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

입력 2008.02.11 (23:34) 수정 2008.02.11 (23: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스포츠계의 성폭력 실태가 드러나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됩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사건들이 은폐되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가중됐고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육성 증언은 충격적입니다.

정재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녹취>스포츠지도자: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도 될 수 있고...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 방법이고 둘째 폭력이 있어야 확실하고... 여자니까 (성관계)를 가져야 날 따라오고... 그 얘길 듣고 섬짓한 느낌이 들었죠."

스포츠 지도자들의 대화 속에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실은 이미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배구 대표팀 출신인 김모씨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끔찍합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그 날은 외박을 준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감독 선생님한테 여쭤 보니까 외박은 안된다는 얘길 하는 거에요. 기숙사에 아무도 없어서 친구한테 연락을 하니까 다 외박을 나갔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감독은 외박을 보낸 상태에서 저한테 그렇게 얘길 하고 내려온 거에요. 샤워를 하고 나가려는데 선생님이 술 먹고 들어오신 거에요. 음주 운전하면 안되니까 숙소에 주무시게 하고 나가려다가 나쁜 일을 정말 나쁜 일을 당한 거에요."

문제의 감독은 경질됐지만 후임 감독이 또 다시 성적인 접촉을 시도하자 김씨는 결국 운동을 포기했습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여자가 그렇잖아요. 남자랑 한 번 자면 고분고분해 지잖아요. 그게 우리나라 여자 생각인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자기 말 잘 듣게 하려고 그렇게 사람을 다뤄 왔나 보다..."

성폭력의 후유증은 심각했습니다.

김씨는 이혼과 정신과 치료 자살기도 등 끔찍한 고통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두 번째 결혼 이후에야 안정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아픔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남편: "쉽게 얘기해서 이제 이 사람하고 저녁을 잘 먹다가 갑자기 TV나 뭐 연정 이런 게 나오면 그러면 자세히 안 보면 몰라요. 이사람 태도가 싹 변해요. 그리고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가요 쫓아 들어가 보면 몸을 긁고 있는 거에요. 살이 막 파헤치잖아요. 피가 나오는데도 계속 왜 그러냐 하면 몸에 벌레가 있다는 거에요."

김씨 부부를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모든 사건이 은폐됐고 가해자들은 아무런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제가 9인제 배구 시합 나가면 창피해서 못 나가겠어요. 왜냐면 공무석에 떡하니 앉아 있어요. 그게 얼마나 우스운지 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나와있는지..."

KBS 뉴스 정재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스포츠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
    • 입력 2008-02-11 23:18:32
    • 수정2008-02-11 23:59:42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스포츠계의 성폭력 실태가 드러나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됩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사건들이 은폐되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가중됐고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육성 증언은 충격적입니다. 정재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녹취>스포츠지도자: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도 될 수 있고...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 방법이고 둘째 폭력이 있어야 확실하고... 여자니까 (성관계)를 가져야 날 따라오고... 그 얘길 듣고 섬짓한 느낌이 들었죠." 스포츠 지도자들의 대화 속에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실은 이미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배구 대표팀 출신인 김모씨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끔찍합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그 날은 외박을 준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감독 선생님한테 여쭤 보니까 외박은 안된다는 얘길 하는 거에요. 기숙사에 아무도 없어서 친구한테 연락을 하니까 다 외박을 나갔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감독은 외박을 보낸 상태에서 저한테 그렇게 얘길 하고 내려온 거에요. 샤워를 하고 나가려는데 선생님이 술 먹고 들어오신 거에요. 음주 운전하면 안되니까 숙소에 주무시게 하고 나가려다가 나쁜 일을 정말 나쁜 일을 당한 거에요." 문제의 감독은 경질됐지만 후임 감독이 또 다시 성적인 접촉을 시도하자 김씨는 결국 운동을 포기했습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여자가 그렇잖아요. 남자랑 한 번 자면 고분고분해 지잖아요. 그게 우리나라 여자 생각인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자기 말 잘 듣게 하려고 그렇게 사람을 다뤄 왔나 보다..." 성폭력의 후유증은 심각했습니다. 김씨는 이혼과 정신과 치료 자살기도 등 끔찍한 고통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두 번째 결혼 이후에야 안정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아픔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남편: "쉽게 얘기해서 이제 이 사람하고 저녁을 잘 먹다가 갑자기 TV나 뭐 연정 이런 게 나오면 그러면 자세히 안 보면 몰라요. 이사람 태도가 싹 변해요. 그리고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가요 쫓아 들어가 보면 몸을 긁고 있는 거에요. 살이 막 파헤치잖아요. 피가 나오는데도 계속 왜 그러냐 하면 몸에 벌레가 있다는 거에요." 김씨 부부를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모든 사건이 은폐됐고 가해자들은 아무런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녹취>성폭행 피해자: "제가 9인제 배구 시합 나가면 창피해서 못 나가겠어요. 왜냐면 공무석에 떡하니 앉아 있어요. 그게 얼마나 우스운지 어떻게 그렇게 뻔뻔스럽게 나와있는지..." KBS 뉴스 정재용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