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무승부’ 다음 달 평양서 만나자!

입력 2008.02.20 (23:39) 수정 2008.02.2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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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자 2차전이 열린 20일 오후 중국 충칭의 올림픽스포츠센터. 남과 북이 그라운드에 마주 섰다.
앞서 열린 중국-일본전(일본 1-0 승)에는 5만 명 가까운 관중이 들어찼지만 경기가 끝나자 한국과 1차전(2-3 패)에 이어 또 자국 대표팀의 패배를 지켜본 중국 관중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남북은 3월26일 평양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을 치러야 하지만 국기, 국가 문제 등으로 대회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날 남북 선수들은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린 경기장에서 정상적인 국가 연주 후 자웅을 겨뤘다.
공한증을 다시 한번 맛본 중국 관중은 일방적으로 북한을 응원했다. 반일감정이 심한 중국 팬은 지난 27일 북한-일본전 때도 북한을 응원했다.
한국에서 건너와 중국과 첫 경기부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온 10명 안쪽의 붉은악마가 50여 명의 교민들을 이끌고 맞섰다.
전반 20분 염기훈의 그림 같은 프리킥 선제골이 터지자 중국 관중도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앞선 일본전에서 패하자 일부 성난 팬이 경기장 내로 물병을 던지는 등 작은 소란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 관중은 지난 27일 한국과 첫 경기에서도 자국 대표팀이 패했지만 경기장을 떠나는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관중의 함성은 특히 북한 공격의 핵이자 1차전에서 선제골로 일본을 꺾을 뻔 했던 정대세(가와사키)가 공을 잡으면 더욱 커졌다. 후반 정대세가 동점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월드컵 에선 전초전을 가진 남북은 한치 양보 없는 싸움으로 결국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북한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수 박철진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고도 균형을 되찾아오는 저력을 보여줘 다음날 월드컵 예선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허탈해 하는 한국 선수들 사이로 북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지나갔다. 남북 선수들은 센터서클에 모여 관중석을 향해 인사한 뒤 서로 악수를 나눴다.
다음달 평양에서 진짜 승부를 기약하면서 그들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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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쉬운 무승부’ 다음 달 평양서 만나자!
    • 입력 2008-02-20 23:36:37
    • 수정2008-02-21 01:49:21
    연합뉴스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자 2차전이 열린 20일 오후 중국 충칭의 올림픽스포츠센터. 남과 북이 그라운드에 마주 섰다. 앞서 열린 중국-일본전(일본 1-0 승)에는 5만 명 가까운 관중이 들어찼지만 경기가 끝나자 한국과 1차전(2-3 패)에 이어 또 자국 대표팀의 패배를 지켜본 중국 관중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남북은 3월26일 평양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을 치러야 하지만 국기, 국가 문제 등으로 대회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날 남북 선수들은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린 경기장에서 정상적인 국가 연주 후 자웅을 겨뤘다. 공한증을 다시 한번 맛본 중국 관중은 일방적으로 북한을 응원했다. 반일감정이 심한 중국 팬은 지난 27일 북한-일본전 때도 북한을 응원했다. 한국에서 건너와 중국과 첫 경기부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온 10명 안쪽의 붉은악마가 50여 명의 교민들을 이끌고 맞섰다. 전반 20분 염기훈의 그림 같은 프리킥 선제골이 터지자 중국 관중도 탄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앞선 일본전에서 패하자 일부 성난 팬이 경기장 내로 물병을 던지는 등 작은 소란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 관중은 지난 27일 한국과 첫 경기에서도 자국 대표팀이 패했지만 경기장을 떠나는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관중의 함성은 특히 북한 공격의 핵이자 1차전에서 선제골로 일본을 꺾을 뻔 했던 정대세(가와사키)가 공을 잡으면 더욱 커졌다. 후반 정대세가 동점골을 성공시키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 했다. 월드컵 에선 전초전을 가진 남북은 한치 양보 없는 싸움으로 결국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북한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수 박철진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고도 균형을 되찾아오는 저력을 보여줘 다음날 월드컵 예선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허탈해 하는 한국 선수들 사이로 북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지나갔다. 남북 선수들은 센터서클에 모여 관중석을 향해 인사한 뒤 서로 악수를 나눴다. 다음달 평양에서 진짜 승부를 기약하면서 그들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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