산김치라고 알고있기 때문에 그렇게 발주를 넣은 것입니다. 국산으로 알고 쓰고 있는거죠."

이러다 보니 인천세관 보세창고에는 수입된 다진양념이 가득가득 넘쳐납니다.

지난 2005년 4만 2천여 톤을 넘었고, 2년 연속 4만 톤 가까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만 국산김치에 사용됐다고 해도 20만 톤의 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이는 한해 중국에서 수입되는 김치와 비슷한 규몹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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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중국산 다진 양념 김치시장 점령
    • 입력 2008-01-10 21:28:38
    • 수정2008-01-11 16: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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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산 고추가루를 쓴 다진 양념이 해마다 수만톤씩 수입돼 국내 김치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산 양념으로 만든 김치가 모두 국산으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치업자만 아는 중국산 다진양념의 유통실태를 김원장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세관 관세창곱니다. 중국산 다진양념으로 위장한 중국산 고춧가루 밀수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중국산 고춧가루의 관세율은 270%, 하지만 고춧가루를 40%만 섞은 다진 양념으로 들여오면 45%의 관세만 물면됩니다. 이를 이용해 슬그머니 고춧가루를 다진양념처럼 위장했습니다. <녹취> 하영도(관세청 조사전문관) : "스티커 부착 방법을 달리하는 치밀한 방법을 보였는데요. 다데기의 경우는 스티커를 올바르게 붙였고 밀수용 고추가루는 스티커를 반대로 붙이는..." 고춧가루와 다진양념을 비교해봤습니다. 고춧가루에 무나 양파 찹쌀등이 섞였는데도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붉은색을 띄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다지 붉지않은 중국산 다진양념에 파프리카 색소를 섞고 물을 뿌려 말리자 붉디 붉은 고춧가루처럼 변합니다. 저질 중국산 양념이 고급 고춧가루처럼 둔갑하는 것입니다 <녹취> 중국 김치공장 관계자 : "고추의 대가리까지 다 집어넣는거지 꼭지부분까지도 거기에 고추의 씨도 들어가있고 그걸 다 으깨버리니까..." 이렇게 수입된 다진양념 대부분이 크고작은 김치공장으로 들어갑니다. 경기도의 한 김치공장, 포장지에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다고 표시돼 있지만, 사실은 중국산 다진양념을 사용합니다. 공장 한켠에서 중국산 양념 포장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녹취> 김치제조업체 사장 : "지금 거짓말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못봐서 그렇지. 김치공장마다 중국산 다데기 안쓰는데가 없어요 거의 다 써요." 이번엔 식약청 단속반과 유명 김치공장을 찾았습니다. 창고에 중국산 다진양념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이 공장의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모두 고춧가루 대신 중국산 다진양념을 이용합니다. 무채 등을 조금 더 섞어 버무리면 고춧가루를 넣은 김치보다 더 붉은 색의 먹음직스런 김치가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추만 국산인 국산김치는 합법적인 국산 김치로 포장돼 출하됩니다. 현행법에는 주재료인 배추의 재료만 표시하면, 양념재료의 원산지는 표시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양흥석(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 : "배추라든지 무에 대해서만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고있고 양념류인 젓갈이나 고춧가루는 표시안해도 처벌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중국산 양념을 썼지만 국산으로 둔갑한 김치들은 학교급식은 물론 대형 할인점이나 심지어 특급호텔까지 납품되고 있습니다. 수입 중국산 다진양념 1kg의 수입단가는 0.7달러-우리돈 6백원 정도로 중국산 고춧가루의 1/10, 국산 고춧가루의 1/20 수준입니다. 김치공장들이 중국산 다진양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윱니다. 하지만 대다수 급식업체들은 무늬만 국산인 국산김치의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녹취> 학교급식관계자 : "저희는 국산김치라고 알고있기 때문에 그렇게 발주를 넣은 것입니다. 국산으로 알고 쓰고 있는거죠." 이러다 보니 인천세관 보세창고에는 수입된 다진양념이 가득가득 넘쳐납니다. 지난 2005년 4만 2천여 톤을 넘었고, 2년 연속 4만 톤 가까이 수입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만 국산김치에 사용됐다고 해도 20만 톤의 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이는 한해 중국에서 수입되는 김치와 비슷한 규몹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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