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수학이 만났다” ‘농업수학’ 발간

입력 2008.02.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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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박사인 누나와 농학박사인 동생이 농업과 수학을 접목시킨 대학교재를 만들어 내 화제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엄기철(55) 박사와 경북 위덕대 컴퓨터공학부 엄경련(56) 교수 남매로 이들은 농업 기초연구에 필요한 사례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대학 농업수학'(도서출판 대운)을 집필, 25일 발간했다.
지금까지 대학에서 기초 수학을 가르치기 위한 '대학수학'이나 응용과학 분야의 '공업수학' 교재는 있었지만 농업과 수학이라는 별개의 학문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학문 분야로 탄생시킨 사례는 국내에서 이들 남매가 처음이다.
특히 농업수학은 농업에 포함돼 있는 생물학과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기상학 등의 다양한 예제를 통해 대학원생은 물론 농업을 전공하는 학부생들에게도 쉽게 수학을 통해 농업문제를 해결토록 했으며 이는 농업 기초연구 자료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업수학 함수 분야의 예제 몇 개를 살펴보자.
'30분마다 1회 분열하여 2배의 개수가 되는 박테리아가 있다. 100개의 박테리아가 1억개 이상이 되려면 몇 시간 후인가?',
'매년 새로 육성되는 품종의 생산량 증가율이 매년 2%일 때, 새 품종의 수량성이 현재 품종 수량성의 2배 이상이 되는 것은 몇 년 후인가?'
'벼물바구미의 어떤 종은 28.5℃의 상온과 이상적인 환경상태에서 6일 20시간만에 2배가 된다. 현재 개체수가 1천500마리가 있다면 얼마전에 1천200마리였겠는가?'
농업수학은 농학자들이 연구과정에서 수시로 부딪치는 이같은 수학적 문제를 제시하고 풀이해줌으로써 수학에 대한 깊은 공부를 못했어도 농업연구에 필요한 수학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로 농업적 예제를 동생이 맡고 수학적 해결을 누나가 맡았지만 동생 엄기철 박사도 농진청내에서 손꼽히는 수학통이다.
토양물리학을 전공한 엄기철 박사는 이미 1993년 수학적 계산을 통해 논이 지닌 가치를 측정해냈다. 논이 지닌 홍수조절, 수자원함양, 대기정화, 수질정화 등의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해냈고 이같은 자료는 우리가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농업 협상을 벌일 때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앞세워 급작스런 시장 개방을 막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됐다.
농업수학은 이미 대학쪽에서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기도 안성 국립한경대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농업분야 학과의 교재로 활용키로 했고 충북대와 강원대도 곧 교재로 채택할 계획이다.
2001년 작고한 국내 수학박사 3호인 故 엄상섭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의 자녀인 이들 남매는 "농업에 이토록 다양한 수학적 해결 문제들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오히려 농업에 감사한다(엄 교수)", "농업 연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분야가 수학으로, 수학이라는 학문과 농업 연구의 접목이 시급하다고 느꼈다(엄 박사)"며 서로의 학문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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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과 수학이 만났다” ‘농업수학’ 발간
    • 입력 2008-02-26 08:49:07
    연합뉴스
수학박사인 누나와 농학박사인 동생이 농업과 수학을 접목시킨 대학교재를 만들어 내 화제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엄기철(55) 박사와 경북 위덕대 컴퓨터공학부 엄경련(56) 교수 남매로 이들은 농업 기초연구에 필요한 사례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대학 농업수학'(도서출판 대운)을 집필, 25일 발간했다. 지금까지 대학에서 기초 수학을 가르치기 위한 '대학수학'이나 응용과학 분야의 '공업수학' 교재는 있었지만 농업과 수학이라는 별개의 학문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학문 분야로 탄생시킨 사례는 국내에서 이들 남매가 처음이다. 특히 농업수학은 농업에 포함돼 있는 생물학과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기상학 등의 다양한 예제를 통해 대학원생은 물론 농업을 전공하는 학부생들에게도 쉽게 수학을 통해 농업문제를 해결토록 했으며 이는 농업 기초연구 자료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업수학 함수 분야의 예제 몇 개를 살펴보자. '30분마다 1회 분열하여 2배의 개수가 되는 박테리아가 있다. 100개의 박테리아가 1억개 이상이 되려면 몇 시간 후인가?', '매년 새로 육성되는 품종의 생산량 증가율이 매년 2%일 때, 새 품종의 수량성이 현재 품종 수량성의 2배 이상이 되는 것은 몇 년 후인가?' '벼물바구미의 어떤 종은 28.5℃의 상온과 이상적인 환경상태에서 6일 20시간만에 2배가 된다. 현재 개체수가 1천500마리가 있다면 얼마전에 1천200마리였겠는가?' 농업수학은 농학자들이 연구과정에서 수시로 부딪치는 이같은 수학적 문제를 제시하고 풀이해줌으로써 수학에 대한 깊은 공부를 못했어도 농업연구에 필요한 수학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로 농업적 예제를 동생이 맡고 수학적 해결을 누나가 맡았지만 동생 엄기철 박사도 농진청내에서 손꼽히는 수학통이다. 토양물리학을 전공한 엄기철 박사는 이미 1993년 수학적 계산을 통해 논이 지닌 가치를 측정해냈다. 논이 지닌 홍수조절, 수자원함양, 대기정화, 수질정화 등의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해냈고 이같은 자료는 우리가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농업 협상을 벌일 때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앞세워 급작스런 시장 개방을 막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됐다. 농업수학은 이미 대학쪽에서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기도 안성 국립한경대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농업분야 학과의 교재로 활용키로 했고 충북대와 강원대도 곧 교재로 채택할 계획이다. 2001년 작고한 국내 수학박사 3호인 故 엄상섭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의 자녀인 이들 남매는 "농업에 이토록 다양한 수학적 해결 문제들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오히려 농업에 감사한다(엄 교수)", "농업 연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분야가 수학으로, 수학이라는 학문과 농업 연구의 접목이 시급하다고 느꼈다(엄 박사)"며 서로의 학문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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