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도 많았던’ 역대 한·중전

입력 2008.02.15 (07:47) 수정 2008.02.1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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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을 상대로 지난 30년 동안 단번도 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국과 경기는 늘 치열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한국 축구팬들이 중국에 좋지 못한 감정을 갖게 된 대표적인 예가 현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인 황선홍의 부상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참가를 앞두고 프랑스로 출국하기 직전인 그해 6월4일 서울에서 가진 중국과 마지막 평가전(1-1 무승부). 황선홍은 중국 골키퍼와 공을 다투다 부딪쳐 무릎을 다쳤다.
결국 황선홍은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벤치만 지켰다. 주포가 빠진 한국은 1무2패로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이후 중국은 거친 축구의 대명사로 낙인찍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4월 중국과 평가전(0-0 무승부)이 잡히자 '왜 하필 중국이냐'며 대한축구협회에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을 정도다.
동아시아대회에서는 일명 '을용타'가 화제가 됐다.
한국은 2003년 12월7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제1회 대회 2차전(1-0 승)에서 중국과 만났다.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으로 유상철의 헤딩 결승골을 도운 이을용은 후반 15분 중국 공격수 리이가 뒤에서 거친 반칙을 가하자 바로 그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리이는 다소 과정된 몸짓으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고,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을용은 결국 퇴장당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으로 반중감정이 섞여 머리를 감싸쥐고 누워있는 넘어진 리이를 앞에 두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 있던 이을용의 모습이 온갖 합성사진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세상을 달궜다. 이 때 생긴 '을용타'라는 말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도 올랐다.
올림픽대표팀 경기 때도 사고가 있었다.
2004년 5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2-0으로 승리한 뒤 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의 한 여성 회원이 중국 관중이 던진 볼트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허정무 감독도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1999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2000 시드니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1-1 무승부) 때다.
앞선 한국과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해 사실상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물거품 되자 흥분한 중국 응원단이 위해 물건을 던지고 경기장 밖에서 진을 치는 바람에 대표팀은 한참 만에 숙소로 향할 수 있었다.
허 감독은 "경찰의 호위도 뒤늦게 이뤄졌다. 아주 분위기가 살벌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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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역대 한·중전
    • 입력 2008-02-15 07:47:01
    • 수정2008-02-15 07:47:31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을 상대로 지난 30년 동안 단번도 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국과 경기는 늘 치열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한국 축구팬들이 중국에 좋지 못한 감정을 갖게 된 대표적인 예가 현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인 황선홍의 부상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참가를 앞두고 프랑스로 출국하기 직전인 그해 6월4일 서울에서 가진 중국과 마지막 평가전(1-1 무승부). 황선홍은 중국 골키퍼와 공을 다투다 부딪쳐 무릎을 다쳤다. 결국 황선홍은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벤치만 지켰다. 주포가 빠진 한국은 1무2패로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이후 중국은 거친 축구의 대명사로 낙인찍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4월 중국과 평가전(0-0 무승부)이 잡히자 '왜 하필 중국이냐'며 대한축구협회에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을 정도다. 동아시아대회에서는 일명 '을용타'가 화제가 됐다. 한국은 2003년 12월7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제1회 대회 2차전(1-0 승)에서 중국과 만났다.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으로 유상철의 헤딩 결승골을 도운 이을용은 후반 15분 중국 공격수 리이가 뒤에서 거친 반칙을 가하자 바로 그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리이는 다소 과정된 몸짓으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고, 양팀 선수들이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을용은 결국 퇴장당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으로 반중감정이 섞여 머리를 감싸쥐고 누워있는 넘어진 리이를 앞에 두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 있던 이을용의 모습이 온갖 합성사진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세상을 달궜다. 이 때 생긴 '을용타'라는 말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도 올랐다. 올림픽대표팀 경기 때도 사고가 있었다. 2004년 5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2-0으로 승리한 뒤 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의 한 여성 회원이 중국 관중이 던진 볼트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허정무 감독도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1999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2000 시드니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1-1 무승부) 때다. 앞선 한국과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해 사실상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물거품 되자 흥분한 중국 응원단이 위해 물건을 던지고 경기장 밖에서 진을 치는 바람에 대표팀은 한참 만에 숙소로 향할 수 있었다. 허 감독은 "경찰의 호위도 뒤늦게 이뤄졌다. 아주 분위기가 살벌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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