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야간 교습 자율화…반발 확산

<앵커 멘트>

서울시의회가 밤 10시로 제한돼 있던 학원들의 심야 학습시간을 24시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교사와 학부모 단체들이 이를 저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박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11시 서울 목동의 한 입시학원 앞입니다.

학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과 학생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북새통입니다.

<인터뷰>인근 주민 : "학원이 끝날 때면 차량들이 어느 샌가 쭉 늘어서요." 자정이 다 되도록 진행되는 학원 수업에 학생들은 파김치가 됩니다.

<인터뷰>양정은(수도여고 1학년) : "12시쯤 늦게 끝나니까 솔직히 숙제할 시작도 없고 바로 자고 또 학교가고 계속 반복이잖아요.좀 오래하니까 피곤하고"

그동안 학원강습은 밤 10시까지만 받도록 돼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24시간 수업이 가능해지게 됐습니다.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가 심야 교습시간을 학원 자율에 맡기는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정연희(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 : "각종 규제로 인해 오히려 부조리가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규제는 철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학원들은 크게 환영합니다.

<인터뷰>조완규(입시학원 원장) : "11시까지 하라마라는 것은 선택권에 대한 교육에 대한 신성함을 오히려 저해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을 조장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현인철(전교조 대변인) : "이것은 사교육의 횡포에 학생과 학부모를 무방비로 방치하겠다는 겁니다."

교사와 학부모 단체들은 조례안이 최종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 회장) : "18일 서울시 의회에서 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시민단체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청도 이번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녹취>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규제를 없앤다는 뜻인 것 같은데 현실과 배치되는 면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학원의 심야학습을 자율화하는 서울시의회의 이번 조례 개정안이 각계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함에 따라 다음주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