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새 얼굴 새 판짜기’ 희망 봤다

입력 2008.02.24 (09:22) 수정 2008.02.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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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출범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 우승과 더불어 젊은 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나선 허정무호는 국내파 중심으로 꾸려진 사실상 2진급의 전력이었지만 매 경기 선제골을 넣으며 1승2무, 무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무엇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준비를 위해 팀을 재건 중인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젊고 경험이 없던 새 얼굴로 '새 판'을 짜는 데 성공해 이들의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해외파 주축 선수들 합류시 상승 효과까지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집중력 저하로 인한 수비 불안과 같은 고질적인 과제도 동시에 되풀이 됐다.
동아시아대회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새 얼굴.젊은 피, 가능성 보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2명 중 해외파는 올 시즌부터 일본 J-리그에서 뛰게 된 주장 김남일(빗셀고베) 뿐이다. 경험도 보잘 것 없다. 이번 대회 참가 전 A매치를 10회 이상 뛴 선수는 김남일과 김용대(광주), 박주영(서울), 조원희(수원), 염기훈(울산), 이관우(수원) 등 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A매치 경험이 아예 없거나 기껏해야 2-3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그것도 대부분 허정무호 출범 이후 치렀다.
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어리지만 잠재력 있는 새내기와 큰 경기 경험은 부족하지만 재능있는 '중고 신인'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전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출전한데다 부상 등의 이유로 드나듦이 많아 어수선했던 분위기에서도 경기를 나름대로 잘 풀어나간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허 감독은 조용형(제주), 곽태휘(전남), 이종민(울산), 박원재(포항), 조원희(수원) 등의 이름을 열거하며 "젊은 선수들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들의 경쟁력을 검증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허 감독은 "이번에 온 선수들에게도 돌아가면 각각 과제를 줘서 수시로 K-리그를 통해 체크할 것"이라면서 "다른 새 얼굴에도 기회는 언제든지 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대표팀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스리백.포백 적응력 키웠다
허정무 감독은 중국과 1차전에서 3-4-3 전술을, 북한과 2차전에서는 4-3-3 전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는 3-5-2 전술로 맞서는 등 매 경기 큰 틀을 달리했다.
상대가 투톱으로 나온 중국전은 스리백으로, 원톱 정대세를 최전방 깊숙이 배치하는 북한과 대결에는 포백으로 유연하게 변화를 줬다. 상대가 원톱으로 나온 일본전에는 중앙 수비수 둘을 두는 포백이 정석이지만 사이드 풀백 자원이 마땅치 않다며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허 감독은 지난달 30일 칠레와 평가전,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가동하며 다양한 실험을 해 왔다.
허 감독은 "상대 팀,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앞으로도 수비 라인의 변화를 계속 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적응력이 많이 길러졌다"고 나름대로 만족해 했다.
◇세 경기 모두 선제골..결과는 1승2무
한국은 이번 대회 세 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었다. 중국과 첫 경기 전반 42분 박주영을 시작으로, 북한전에서는 전반 20분 염기훈, 일본전에서는 전반 14분 또 다시 염기훈이 먼저 상대 골문을 열었다.
