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정씨가 주장하는 범행 재구성

입력 2008.03.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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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11), 우예슬(9)양 유괴.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는 "교통사고로 두 초등학생을 죽였고 시신은 집 화장실에서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사건발생 당시 정황상 정씨의 주장 대부분이 허위라고 판단, 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추궁 중이다
다음은 정씨가 경찰에서 밝힌 진술을 토대로 범행과정을 재구성한 것이다.
혜진이와 예슬이가 사라진 것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5시께 안양시 안양8동 안양문예회관 인근 상가주인에게 목격된 후 종적을 감췄다.
정씨는 이날 오후 9시께 자신의 집(안양8동) 근처에서 렌터카를 몰고 가다 이양과 우양을 치어 숨지게 한다.
두 어린이의 시신을 집으로 옮긴 정씨는 화장실에서 집에 있던 톱을 사용해 시신을 절단한다. 이어 화장실 곳곳에 묻은 핏자국을 치우고 범행에 사용한 톱은 집 근처 공터 쓰레기통에 버려 `완전 범죄'를 위해 증거를 없앤다.
주변 사람의 눈을 피해 사고 발생 다음날(26일) 새벽 렌터카에 시신을 싣고 유기장소로 이동한 정씨는 이양의 시신은 수원 호매실동 호매실나들목 근처 야산에, 우양의 시신은 시흥 정왕동 군자천에 각각 유기한다.
이 곳을 시신 유기장소로 택한 이유는 인적이 뜸해 시신유기과정과 유기한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도주로 확보도 쉽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양의 시신이 암매장된 곳은 수원 호매실동 과천-봉담 간 고속화도로 호매실나들목을 빠져 나오자마자 오른편에 있는 높이 10m 정도의 소나무 숲 언덕이다.
시신이 호매실나들목 진입로변에서 소나무숲 안쪽으로 30m 정도 들어간 지점에 5m 정도의 거리를 두고 구덩이 두 곳에 매장돼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18일 오후 4시43분께 정씨가 유기 장소로 지목한 시흥시 군자천 상류에서 우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어린이 시신 일부도 발견됐다. 이 시신이 우양의 것으로 확인된다면 시신 발견이 어려운 `수장'이란 방법을 택한 것이다.
야산에 암매장하거나 하천에 수장하는 식으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미뤄 `교통사고사'라는 정씨의 주장은 허위이고 정씨가 두 어린이의 시신 처리방법과 유기장소까지 치밀하게 고려해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안양에 살면서 4∼5년 가량 대리운전 기사로 일해온 정씨가 안양과 수원, 시흥 일대 지리에 밝아 도주로 확보가 쉽고 시신 발견 가능성이 낮은 두 곳을 유기장소로 택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시신에서 교통사고 피해를 추정할 충격 흔적이 없었고, 렌터카에서도 사고 흔적이 없다는 점, 사고 목격자가 없는 점, 정씨가 주장하는 교통사고 시각(오후 9시)과 렌터카 대여시각(오후 9시50분)이 다른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살해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죽였다는 것은 거짓진술로 판단하고 있다.
정씨가 아직까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지 않아 사건의 전모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두 어린이의 시신 유기는 렌터카를 대여한 25일 오후 9시50분에서 차를 반납한 26일 오후 3시15분 사이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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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자 정씨가 주장하는 범행 재구성
    • 입력 2008-03-18 19:31:03
    연합뉴스
이혜진(11), 우예슬(9)양 유괴.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는 "교통사고로 두 초등학생을 죽였고 시신은 집 화장실에서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사건발생 당시 정황상 정씨의 주장 대부분이 허위라고 판단, 정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추궁 중이다 다음은 정씨가 경찰에서 밝힌 진술을 토대로 범행과정을 재구성한 것이다. 혜진이와 예슬이가 사라진 것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5시께 안양시 안양8동 안양문예회관 인근 상가주인에게 목격된 후 종적을 감췄다. 정씨는 이날 오후 9시께 자신의 집(안양8동) 근처에서 렌터카를 몰고 가다 이양과 우양을 치어 숨지게 한다. 두 어린이의 시신을 집으로 옮긴 정씨는 화장실에서 집에 있던 톱을 사용해 시신을 절단한다. 이어 화장실 곳곳에 묻은 핏자국을 치우고 범행에 사용한 톱은 집 근처 공터 쓰레기통에 버려 `완전 범죄'를 위해 증거를 없앤다. 주변 사람의 눈을 피해 사고 발생 다음날(26일) 새벽 렌터카에 시신을 싣고 유기장소로 이동한 정씨는 이양의 시신은 수원 호매실동 호매실나들목 근처 야산에, 우양의 시신은 시흥 정왕동 군자천에 각각 유기한다. 이 곳을 시신 유기장소로 택한 이유는 인적이 뜸해 시신유기과정과 유기한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도주로 확보도 쉽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양의 시신이 암매장된 곳은 수원 호매실동 과천-봉담 간 고속화도로 호매실나들목을 빠져 나오자마자 오른편에 있는 높이 10m 정도의 소나무 숲 언덕이다. 시신이 호매실나들목 진입로변에서 소나무숲 안쪽으로 30m 정도 들어간 지점에 5m 정도의 거리를 두고 구덩이 두 곳에 매장돼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18일 오후 4시43분께 정씨가 유기 장소로 지목한 시흥시 군자천 상류에서 우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어린이 시신 일부도 발견됐다. 이 시신이 우양의 것으로 확인된다면 시신 발견이 어려운 `수장'이란 방법을 택한 것이다. 야산에 암매장하거나 하천에 수장하는 식으로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미뤄 `교통사고사'라는 정씨의 주장은 허위이고 정씨가 두 어린이의 시신 처리방법과 유기장소까지 치밀하게 고려해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안양에 살면서 4∼5년 가량 대리운전 기사로 일해온 정씨가 안양과 수원, 시흥 일대 지리에 밝아 도주로 확보가 쉽고 시신 발견 가능성이 낮은 두 곳을 유기장소로 택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시신에서 교통사고 피해를 추정할 충격 흔적이 없었고, 렌터카에서도 사고 흔적이 없다는 점, 사고 목격자가 없는 점, 정씨가 주장하는 교통사고 시각(오후 9시)과 렌터카 대여시각(오후 9시50분)이 다른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살해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죽였다는 것은 거짓진술로 판단하고 있다. 정씨가 아직까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지 않아 사건의 전모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두 어린이의 시신 유기는 렌터카를 대여한 25일 오후 9시50분에서 차를 반납한 26일 오후 3시15분 사이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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