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시민의식…낙서로 문화재 ‘몸살’

입력 2008.02.2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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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보1 호 숭례문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국보급 문화재가 관람객들을 위해 개방되고 있지만, 정작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크게 부족합니다.

낙서를 비롯한 각종 훼손행위로 문화재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실태를 홍정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3층 법당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금산사 미륵전입니다.

그 정교한 화려함에 눈길을 빼앗기는 것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면 어지럽게 새겨진 온갖 낙서가 회벽에 가득합니다.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깊이 파였는가 하면 윗면의 탱화까지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안 돼 있으면 손을 안 댈텐데, 한 번 생기 면 자기도 한번 하고 싶은 마음에..."

올해로 세워진 지 꼭 7백년이 된 수덕사 대웅전.

이곳도 출입문이 있는 정면을 제외한 곳곳이 낙서 투성입니다.

낙서 대부분은 관람객들이 자신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쓴 이름이거나 사랑고백 등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이처럼 무심코 저지른 장난이지만 문화재에게 치명적일 수 잇습니다.

신선이 하늘을 나는 형상의 아름다운 벽화가 있어 보물로 지정된 신흥사 대광전.

사람의 손길을 많이 탄 벽화 아랫 부분은 훼손이 심해져 결국 지난 1989년 덧칠 공사를 하는 바람에 벽화 일부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보물이고 문화재인데, 이렇게 낙서가 돼 있어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낙서는 분명한 문화재 훼손 행위로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3년 이상의 실형에 처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 "본인에게는 큰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후손에게는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준다는 인식을 가지고 자제했으면..."

문화재를 단순한 '볼거리'로 여기는 풍조를 넘어 그 가치와 개방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식전환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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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된 시민의식…낙서로 문화재 ‘몸살’
    • 입력 2008-02-20 06:28:36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국보1 호 숭례문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국보급 문화재가 관람객들을 위해 개방되고 있지만, 정작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크게 부족합니다. 낙서를 비롯한 각종 훼손행위로 문화재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실태를 홍정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3층 법당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금산사 미륵전입니다. 그 정교한 화려함에 눈길을 빼앗기는 것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면 어지럽게 새겨진 온갖 낙서가 회벽에 가득합니다.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깊이 파였는가 하면 윗면의 탱화까지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안 돼 있으면 손을 안 댈텐데, 한 번 생기 면 자기도 한번 하고 싶은 마음에..." 올해로 세워진 지 꼭 7백년이 된 수덕사 대웅전. 이곳도 출입문이 있는 정면을 제외한 곳곳이 낙서 투성입니다. 낙서 대부분은 관람객들이 자신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쓴 이름이거나 사랑고백 등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이처럼 무심코 저지른 장난이지만 문화재에게 치명적일 수 잇습니다. 신선이 하늘을 나는 형상의 아름다운 벽화가 있어 보물로 지정된 신흥사 대광전. 사람의 손길을 많이 탄 벽화 아랫 부분은 훼손이 심해져 결국 지난 1989년 덧칠 공사를 하는 바람에 벽화 일부가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보물이고 문화재인데, 이렇게 낙서가 돼 있어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낙서는 분명한 문화재 훼손 행위로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3년 이상의 실형에 처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인터뷰> "본인에게는 큰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후손에게는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준다는 인식을 가지고 자제했으면..." 문화재를 단순한 '볼거리'로 여기는 풍조를 넘어 그 가치와 개방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식전환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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