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 안전실험 결과 ‘쉬쉬’

입력 2008.03.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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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트북 배터리 사고가 잇따랐던 LG전자가 배터리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자체 안전 실험 결과를 감춰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체 실험에서는 노트북 전원을 끄지 않고 가방에 넣어두면 섭씨 75도까지 과열돼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양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첫 번째 노트북 배터리 폭발 이후 LG전자는 단발성 사고라고 일축해왔습니다.

그러나 LG 측이 전기연구원과 함께 수행한 배터리 안전성 검증 실험 결과는 다릅니다.

사고 기종의 노트북을 전원을 끄지 않은 채 가방 안에 장시간 넣어두면 섭씨 75도까지 과열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섭씨 75도까지 올라가면 배터리 안에 가스가 차오르고, 90도에서는 불이 붙는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녹취> 문성인(한국전기연구원 박사) : "노트북 속에서 발열된 열이 그대로 뒀을 때 몇 도까지 올라가느냐, 그게 75도까지 올라갔다는 뜻이고요. 정상적인 모델을 가지고 한 겁니다."

배터리가 섭씨 120도로 과열된 상태에서 9킬로그램짜리 추를 5~15센티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릴 경우 폭발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박철완(배터리 전문가) : "120도까지 가열된 노트북에 충격을 주는 것은 실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LG 측은 자체 실험에서 동영상까지 찍어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조윤미(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 "세계적 기업인 LG에서 이런 실험 결과를 축소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입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으나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노트북 제조사인 LG전자와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은 서로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에는 오늘도 노트북 배터리 사고가 접수되는 등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녹취> 조한욱(배터리 사고 피해자) : "타는 냄새가 나서 배터리를 바로 분리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투명하게 사고원인을 규명해 발표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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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배터리 안전실험 결과 ‘쉬쉬’
    • 입력 2008-03-03 21:05:47
    뉴스 9
<앵커 멘트> 노트북 배터리 사고가 잇따랐던 LG전자가 배터리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자체 안전 실험 결과를 감춰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체 실험에서는 노트북 전원을 끄지 않고 가방에 넣어두면 섭씨 75도까지 과열돼 위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양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첫 번째 노트북 배터리 폭발 이후 LG전자는 단발성 사고라고 일축해왔습니다. 그러나 LG 측이 전기연구원과 함께 수행한 배터리 안전성 검증 실험 결과는 다릅니다. 사고 기종의 노트북을 전원을 끄지 않은 채 가방 안에 장시간 넣어두면 섭씨 75도까지 과열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섭씨 75도까지 올라가면 배터리 안에 가스가 차오르고, 90도에서는 불이 붙는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녹취> 문성인(한국전기연구원 박사) : "노트북 속에서 발열된 열이 그대로 뒀을 때 몇 도까지 올라가느냐, 그게 75도까지 올라갔다는 뜻이고요. 정상적인 모델을 가지고 한 겁니다." 배터리가 섭씨 120도로 과열된 상태에서 9킬로그램짜리 추를 5~15센티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릴 경우 폭발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박철완(배터리 전문가) : "120도까지 가열된 노트북에 충격을 주는 것은 실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LG 측은 자체 실험에서 동영상까지 찍어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조윤미(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 "세계적 기업인 LG에서 이런 실험 결과를 축소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입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으나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노트북 제조사인 LG전자와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은 서로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에는 오늘도 노트북 배터리 사고가 접수되는 등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녹취> 조한욱(배터리 사고 피해자) : "타는 냄새가 나서 배터리를 바로 분리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투명하게 사고원인을 규명해 발표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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