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고희진, 위기에서 더 빛난다

입력 2008.02.24 (17:10) 수정 2008.02.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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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역전패할 뻔 했는데 고희진 때문에 간신히 살았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사령탑인 신치용 감독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1 승리를 지휘한 뒤 최고의 수훈 선수로 센터 고희진(28)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득점에서는 외국인 선수 안젤코 추크가 28점으로 가장 많았지만 15점을 사냥한 고희진이 승부처에서 블로킹과 속공으로 대한항공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야 선두를 굳히며 LIG손해보험(27일), 현대캐피탈(3월1일)과 경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결정지을 수 총력전을 다짐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20일 LIG손해보험에 0-3으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이날 경기까지 내주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가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고희진의 승부사적 기질이 빛났다.
부상 때문에 남들보다 배구 입문이 늦었던 고희진은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강한 투지로 무장했고 정신력을 가다듬으려고 득점을 할 때마다 코트를 전속력으로 달리며 팔을 휘젓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은퇴한 김세진과 신진식을 빼고는 선수 중 가장 승부욕과 투지가 좋은 선수가 고희진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희진이를 본받으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희진이의 세리머니가 다른 선수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치켜세운 고희진의 활약이 가장 빛을 발한 건 세트 스코어 2-1로 쫓긴 4세트.
삼성화재는 3, 4라운드에 풀세트 접전을 펼친 대한항공에 모두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이 세트를 내주면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는 위기였다.
4세트 19-20으로 끌려가다 신선호의 속공으로 균형을 맞춘 삼성화재를 벼랑 끝에서 구해낸 해결사는 고희진이었다.
고희진은 상대 주포인 신영수와 보비의 오픈 스파이크를 잇따라 가로막으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이어 23-22에서 전광석화 같은 속공으로 대한항공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꺾은 고희진은 24-23 세트 포인트에서도 또 한 번 날카로운 속공을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희진은 "고교 시절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했고 블로킹을 성공하면 코트 바닥에 머리를 찧을 정도로 심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큰 액션을 해야 힘이 나고 긴장이 돼서 경기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세트 속공을 두 번 연속 실패해 4세트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최)태웅이 형이 좋은 공을 올려줬고 과감하게 한 게 득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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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사’ 고희진, 위기에서 더 빛난다
    • 입력 2008-02-24 17:10:00
    • 수정2008-02-24 17:11:11
    연합뉴스
"또 역전패할 뻔 했는데 고희진 때문에 간신히 살았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사령탑인 신치용 감독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3-1 승리를 지휘한 뒤 최고의 수훈 선수로 센터 고희진(28)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득점에서는 외국인 선수 안젤코 추크가 28점으로 가장 많았지만 15점을 사냥한 고희진이 승부처에서 블로킹과 속공으로 대한항공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야 선두를 굳히며 LIG손해보험(27일), 현대캐피탈(3월1일)과 경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결정지을 수 총력전을 다짐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20일 LIG손해보험에 0-3으로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이날 경기까지 내주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가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배수의 진을 친 상황이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고희진의 승부사적 기질이 빛났다. 부상 때문에 남들보다 배구 입문이 늦었던 고희진은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강한 투지로 무장했고 정신력을 가다듬으려고 득점을 할 때마다 코트를 전속력으로 달리며 팔을 휘젓는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은퇴한 김세진과 신진식을 빼고는 선수 중 가장 승부욕과 투지가 좋은 선수가 고희진이다. 우리 선수들에게 ‘희진이를 본받으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희진이의 세리머니가 다른 선수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치켜세운 고희진의 활약이 가장 빛을 발한 건 세트 스코어 2-1로 쫓긴 4세트. 삼성화재는 3, 4라운드에 풀세트 접전을 펼친 대한항공에 모두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이 세트를 내주면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는 위기였다. 4세트 19-20으로 끌려가다 신선호의 속공으로 균형을 맞춘 삼성화재를 벼랑 끝에서 구해낸 해결사는 고희진이었다. 고희진은 상대 주포인 신영수와 보비의 오픈 스파이크를 잇따라 가로막으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이어 23-22에서 전광석화 같은 속공으로 대한항공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꺾은 고희진은 24-23 세트 포인트에서도 또 한 번 날카로운 속공을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희진은 "고교 시절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했고 블로킹을 성공하면 코트 바닥에 머리를 찧을 정도로 심한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큰 액션을 해야 힘이 나고 긴장이 돼서 경기가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세트 속공을 두 번 연속 실패해 4세트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최)태웅이 형이 좋은 공을 올려줬고 과감하게 한 게 득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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