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시대’ 시장 상황과 전망

입력 2008.02.20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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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불안이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19일(현지시간)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 100.1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배럴 당 100.01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처음으로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이날 하루에만 배럴 당 4.51달러, 4.7%나 급등하면서 단숨에 100달러를 넘어서자 시장은 그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일단 이날 급등세의 원인을 복합적인 공급 감소 우려에서 찾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 회의에서 감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텍사스 빅스프링에 있는 앨론USA의 정유소가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잠재해 있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골람 노자리 석유장관은 OPEC이 3월에 감산을 하는 것은 거의 매년 일상화돼 있다고 말해 다음달 5일 회의에서 감산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OPEC 의장인 차키브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도 최근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와 함께 하루 7만배럴을 생산하는 텍사스주의 앨론USA 정유소가 지난 주말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고 발레로 에너지의 델라웨어 정유소가 전력 문제로 가동 중단되는 등 정유사들의 잇따른 가동중단도 악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에 대한 5대 석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치안 악화로 원유 생산이 최대 하루 100만배럴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들도 공급차질 우려를 키웠으며 미 달러화 가치 하락도 원유 등 상품투자에 자금을 몰리도록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나타난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공포로 바뀌면서 연방준비은행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신용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세계 최대의 원유소비시장인 미국의 원유수요 감소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WTI 가격은 올해 첫 거래일에 배럴 당 100달러를 장중 돌파한 뒤 다음날에도 장중에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이달 초에는 배럴 달 9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선물거래업체인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부사장은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가의 급등세에 대해 "그저 놀라울 뿐"이라면서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경제가 원유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WTRG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급등세가 OPEC의 감산 가능성에 기인한 바 크지만 다음달 5일 OPEC 회의가 열릴 때 국제유가가 배럴 당 90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OPEC이 감산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제전문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석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2분기가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WTI 가격은 지난 7일 배럴 당 88.11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가운데 6일에 걸쳐 상승하면서 배럴 당 근 10달러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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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100달러 시대’ 시장 상황과 전망
    • 입력 2008-02-20 06:29:15
    연합뉴스
미국의 경제불안이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19일(현지시간)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 100.1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배럴 당 100.01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처음으로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이날 하루에만 배럴 당 4.51달러, 4.7%나 급등하면서 단숨에 100달러를 넘어서자 시장은 그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일단 이날 급등세의 원인을 복합적인 공급 감소 우려에서 찾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 회의에서 감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텍사스 빅스프링에 있는 앨론USA의 정유소가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잠재해 있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골람 노자리 석유장관은 OPEC이 3월에 감산을 하는 것은 거의 매년 일상화돼 있다고 말해 다음달 5일 회의에서 감산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OPEC 의장인 차키브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도 최근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와 함께 하루 7만배럴을 생산하는 텍사스주의 앨론USA 정유소가 지난 주말 폭발사고로 가동이 중단되고 발레로 에너지의 델라웨어 정유소가 전력 문제로 가동 중단되는 등 정유사들의 잇따른 가동중단도 악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에 대한 5대 석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치안 악화로 원유 생산이 최대 하루 100만배럴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들도 공급차질 우려를 키웠으며 미 달러화 가치 하락도 원유 등 상품투자에 자금을 몰리도록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나타난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공포로 바뀌면서 연방준비은행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신용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세계 최대의 원유소비시장인 미국의 원유수요 감소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WTI 가격은 올해 첫 거래일에 배럴 당 100달러를 장중 돌파한 뒤 다음날에도 장중에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이달 초에는 배럴 달 9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선물거래업체인 알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부사장은 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가의 급등세에 대해 "그저 놀라울 뿐"이라면서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경제가 원유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WTRG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급등세가 OPEC의 감산 가능성에 기인한 바 크지만 다음달 5일 OPEC 회의가 열릴 때 국제유가가 배럴 당 90달러 선을 유지한다면 OPEC이 감산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제전문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석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2분기가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WTI 가격은 지난 7일 배럴 당 88.11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가운데 6일에 걸쳐 상승하면서 배럴 당 근 10달러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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