허정무호는 해외파가 빠지고 대회 전 정조국(서울)과 조재진(전북) 등의 부상에 이어 충칭에 온 뒤로도 박주영과 고기구(전남) 등 스트라이커 자원들이 다쳐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악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 경기 선제골로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과는 1승2무였다. 북한과 일본과는 비겼고, 중국전에서는 역전까지 허용한 뒤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리드를 잡아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해 허 감독도 아쉬워 했다. 그는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과 노련하게 경기를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주장 김남일이 부상으로 북한과 2차전부터 반 경기 정도씩 밖에 뛰지 못하긴 했어도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와 원활하지 못했던 역할 분담, 수비진의 대인마크 능력 등은 한국 축구의 여전한 과제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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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호, ‘새 얼굴 새 판짜기’ 희망 봤다
    • 입력 2008-02-24 09:22:45
    • 수정2008-02-24 15:02:05
    연합뉴스
허정무호가 출범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 우승과 더불어 젊은 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나선 허정무호는 국내파 중심으로 꾸려진 사실상 2진급의 전력이었지만 매 경기 선제골을 넣으며 1승2무, 무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무엇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준비를 위해 팀을 재건 중인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젊고 경험이 없던 새 얼굴로 '새 판'을 짜는 데 성공해 이들의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해외파 주축 선수들 합류시 상승 효과까지 가늠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집중력 저하로 인한 수비 불안과 같은 고질적인 과제도 동시에 되풀이 됐다. 동아시아대회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새 얼굴.젊은 피, 가능성 보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2명 중 해외파는 올 시즌부터 일본 J-리그에서 뛰게 된 주장 김남일(빗셀고베) 뿐이다. 경험도 보잘 것 없다. 이번 대회 참가 전 A매치를 10회 이상 뛴 선수는 김남일과 김용대(광주), 박주영(서울), 조원희(수원), 염기훈(울산), 이관우(수원) 등 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A매치 경험이 아예 없거나 기껏해야 2-3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그것도 대부분 허정무호 출범 이후 치렀다. 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어리지만 잠재력 있는 새내기와 큰 경기 경험은 부족하지만 재능있는 '중고 신인'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전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출전한데다 부상 등의 이유로 드나듦이 많아 어수선했던 분위기에서도 경기를 나름대로 잘 풀어나간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허 감독은 조용형(제주), 곽태휘(전남), 이종민(울산), 박원재(포항), 조원희(수원) 등의 이름을 열거하며 "젊은 선수들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들의 경쟁력을 검증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허 감독은 "이번에 온 선수들에게도 돌아가면 각각 과제를 줘서 수시로 K-리그를 통해 체크할 것"이라면서 "다른 새 얼굴에도 기회는 언제든지 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대표팀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스리백.포백 적응력 키웠다 허정무 감독은 중국과 1차전에서 3-4-3 전술을, 북한과 2차전에서는 4-3-3 전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는 3-5-2 전술로 맞서는 등 매 경기 큰 틀을 달리했다. 상대가 투톱으로 나온 중국전은 스리백으로, 원톱 정대세를 최전방 깊숙이 배치하는 북한과 대결에는 포백으로 유연하게 변화를 줬다. 상대가 원톱으로 나온 일본전에는 중앙 수비수 둘을 두는 포백이 정석이지만 사이드 풀백 자원이 마땅치 않다며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허 감독은 지난달 30일 칠레와 평가전,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가동하며 다양한 실험을 해 왔다. 허 감독은 "상대 팀,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앞으로도 수비 라인의 변화를 계속 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적응력이 많이 길러졌다"고 나름대로 만족해 했다. ◇세 경기 모두 선제골..결과는 1승2무 한국은 이번 대회 세 경기 모두 선제골을 넣었다. 중국과 첫 경기 전반 42분 박주영을 시작으로, 북한전에서는 전반 20분 염기훈, 일본전에서는 전반 14분 또 다시 염기훈이 먼저 상대 골문을 열었다. 허정무호는 해외파가 빠지고 대회 전 정조국(서울)과 조재진(전북) 등의 부상에 이어 충칭에 온 뒤로도 박주영과 고기구(전남) 등 스트라이커 자원들이 다쳐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악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매 경기 선제골로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과는 1승2무였다. 북한과 일본과는 비겼고, 중국전에서는 역전까지 허용한 뒤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리드를 잡아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해 허 감독도 아쉬워 했다. 그는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과 노련하게 경기를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주장 김남일이 부상으로 북한과 2차전부터 반 경기 정도씩 밖에 뛰지 못하긴 했어도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와 원활하지 못했던 역할 분담, 수비진의 대인마크 능력 등은 한국 축구의 여전한 과제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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