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운동의 딸·아내·어머니였던 ‘김락의 삶’

입력 2008.03.01 (08:32) 수정 2008.03.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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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립 운동의 역사가 주로 남성 위주로, 여성의 경우는 신여성 중심으로 기술되다 보니 전통 양반집의 안주인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역사 속에 묻혀 있습니다.

의병 운동의 발상지,경북 안동 지역에서 3대에 걸친 독립 운동을 뒷바라지하고, 3.1 운동에 직접 가담했던 한 여성의 일생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데요.

김 락 지사의 독립 운동을,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1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1919년, 김 락 지사도 태극기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그의 나이 57세. 이미 손자까지 두고 있었습니다.

김 지사는 일본 수비대에 체포됐고, 모진 고문 끝에 두 눈을 잃고 맙니다.

<인터뷰> 김시중(친정집 후손): "멀쩡하던 눈이,50 몇 살까지 멀쩡하던 눈이 일본군한테 갑자기 봉사가 되어 안보이니 오죽했겠습니까"

1862년 태어난 김 지사는 퇴계 이황의 후손인 진성 이씨 가문의 맏며느리로 들어가면서 독립 운동과 연을 맺습니다.

한일합방이 이뤄지자 의병장을 지낸 시아버지 이만도씨는 24일 동안 단식한 끝에 순국했습니다.

남편,이중업과 아들 동흠과 종흠, 맏사위와 둘째 사위도 군자금 모금과 항일 투쟁으로 옥고를 치릅니다.

독립 운동가 1명이 나면 집안이 망한다고 할 정도로 엄혹한 시대, 집안은 좁쌀죽으로 연명할 만큼 피폐해졌습니다.

<인터뷰> 이동석(친가쪽 후손): "대문에 항상 X 자 그려놓고 학교도 못가게 했지요. 어른들 외출하시면 경찰에서 사전에 알고 어디가나 체크하고"

김 지사의 행적은 조선 총독부가 펴낸 '고등 경찰 요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조국은 그에게 독립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인터뷰> 김희곤(안동대 교수): "역사의 뒤안길에서 사라진,주인공이면서 주인공 대접을 받지 못한 여성의 모습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반가의 안주인으로 3대에 걸친 독립 운동의 구심점에 서 있던 김 지사,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일깨웁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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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 운동의 딸·아내·어머니였던 ‘김락의 삶’
    • 입력 2008-03-01 07:31:28
    • 수정2008-03-01 08: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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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립 운동의 역사가 주로 남성 위주로, 여성의 경우는 신여성 중심으로 기술되다 보니 전통 양반집의 안주인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역사 속에 묻혀 있습니다. 의병 운동의 발상지,경북 안동 지역에서 3대에 걸친 독립 운동을 뒷바라지하고, 3.1 운동에 직접 가담했던 한 여성의 일생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데요. 김 락 지사의 독립 운동을,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1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1919년, 김 락 지사도 태극기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그의 나이 57세. 이미 손자까지 두고 있었습니다. 김 지사는 일본 수비대에 체포됐고, 모진 고문 끝에 두 눈을 잃고 맙니다. <인터뷰> 김시중(친정집 후손): "멀쩡하던 눈이,50 몇 살까지 멀쩡하던 눈이 일본군한테 갑자기 봉사가 되어 안보이니 오죽했겠습니까" 1862년 태어난 김 지사는 퇴계 이황의 후손인 진성 이씨 가문의 맏며느리로 들어가면서 독립 운동과 연을 맺습니다. 한일합방이 이뤄지자 의병장을 지낸 시아버지 이만도씨는 24일 동안 단식한 끝에 순국했습니다. 남편,이중업과 아들 동흠과 종흠, 맏사위와 둘째 사위도 군자금 모금과 항일 투쟁으로 옥고를 치릅니다. 독립 운동가 1명이 나면 집안이 망한다고 할 정도로 엄혹한 시대, 집안은 좁쌀죽으로 연명할 만큼 피폐해졌습니다. <인터뷰> 이동석(친가쪽 후손): "대문에 항상 X 자 그려놓고 학교도 못가게 했지요. 어른들 외출하시면 경찰에서 사전에 알고 어디가나 체크하고" 김 지사의 행적은 조선 총독부가 펴낸 '고등 경찰 요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조국은 그에게 독립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인터뷰> 김희곤(안동대 교수): "역사의 뒤안길에서 사라진,주인공이면서 주인공 대접을 받지 못한 여성의 모습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양반가의 안주인으로 3대에 걸친 독립 운동의 구심점에 서 있던 김 지사,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일깨웁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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