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치안대책, 첫날부터 구멍

입력 2008.03.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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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 경찰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게 됐습니다.

수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고 어린이 보호대책은 허울뿐이었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자가 어린이를 쫓아가더니 흉기로 위협하며 마구 때립니다.

발버둥치는 아이를 끌어내려다 이웃 주민이 올라오자 서둘러 도망칩니다.

자칫 한 어린이가 납치 될 뻔 한 사건이 일어났던 때는 경찰이 어린이를 위한 종합 치안대책을 내놓은 지난 26일, 그 날 오후였습니다.

<인터뷰> 유근섭(경찰청 생활안전과장): "어린이 활동이 많은 지역에 CCTV를 설치해서 애들이 나와서 자유롭게 뛰놀수 있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아찔했던 CCTV 화면을 보고도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날 오전 경찰청이 아동 범죄에 대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까지 발표했지만, 관할 경찰서에겐 그저 남의 일이었습니다.

<녹취> 일산경찰서 관계자: "애들이나 어른이나 상관없이 셔류에 죄명에 따라서 범죄 분류를 하니까..."

시민 눈에도 분명히 보이는 한 손의 흉기마저 경찰은 놓쳤습니다.

경찰 수뇌부가 허울좋은 대책을 내놓는 동안 일선 경찰은 시민이 신고해 온 강력 사건조차 덮어두기에 급급했습니다.

<인터뷰> 이기태(경기도 일산 경찰서장): "지구대 직원이 목격자 진술로 미뤄봐서 맞았다는 말을 듣고서 폭행으로 보고 납치 미수로 안 본건 판단 미스입니다."

경찰은 사건발생 나흘만인 어젯밤에야 부랴부랴 수사본부를 차리고 주변 탐문수사에 들어갔지만 용의자는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고, 오늘 밤 늦게 경찰관 6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법석을 떨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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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울 뿐인 치안대책, 첫날부터 구멍
    • 입력 2008-03-31 21:05:32
    뉴스 9
<앵커 멘트> 이번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 경찰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게 됐습니다. 수사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고 어린이 보호대책은 허울뿐이었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자가 어린이를 쫓아가더니 흉기로 위협하며 마구 때립니다. 발버둥치는 아이를 끌어내려다 이웃 주민이 올라오자 서둘러 도망칩니다. 자칫 한 어린이가 납치 될 뻔 한 사건이 일어났던 때는 경찰이 어린이를 위한 종합 치안대책을 내놓은 지난 26일, 그 날 오후였습니다. <인터뷰> 유근섭(경찰청 생활안전과장): "어린이 활동이 많은 지역에 CCTV를 설치해서 애들이 나와서 자유롭게 뛰놀수 있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아찔했던 CCTV 화면을 보고도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날 오전 경찰청이 아동 범죄에 대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까지 발표했지만, 관할 경찰서에겐 그저 남의 일이었습니다. <녹취> 일산경찰서 관계자: "애들이나 어른이나 상관없이 셔류에 죄명에 따라서 범죄 분류를 하니까..." 시민 눈에도 분명히 보이는 한 손의 흉기마저 경찰은 놓쳤습니다. 경찰 수뇌부가 허울좋은 대책을 내놓는 동안 일선 경찰은 시민이 신고해 온 강력 사건조차 덮어두기에 급급했습니다. <인터뷰> 이기태(경기도 일산 경찰서장): "지구대 직원이 목격자 진술로 미뤄봐서 맞았다는 말을 듣고서 폭행으로 보고 납치 미수로 안 본건 판단 미스입니다." 경찰은 사건발생 나흘만인 어젯밤에야 부랴부랴 수사본부를 차리고 주변 탐문수사에 들어갔지만 용의자는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고, 오늘 밤 늦게 경찰관 6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법석을 떨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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