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 다시 들어오기까지

입력 2008.04.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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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미국산 LA갈비가 기나긴 검역 마찰 등 우여곡절 끝에 4년반만에 다시 들어온다.
LA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 발병으로 수입이 중단되기 전까지 한 해 전체 수입 쇠고기의 75%(8억4천700만달러)를 차지하며 한국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발견되자 즉시 우리 정부는 2003년 12월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1년여 뒤인 2005년 2월부터 재수입을 위한 양국 검역 전문가 회의가 시작됐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추가로 발견돼 협상 일정이 크게 늦춰지긴 했으나, 결국 2006년 1월 고위 실무급 협상을 통해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라는 현행 쇠고기 수입 조건이 타결됐고, 우리 검역 당국은 미국 37개 수출작업장에 대한 현장 점검을 거쳐 2006년 9월 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최종 승인했다.
그러나 이 때 합의된 '뼈 없는'이라는 애매한 조건이 결국 2006년말부터 2007년초까지 이른바 '뼛조각 논란'의 불씨가 됐다.
2006년 10월 30일 미국산 쇠고기 9t이 2년10개월여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으나, X-레이 이물질 조사 과정에서 손톱보다 작은 뼛조각이 발견됨에따라 검역 당국은 위생조건에 근거, 수입 물량을 모두 반송 또는 폐기했다. 뼛조각은 이후 2006년 12월까지 들어온 2차, 3차 수입분에서도 발견됐고, 모두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미국측의 항의로 이듬해인 2007년 2~3월 한미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검역기술 협의와 고위급 협상을 벌였고, 결국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받지 않는 '부분 반송.폐기' 방식 도입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실질적 교역을 보장했다.
같은해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5월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위험 통제국' 지위를 얻자 양국의 쇠고기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OIE 권고지침을 내세워 "모든 연령과 부위 제한없이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해왔고, 쇠고기 전면 개방을 FTA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하며 우리측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권오규 당시 경제 부총리는 작년 5월 28일 수입위생조건 개정 절차 착수를 공식 선언했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8단계 수입위험 평가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4월 이후 수입량이 빠르게 늘던 미국산 쇠고기에서 현행 조건상 수입 금지 품목인 등뼈와 갈비통뼈 등이 10월까지 10여차례나 발견됨에따라 결국 검역 당국은 10월 5일 다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중지와 미국측의 수출선적 중단을 선언했다.
양국은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 금수 상태에서 수입조건 개정을 위해 10월 11~12일 검역 전문가 회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헤어졌다.
이후 양국의 대선 및 총선 등 정치 일정에 밀려 늦춰지던 2차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과천 청사 농림수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시작됐고, 18일 마침내 협상 타결 발표에 이르렀다.
미국은 갈비 등 뼈붙은 쇠고기의 수출과 연령 제한 철폐 등을 관철했고, 우리는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 강화' 추진 시점과 '30개월 미만' 연령 제한 폐지를 연계시킴으로써 '안정성' 명분을 찾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새로운 수입조건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고시 개정과 예고, 미국측의 한국 수출 검역 시스템 정비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1~2개월안에 LA 갈비 등 뼈 붙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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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갈비 다시 들어오기까지
    • 입력 2008-04-18 14:56:42
    연합뉴스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미국산 LA갈비가 기나긴 검역 마찰 등 우여곡절 끝에 4년반만에 다시 들어온다. LA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 발병으로 수입이 중단되기 전까지 한 해 전체 수입 쇠고기의 75%(8억4천700만달러)를 차지하며 한국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발견되자 즉시 우리 정부는 2003년 12월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1년여 뒤인 2005년 2월부터 재수입을 위한 양국 검역 전문가 회의가 시작됐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추가로 발견돼 협상 일정이 크게 늦춰지긴 했으나, 결국 2006년 1월 고위 실무급 협상을 통해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라는 현행 쇠고기 수입 조건이 타결됐고, 우리 검역 당국은 미국 37개 수출작업장에 대한 현장 점검을 거쳐 2006년 9월 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최종 승인했다. 그러나 이 때 합의된 '뼈 없는'이라는 애매한 조건이 결국 2006년말부터 2007년초까지 이른바 '뼛조각 논란'의 불씨가 됐다. 2006년 10월 30일 미국산 쇠고기 9t이 2년10개월여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으나, X-레이 이물질 조사 과정에서 손톱보다 작은 뼛조각이 발견됨에따라 검역 당국은 위생조건에 근거, 수입 물량을 모두 반송 또는 폐기했다. 뼛조각은 이후 2006년 12월까지 들어온 2차, 3차 수입분에서도 발견됐고, 모두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미국측의 항의로 이듬해인 2007년 2~3월 한미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검역기술 협의와 고위급 협상을 벌였고, 결국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받지 않는 '부분 반송.폐기' 방식 도입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실질적 교역을 보장했다. 같은해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5월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위험 통제국' 지위를 얻자 양국의 쇠고기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OIE 권고지침을 내세워 "모든 연령과 부위 제한없이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해왔고, 쇠고기 전면 개방을 FTA 비준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하며 우리측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권오규 당시 경제 부총리는 작년 5월 28일 수입위생조건 개정 절차 착수를 공식 선언했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8단계 수입위험 평가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4월 이후 수입량이 빠르게 늘던 미국산 쇠고기에서 현행 조건상 수입 금지 품목인 등뼈와 갈비통뼈 등이 10월까지 10여차례나 발견됨에따라 결국 검역 당국은 10월 5일 다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중지와 미국측의 수출선적 중단을 선언했다. 양국은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 금수 상태에서 수입조건 개정을 위해 10월 11~12일 검역 전문가 회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헤어졌다. 이후 양국의 대선 및 총선 등 정치 일정에 밀려 늦춰지던 2차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과천 청사 농림수산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시작됐고, 18일 마침내 협상 타결 발표에 이르렀다. 미국은 갈비 등 뼈붙은 쇠고기의 수출과 연령 제한 철폐 등을 관철했고, 우리는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 강화' 추진 시점과 '30개월 미만' 연령 제한 폐지를 연계시킴으로써 '안정성' 명분을 찾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새로운 수입조건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고시 개정과 예고, 미국측의 한국 수출 검역 시스템 정비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1~2개월안에 LA 갈비 등 뼈 붙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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