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골 결정력·허술한 수비’ 숙제

입력 2008.02.20 (23:59) 수정 2008.02.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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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전술과 골 마무리, 역습에 대처하는 포백(4-back)의 조직력에서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 한판 승부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0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치러진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수적 우위에서도 불구, 한 차례 역습에 무너지며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1차전에서 스리백을 내세운 3-4-3 전술을 사용했던 허정무호는 북한전을 맞아 4-3-3 전술을 썼지만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루트의 단순함과 아직 무르익지 않은 포백 라인의 역습 대처능력 부족에 이길 수 있었던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밀집전술 뚫기 '실패작'

한국을 상대한 북한은 정대세(가와사키)를 전방 스트라이커로 깊숙이 포진시킨 뒤 나머지 선수들을 대부분 중앙선 밑으로 내려 세운 전형적인 수비 축구로 나섰다.
밀집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허정무 감독이 내세운 전술은 187㎝의 장신 공격수 고기구를 타깃맨으로 내세워 좌우에 발이 빠른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의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고공 축구였다.
포백 전술에서 좌우 측면 날개와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이뤄지지 못하면 전방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수에 고립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좌우 윙백으로 나선 곽희주(수원)와 이상호(제주)의 공격 가담이 부진하면서 포백 전술의 장점을 살려내지 못했다.
최진한 동북고 감독은 "밀집된 수비를 뚫기 위해선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수비를 끌어내고 측면 요원들의 활발한 돌파가 병행돼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비록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전에 윙백의 오버래핑이 부진했던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영원한 숙제 '골 결정력과 수비 조직력'

한국은 전반 20분 염기훈의 개인기를 통해 프리킥을 얻어내고 스스로 골을 만들어 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구나 후반 초반 북한의 퇴장으로 수적으로 앞선 유리한 상황에서 후반 27분 한 차례 역습에 허무하게 포백라인이 무너지면서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강민수(전북)와 곽태휘(전남)가 순간적으로 '1자 라인'이 되면서 역습에 대비한 커버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서 정대세의 스피드에 밀려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포백에 대한 적응 부족이 불러온 안타까운 결과인 셈이다.
더불어 전반 40분 강민수의 단독 골 찬스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이근호가 맞은 완벽한 골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 것도 허탈한 무승부를 부르고 말았다.
한편 후반 시작과 함께 곽희주를 대신해 공격 가담이 좋은 박원재(포항)를 투입한 것은 코칭스태프의 좋은 판단이었지만 김남일(빗셀 고베)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인 황지수(포항)를 넣어 안정된 수비를 고집했던 전략은 전략은 아쉽기만 하다.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이관우를 빼고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에 능한 오장은(울산)을 넣은 것 역시 공격 강화를 기대했던 축구 팬들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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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무호 ‘골 결정력·허술한 수비’ 숙제
    • 입력 2008-02-20 23:55:39
    • 수정2008-02-21 01:50:47
    연합뉴스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전술과 골 마무리, 역습에 대처하는 포백(4-back)의 조직력에서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 한판 승부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20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치러진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수적 우위에서도 불구, 한 차례 역습에 무너지며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1차전에서 스리백을 내세운 3-4-3 전술을 사용했던 허정무호는 북한전을 맞아 4-3-3 전술을 썼지만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공격루트의 단순함과 아직 무르익지 않은 포백 라인의 역습 대처능력 부족에 이길 수 있었던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밀집전술 뚫기 '실패작' 한국을 상대한 북한은 정대세(가와사키)를 전방 스트라이커로 깊숙이 포진시킨 뒤 나머지 선수들을 대부분 중앙선 밑으로 내려 세운 전형적인 수비 축구로 나섰다. 밀집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허정무 감독이 내세운 전술은 187㎝의 장신 공격수 고기구를 타깃맨으로 내세워 좌우에 발이 빠른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의 측면 크로스를 활용한 고공 축구였다. 포백 전술에서 좌우 측면 날개와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이뤄지지 못하면 전방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수에 고립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좌우 윙백으로 나선 곽희주(수원)와 이상호(제주)의 공격 가담이 부진하면서 포백 전술의 장점을 살려내지 못했다. 최진한 동북고 감독은 "밀집된 수비를 뚫기 위해선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수비를 끌어내고 측면 요원들의 활발한 돌파가 병행돼야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비록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전에 윙백의 오버래핑이 부진했던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영원한 숙제 '골 결정력과 수비 조직력' 한국은 전반 20분 염기훈의 개인기를 통해 프리킥을 얻어내고 스스로 골을 만들어 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구나 후반 초반 북한의 퇴장으로 수적으로 앞선 유리한 상황에서 후반 27분 한 차례 역습에 허무하게 포백라인이 무너지면서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강민수(전북)와 곽태휘(전남)가 순간적으로 '1자 라인'이 되면서 역습에 대비한 커버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서 정대세의 스피드에 밀려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포백에 대한 적응 부족이 불러온 안타까운 결과인 셈이다. 더불어 전반 40분 강민수의 단독 골 찬스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이근호가 맞은 완벽한 골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 것도 허탈한 무승부를 부르고 말았다. 한편 후반 시작과 함께 곽희주를 대신해 공격 가담이 좋은 박원재(포항)를 투입한 것은 코칭스태프의 좋은 판단이었지만 김남일(빗셀 고베)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인 황지수(포항)를 넣어 안정된 수비를 고집했던 전략은 전략은 아쉽기만 하다.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이관우를 빼고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에 능한 오장은(울산)을 넣은 것 역시 공격 강화를 기대했던 축구 팬들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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