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개방이 재앙 불러

입력 2008.02.1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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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숭례문 화재는 충분한 안전대책없이 시민개방을 서두른 서울시의 졸속행정도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물 1호인 동대문 즉 흥인지문도 개방될 예정이어서 이번 참사와 같은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위한 대책마련이 먼저 세워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6년 3월, 100여년간 닫혀있던 숭례문의 빗장이 열렸습니다.

그때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숭례문을 돌려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명박(당시 서울시장) : "시민들이 접근해서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우리사회가 열린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서울시는 문화재청에 숭례문 개방허가를 끈질기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 : "서울시에서 청계천 오픈하면서 (숭례문개방) 연계했으면 좋겠다..우리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서두르기만 했지, 관리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방범 체계는 부실했고 안전 대책은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주말엔 관리인력이 한명 뿐이었고 밤에는 무인지경이었습니다.

노숙자들도 잠자리도 들락날락할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서울역 노숙자 : "밤에 숭례문 정문넘어 올라가 자죠,부탄가스 켜놓고 삼겹살도 구워먹죠."

그런 서울시가 올 6월엔 보물 1호 흥인지문 동대문을 개방하겠다고 합니다.

주변 교차로를 트고 녹지광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접근을 쉽게 하겠다, 숭례문 개방때와 흡사합니다. 제 2의 숭례문 참사를 우려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인터뷰> 종로구청 관계자 : "아무리 통제하더라도 마음먹고 일 저지르려고 하려는 사람에겐 또다른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개방의 좋은 취지까지 훼손될 수는 없습니다.

개방하려면 치밀한 보호대책을 세우는 등의 확실한 안전판이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 손봉세(경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 : "야간에도 관리인력을 배치하고 개방시간을 제한해 외부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사고를 차단해야겠죠."

국보 1호의 소실, 성급한 개방이 치른 대가치고는 너무도 뼈 아팠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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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책 없는’ 개방이 재앙 불러
    • 입력 2008-02-12 20:06:06
    뉴스타임
<앵커 멘트> 이번 숭례문 화재는 충분한 안전대책없이 시민개방을 서두른 서울시의 졸속행정도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물 1호인 동대문 즉 흥인지문도 개방될 예정이어서 이번 참사와 같은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기위한 대책마련이 먼저 세워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6년 3월, 100여년간 닫혀있던 숭례문의 빗장이 열렸습니다. 그때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숭례문을 돌려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명박(당시 서울시장) : "시민들이 접근해서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우리사회가 열린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서울시는 문화재청에 숭례문 개방허가를 끈질기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 : "서울시에서 청계천 오픈하면서 (숭례문개방) 연계했으면 좋겠다..우리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서두르기만 했지, 관리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방범 체계는 부실했고 안전 대책은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주말엔 관리인력이 한명 뿐이었고 밤에는 무인지경이었습니다. 노숙자들도 잠자리도 들락날락할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서울역 노숙자 : "밤에 숭례문 정문넘어 올라가 자죠,부탄가스 켜놓고 삼겹살도 구워먹죠." 그런 서울시가 올 6월엔 보물 1호 흥인지문 동대문을 개방하겠다고 합니다. 주변 교차로를 트고 녹지광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접근을 쉽게 하겠다, 숭례문 개방때와 흡사합니다. 제 2의 숭례문 참사를 우려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인터뷰> 종로구청 관계자 : "아무리 통제하더라도 마음먹고 일 저지르려고 하려는 사람에겐 또다른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개방의 좋은 취지까지 훼손될 수는 없습니다. 개방하려면 치밀한 보호대책을 세우는 등의 확실한 안전판이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취> 손봉세(경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 : "야간에도 관리인력을 배치하고 개방시간을 제한해 외부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사고를 차단해야겠죠." 국보 1호의 소실, 성급한 개방이 치른 대가치고는 너무도 뼈 아팠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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