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100만 돌파…여전히 ‘절실’

입력 2008.02.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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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국내외에 큰 감동을 주었는데... 오늘 태안 지역을 찾은 자원봉사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고 초기보다 열기가 많이 식어 아직도 도움이 절실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양지우 기자가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차가운 바닷바람도 마다하지 않으며 기름 제거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 봉사자들.

해변을 뒤덮다시피한 자원 봉사의 물결은 온국민을 감동시켰고, 외국 언론들까지 '기적'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사고 후 70여 일.

기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자원봉사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태안으로 몰려 와 묵묵히 기름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아름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또 오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친구들하고 같이 올겁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오늘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100만번째 봉사자는 인천에서 온 박무동씨.

지난해 12월에도 이곳을 다녀갔던 박씨는, 기념품으로 받은 쌀 100kg을 태안군민을 위해 써달라며 되돌려 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박무동 (인천시 연수동):"다른 분들도 다 고생했는데 저만 이런 상을 받으니까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지켜보는 현지 주민들의 마음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안을 찾는 자원봉사자 수는 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엔 하루 2,3만 명 선이었지만, 갈수록 줄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3,4천 명 안팎으로 급감했습니다.

<인터뷰>최승자 (태안군청 복지과 여성아동계장):"이곳 모항의 경우 많을 때는 하루 5,6천 명이었는데 오늘은 280명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깨끗해진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소개된데다, 숭례문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옮겨져 자원봉사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안의 현실은 아직 참담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해진 모래사장도 조금만 파면 기름기가 배어나오는 등 제대로 된 복구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인터뷰>국중석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해수욕장 주민):"앞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땅속에 있는 기름이 다 녹아서 흘러나올 겁니다. 그러면 4월쯤 다시 재앙이 올 것입니다."

<인터뷰>송천구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이렇게 닦는다고 기름이 안나오는 게 아닙니다. 또 나옵니다. 일손은 무궁무진하게 필요합니다."

특히 아무리 최첨단 방제 장비를 동원한다고 해도 마무리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고 방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를 감동시킨 자원봉사의 물결이 진정한 '태안의 기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보태달라고 태안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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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봉사자 100만 돌파…여전히 ‘절실’
    • 입력 2008-02-21 20:22:37
    뉴스타임
<앵커 멘트>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국내외에 큰 감동을 주었는데... 오늘 태안 지역을 찾은 자원봉사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고 초기보다 열기가 많이 식어 아직도 도움이 절실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양지우 기자가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차가운 바닷바람도 마다하지 않으며 기름 제거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 봉사자들. 해변을 뒤덮다시피한 자원 봉사의 물결은 온국민을 감동시켰고, 외국 언론들까지 '기적'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사고 후 70여 일. 기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자원봉사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태안으로 몰려 와 묵묵히 기름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아름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또 오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친구들하고 같이 올겁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이 오늘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100만번째 봉사자는 인천에서 온 박무동씨. 지난해 12월에도 이곳을 다녀갔던 박씨는, 기념품으로 받은 쌀 100kg을 태안군민을 위해 써달라며 되돌려 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박무동 (인천시 연수동):"다른 분들도 다 고생했는데 저만 이런 상을 받으니까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지켜보는 현지 주민들의 마음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자원봉사자 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안을 찾는 자원봉사자 수는 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엔 하루 2,3만 명 선이었지만, 갈수록 줄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3,4천 명 안팎으로 급감했습니다. <인터뷰>최승자 (태안군청 복지과 여성아동계장):"이곳 모항의 경우 많을 때는 하루 5,6천 명이었는데 오늘은 280명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은 깨끗해진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소개된데다, 숭례문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옮겨져 자원봉사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안의 현실은 아직 참담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해진 모래사장도 조금만 파면 기름기가 배어나오는 등 제대로 된 복구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인터뷰>국중석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해수욕장 주민):"앞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땅속에 있는 기름이 다 녹아서 흘러나올 겁니다. 그러면 4월쯤 다시 재앙이 올 것입니다." <인터뷰>송천구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이렇게 닦는다고 기름이 안나오는 게 아닙니다. 또 나옵니다. 일손은 무궁무진하게 필요합니다." 특히 아무리 최첨단 방제 장비를 동원한다고 해도 마무리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고 방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를 감동시킨 자원봉사의 물결이 진정한 '태안의 기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보태달라고 태안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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