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3000년 고대도시 ‘하산케이프’ 수몰 위기

입력 2008.04.07 (06:59) 수정 2008.04.0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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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3천년간의 각 시대별 유적을 간직해 고고학자들의 보물이라 불리는 터키의 고대 도시 '하산케이프'가 수몰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댐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터키 정부, 그리고 이에 맞서는 고고학계와 시민단체, 여기에 댐 건설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국제 정세까지 얽히면서 하산케이프 문제는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도엽 순회특파원이 '하산케이프'를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 티그리스 강...

그 유장한 흐름이 시작되는 곳에 고대 도시 '하산케이프'가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중 하나였던 하산케이프는 외침을 막기 위해 절벽 위에 건설됐습니다.

이 다리는 BC 10세기경 처음 만든 것을 이후 12세기에 크게 증축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라고 합니다

이후 수메르, 로마, 오스만 제국 등의 각 시대별 유적들이 고스란히 축적돼 있어 고고학자들에겐 보물과도 같은 곳입니다.

하지만, 이 찬란한 고대문명의 유적은 터키가 '일리수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환경 보호론자들과 고고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민 투란(하산케이프 역사가) : "지금 보이는 가치있는 유적이 잠길 것이다. 주민에게도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손해다."

터키 정부가 내세우는 이유는 낙후된 지역 경제의 부흥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다른 뜻이 숨어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몰되는 지역이 바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의 거주지이기 때문입니다.

댐 건설을 빙자해 쿠르드족을 몰아낼 의도라는 것입니다.

<인터뷰>후세인 칼칸(바트만시) : "시장 지역 주민을 가난에서 구제하려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목적은 정치적인 것이다."

나아가 수자원을 둘러싼 터키와 중동의 알력도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일리수댐이 건설되는 티그리스 강은 이라크.시리아와의 경계선에 걸쳐 있어서 터키가 수자원을 독점하려고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웃 중동국가로부터 나오고 있는 등 지역 분쟁의 소지마저 안고 있습니다.

급기야 국제 시민단체들은 유럽연합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단지 50년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 때문에 3000년 유적이 물에 잠기고 말 것인지.. 하산케이프 보존을 둘러싼 갈등은 국제적 논란으로까지 확산 될 조짐입니다.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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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3000년 고대도시 ‘하산케이프’ 수몰 위기
    • 입력 2008-04-07 06:36:26
    • 수정2008-04-07 07:27:26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3천년간의 각 시대별 유적을 간직해 고고학자들의 보물이라 불리는 터키의 고대 도시 '하산케이프'가 수몰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댐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터키 정부, 그리고 이에 맞서는 고고학계와 시민단체, 여기에 댐 건설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국제 정세까지 얽히면서 하산케이프 문제는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도엽 순회특파원이 '하산케이프'를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 티그리스 강... 그 유장한 흐름이 시작되는 곳에 고대 도시 '하산케이프'가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중 하나였던 하산케이프는 외침을 막기 위해 절벽 위에 건설됐습니다. 이 다리는 BC 10세기경 처음 만든 것을 이후 12세기에 크게 증축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다리라고 합니다 이후 수메르, 로마, 오스만 제국 등의 각 시대별 유적들이 고스란히 축적돼 있어 고고학자들에겐 보물과도 같은 곳입니다. 하지만, 이 찬란한 고대문명의 유적은 터키가 '일리수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환경 보호론자들과 고고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민 투란(하산케이프 역사가) : "지금 보이는 가치있는 유적이 잠길 것이다. 주민에게도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손해다." 터키 정부가 내세우는 이유는 낙후된 지역 경제의 부흥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다른 뜻이 숨어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몰되는 지역이 바로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의 거주지이기 때문입니다. 댐 건설을 빙자해 쿠르드족을 몰아낼 의도라는 것입니다. <인터뷰>후세인 칼칸(바트만시) : "시장 지역 주민을 가난에서 구제하려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목적은 정치적인 것이다." 나아가 수자원을 둘러싼 터키와 중동의 알력도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일리수댐이 건설되는 티그리스 강은 이라크.시리아와의 경계선에 걸쳐 있어서 터키가 수자원을 독점하려고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웃 중동국가로부터 나오고 있는 등 지역 분쟁의 소지마저 안고 있습니다. 급기야 국제 시민단체들은 유럽연합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단지 50년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 때문에 3000년 유적이 물에 잠기고 말 것인지.. 하산케이프 보존을 둘러싼 갈등은 국제적 논란으로까지 확산 될 조짐입니다. KBS 뉴스 김도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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