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2번의 후회, 이젠 반복 없다!”

입력 2008.02.20 (08:49) 수정 2008.02.20 (09: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럽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뒤 선수들을 잡아놓고 회복훈련을 시켰어야 했다. 그리고 부상 당한 홍명보의 대타를 시드니올림픽에 준비했어야 했다."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허정무(53) 대표팀 감독.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대표팀을 지휘했던 그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7년 만에 한국축구의 수장으로 돌아왔다.
허 감독은 과거 재임 기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에서 탈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조별리그 통과 실패 및 레바논 아시안컵 3위 등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가장 후회스러웠던 점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한.일전 패배와 관련된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축구 수비의 대명사 홍명보 현 올림픽대표팀 코치에 관한 것이다. 허 감독과 함께 그 때로 되돌아가 보자.

◇후회 하나= 한.일전 패배

1999년 9월, 한국은 일본과 두 차례 올림픽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가졌다.
도쿄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1-4로 참패했고, 이어 같은 달 27일 잠실에서 벌인 2차전에서도 0-1로 무릎꿇었다. 이전까지 올림픽팀 간 맞대결에서 한국은 일본에 3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대표팀은 일본과 친선경기 직전인 그해 8월 유럽에서 20여 일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전훈 중 시드니올림픽 유럽예선을 1위로 통과한 체코와 평가전에서 4-1로 승리하는 등 3승1무를 기록했다.
허 감독은 "체코 감독이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라'고 격려했을 만큼 우리의 전력이 좋았다. 이영표(토트넘)도 지난번 대표팀 소집 때 '그때 팀이 가장 강했던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훈에서 돌아온 뒤 대학생이 주축이었던 당시 대표팀 선수들을 소속 팀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회복훈련을 했어야 하는데 대회를 앞둔 대학들의 반대가 빗발쳐 선수들은 소속 팀으로 돌아갔다.
인조잔디가 깔린 효창구장에서, 그것도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 대회를 뛴 대표 선수들은 일본 출국 사흘 전 재소집됐다.
허 감독은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 그 때 무조건 잡아놓고 몸 상태를 회복시켜야 했다. 일본 원정에서 선수들은 마음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 경기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후회 둘= 홍명보 대타

허 감독은 시드니 올림픽 와일드 카드로 '수비의 핵'인 홍명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홍명보는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대표팀은 시드니 출국 전 국내에서 나이지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는데 그때 홍명보가 장딴지를 다쳤다.
허 감독은 "선수 본인도, 의료진도 괜찮다고 해서 홍명보를 데려갔다. 하지만 만일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홍명보가 경기 이틀 전에 안 되겠다고 그러더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허 감독은 이어 "홍명보의 대타를 한 명 시드니로 데려가 같이 호흡을 맞췄어야 했다. 급히 강철을 불러들였고, 그는 경기 전날 도착해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굉장히 후회되는 장면이었다"고 털어놓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허정무 “2번의 후회, 이젠 반복 없다!”
    • 입력 2008-02-20 08:43:23
    • 수정2008-02-20 09:18:38
    연합뉴스
"유럽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뒤 선수들을 잡아놓고 회복훈련을 시켰어야 했다. 그리고 부상 당한 홍명보의 대타를 시드니올림픽에 준비했어야 했다."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허정무(53) 대표팀 감독.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대표팀을 지휘했던 그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7년 만에 한국축구의 수장으로 돌아왔다. 허 감독은 과거 재임 기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에서 탈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조별리그 통과 실패 및 레바논 아시안컵 3위 등 성적이 좋지 못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가장 후회스러웠던 점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한.일전 패배와 관련된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축구 수비의 대명사 홍명보 현 올림픽대표팀 코치에 관한 것이다. 허 감독과 함께 그 때로 되돌아가 보자. ◇후회 하나= 한.일전 패배 1999년 9월, 한국은 일본과 두 차례 올림픽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가졌다. 도쿄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1-4로 참패했고, 이어 같은 달 27일 잠실에서 벌인 2차전에서도 0-1로 무릎꿇었다. 이전까지 올림픽팀 간 맞대결에서 한국은 일본에 3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대표팀은 일본과 친선경기 직전인 그해 8월 유럽에서 20여 일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전훈 중 시드니올림픽 유럽예선을 1위로 통과한 체코와 평가전에서 4-1로 승리하는 등 3승1무를 기록했다. 허 감독은 "체코 감독이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라'고 격려했을 만큼 우리의 전력이 좋았다. 이영표(토트넘)도 지난번 대표팀 소집 때 '그때 팀이 가장 강했던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훈에서 돌아온 뒤 대학생이 주축이었던 당시 대표팀 선수들을 소속 팀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회복훈련을 했어야 하는데 대회를 앞둔 대학들의 반대가 빗발쳐 선수들은 소속 팀으로 돌아갔다. 인조잔디가 깔린 효창구장에서, 그것도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 대회를 뛴 대표 선수들은 일본 출국 사흘 전 재소집됐다. 허 감독은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 그 때 무조건 잡아놓고 몸 상태를 회복시켜야 했다. 일본 원정에서 선수들은 마음은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 경기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후회 둘= 홍명보 대타 허 감독은 시드니 올림픽 와일드 카드로 '수비의 핵'인 홍명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홍명보는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대표팀은 시드니 출국 전 국내에서 나이지리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는데 그때 홍명보가 장딴지를 다쳤다. 허 감독은 "선수 본인도, 의료진도 괜찮다고 해서 홍명보를 데려갔다. 하지만 만일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홍명보가 경기 이틀 전에 안 되겠다고 그러더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허 감독은 이어 "홍명보의 대타를 한 명 시드니로 데려가 같이 호흡을 맞췄어야 했다. 급히 강철을 불러들였고, 그는 경기 전날 도착해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굉장히 후회되는 장면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