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역사의 땅’ 충칭 결의 무산

입력 2008.02.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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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다툴 한.일전이 열린 23일 오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경기 전 라커룸에서 결전을 준비하며 마지막으로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파이팅을 외쳤다.
허 감독은 " 한 주 뒤면 3.1절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날 "가능하다면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자극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이번 대결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각오도 돼 있다. 그라운드에서 땀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쏟고 나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허 감독이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충칭은 일제 치하에서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가 들어섰던 곳이다.
충칭시 롄화츠(蓮花池) 38호에 보존돼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상하이(上海)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 이후 일제의 추격을 피해 이동한 거점 중 마지막 장소다.
충칭 임부정부 청사에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독립 투쟁 활동 등 각종 자료를 비롯해 김구 주석의 흉상, 집무실 등이 전시돼 있다.
한.일전 하루 전날인 22일 오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이영무 기술위원장 등이 한국 선수단 대표로 충칭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다.
10분 정도 되는 관련 동영상과 청사를 둘러보며 느낀 것이 있었던 이들은 한.일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한번쯤 청사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뜻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전했다.
하지만 청사가 오후 6시(한국시간)까지만 개방되는 데다 대표팀 훈련 일정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23일은 경기일이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17명이 한국에서 추가로 날아와 25명으로 늘어난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은 23일 낮 태극전사들 대신 임시정부청사를 찾아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들은 경기장을 찾아 교민 등 200여 명과 함께 뜨거운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충칭에서 마지막 밤. 태극전사들은 반드시 일본을 꺾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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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무호 ‘역사의 땅’ 충칭 결의 무산
    • 입력 2008-02-23 21:05:34
    연합뉴스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다툴 한.일전이 열린 23일 오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경기 전 라커룸에서 결전을 준비하며 마지막으로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파이팅을 외쳤다. 허 감독은 " 한 주 뒤면 3.1절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날 "가능하다면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자극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이번 대결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각오도 돼 있다. 그라운드에서 땀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쏟고 나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허 감독이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충칭은 일제 치하에서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가 들어섰던 곳이다. 충칭시 롄화츠(蓮花池) 38호에 보존돼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상하이(上海)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 이후 일제의 추격을 피해 이동한 거점 중 마지막 장소다. 충칭 임부정부 청사에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독립 투쟁 활동 등 각종 자료를 비롯해 김구 주석의 흉상, 집무실 등이 전시돼 있다. 한.일전 하루 전날인 22일 오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이영무 기술위원장 등이 한국 선수단 대표로 충칭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다. 10분 정도 되는 관련 동영상과 청사를 둘러보며 느낀 것이 있었던 이들은 한.일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한번쯤 청사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뜻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전했다. 하지만 청사가 오후 6시(한국시간)까지만 개방되는 데다 대표팀 훈련 일정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23일은 경기일이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17명이 한국에서 추가로 날아와 25명으로 늘어난 붉은악마 원정 응원단은 23일 낮 태극전사들 대신 임시정부청사를 찾아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들은 경기장을 찾아 교민 등 200여 명과 함께 뜨거운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충칭에서 마지막 밤. 태극전사들은 반드시 일본을 꺾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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