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고뇌 담은 난중일기 32일치 발견

입력 2008.04.02 (22: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32일치 일기가 새로 확인됐습니다.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글들입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임진 왜란의 최 선봉에서 왜군과 맞서 싸웠던 충무공이 전쟁 생활 7년을 기록한 난중일기.

지금까지 알려진 건 이순신 장군이 직접 쓴 난중일기 초고본과 이를 목판본으로 만든 전서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충무공이 쓴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일기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을미년 정월 21일, 오늘이 바로 회(아들)가 혼례를 치르는 날이니, 어찌 걱정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을미년 7월 1일 내일이 부친의 생신이신데, 슬픔과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지는구나."

아들의 혼례를 걱정하고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는 등 부하를 거느린 장군 이순신이 겉으론 드러낼 수없었던 인간적인 고뇌가 절절히 담겨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들은 17세기 말 충무공의 후손이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충무공 유사'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새롭게 확인된 일기는 을미년을 중심으로 한 32일치 분량입니다.

충무공은 자신을 모함했던 원균에 대한 원망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을미년 11월 1일 남을 속이는 말들은 무엇으로도 형상하기 어려우니 천지 사이에 원균처럼 흉패하고 망령된 이가 없을 것이다.

개인적이고도 민감한 부분이 담긴 이 내용들은 후손들이 일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삭제해 빠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노승석(순천향대 교수): "기존의 난중일기는 전쟁을 위주로 한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는 개인적이고 가정을 다룬 내용이 많이 있다."

문화재청은 일단 새로 확인된 일기가 난중 일기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지만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 대조 연구 작업을 계속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순신 고뇌 담은 난중일기 32일치 발견
    • 입력 2008-04-02 21:30:00
    뉴스 9
<앵커 멘트>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32일치 일기가 새로 확인됐습니다.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글들입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임진 왜란의 최 선봉에서 왜군과 맞서 싸웠던 충무공이 전쟁 생활 7년을 기록한 난중일기. 지금까지 알려진 건 이순신 장군이 직접 쓴 난중일기 초고본과 이를 목판본으로 만든 전서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충무공이 쓴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일기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을미년 정월 21일, 오늘이 바로 회(아들)가 혼례를 치르는 날이니, 어찌 걱정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을미년 7월 1일 내일이 부친의 생신이신데, 슬픔과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지는구나." 아들의 혼례를 걱정하고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는 등 부하를 거느린 장군 이순신이 겉으론 드러낼 수없었던 인간적인 고뇌가 절절히 담겨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들은 17세기 말 충무공의 후손이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충무공 유사'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새롭게 확인된 일기는 을미년을 중심으로 한 32일치 분량입니다. 충무공은 자신을 모함했던 원균에 대한 원망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을미년 11월 1일 남을 속이는 말들은 무엇으로도 형상하기 어려우니 천지 사이에 원균처럼 흉패하고 망령된 이가 없을 것이다. 개인적이고도 민감한 부분이 담긴 이 내용들은 후손들이 일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삭제해 빠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노승석(순천향대 교수): "기존의 난중일기는 전쟁을 위주로 한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는 개인적이고 가정을 다룬 내용이 많이 있다." 문화재청은 일단 새로 확인된 일기가 난중 일기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지만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 대조 연구 작업을 계속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