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착수

입력 2008.02.14 (20:40) 수정 2008.02.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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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포츠계 성폭력을 고발한 KBS 보도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선수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전직 지도자 :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도 될 수 있고,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 방법이고."

성폭력을 저질러 온 스포츠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만행을 일종의 특권처럼 생각했습니다.

<녹취> 관계자 : "감독이 선수를 밤마다 부르고 내 애를 낳아달라 그랬대요."

<녹취> 전 운동선수 : " 뒤집어 엎을 힘도 없고. 난 일개 선수고 감독은 높은 사람이니까."

꼭꼭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실태가 KBS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즉각 가해자들을 밝혀내 처벌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끓어 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마침내 국가인권위원회가 스포츠계 성폭력 실태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인권위는 우선 KBS 보도에 반영된 사례들부터 정밀조사한 뒤, 명백한 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조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으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인재(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본부 본부장) : "그동안 가해자에 대한 대책이 너무 미온적인 게 문제였습니다.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하지 않나..."

국회도 여자 선수들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이경숙(국회의원) : "합숙소를 폐지한다든가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법안을 마련해야..."

그러나 정작 스포츠계에선 회의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체육협회 관계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위치에 있는 고위 체육인 가운데도 가해자가 포함돼 있을 만큼 스포츠계의 성폭력 관행은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00(협회관계자) : " 문제를 해결하고 대책을 내놓을 사람들 중에도 가해자가 있을 것인데 얼마나 잘 해결하겠습니까?"

어렵게 계기가 마련된 스포츠계 성폭력 근절 기회.

스포츠계의 자정 기능에만 맡겨서는 결코 안된다는 경고가 스포츠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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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착수
    • 입력 2008-02-14 20:11:17
    • 수정2008-02-14 20:51:53
    뉴스타임
<앵커 멘트> 스포츠계 성폭력을 고발한 KBS 보도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선수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전직 지도자 : "선수는 자기가 부리는 종이야. 육체적인 종도 될 수 있고, 선수 장악은 성관계가 주 방법이고." 성폭력을 저질러 온 스포츠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만행을 일종의 특권처럼 생각했습니다. <녹취> 관계자 : "감독이 선수를 밤마다 부르고 내 애를 낳아달라 그랬대요." <녹취> 전 운동선수 : " 뒤집어 엎을 힘도 없고. 난 일개 선수고 감독은 높은 사람이니까." 꼭꼭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실태가 KBS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즉각 가해자들을 밝혀내 처벌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끓어 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마침내 국가인권위원회가 스포츠계 성폭력 실태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인권위는 우선 KBS 보도에 반영된 사례들부터 정밀조사한 뒤, 명백한 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조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으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인재(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본부 본부장) : "그동안 가해자에 대한 대책이 너무 미온적인 게 문제였습니다.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하지 않나..." 국회도 여자 선수들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이경숙(국회의원) : "합숙소를 폐지한다든가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법안을 마련해야..." 그러나 정작 스포츠계에선 회의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체육협회 관계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할 위치에 있는 고위 체육인 가운데도 가해자가 포함돼 있을 만큼 스포츠계의 성폭력 관행은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00(협회관계자) : " 문제를 해결하고 대책을 내놓을 사람들 중에도 가해자가 있을 것인데 얼마나 잘 해결하겠습니까?" 어렵게 계기가 마련된 스포츠계 성폭력 근절 기회. 스포츠계의 자정 기능에만 맡겨서는 결코 안된다는 경고가 스포츠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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