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의식불명 ‘영웅 임수혁을 기억하며’

입력 2008.04.18 (16:33) 수정 2008.04.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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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프로야구 선수 임수혁(39.전 롯데)의 이름은 투병 생활이 8년째 이어지는 올해도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임수혁은 2000년 4월18일 LG와 경기 도중 2루에서 서있다가 갑자기 쓰러진 뒤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다.
몸을 전혀 가누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위장으로 연결된 호스를 통해 잡곡 등을 갈아 만든 죽 형태의 영양식을 매일 세끼씩 공급해 주는 게 생명 연장의 유일한 수단이다. 계절은 여덟 번이나 바뀌며 다시 화사한 봄날이 찾아왔지만 임수혁에게는 여전히 차가운 겨울인 셈이다.
우리 히어로즈는 사고가 일어난 지 꼭 8년째가 되는 날인 18일부터 20일까지 목동에서 롯데와 맞붙는 3연전에서 `영웅을 기억하며(Remember the Hero)'를 주제로 임수혁을 돕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는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이 2001년부터 매년 자신들의 연봉을 조금씩 나눠 임수혁의 치료비에 보태 온 인연이 계기가 돼 이뤄진 것이다.
히어로즈는 3연전에서 관중을 대상으로 임수혁의 투병 기금을 모으는 한편 20일에는 그의 부친인 임윤빈씨를 초청해 시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팬들 역시 그를 잊지 않고 있다.
임수혁의 친정팀인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에는 지난 17일부터 임수혁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20번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글이 200건 넘게 올라오고 있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임수혁 돕기 후원회 역시 8년째 꾸준하게 활동하며 가족들을 음양으로 돕고 있다.
아쉬운 점은 임수혁이 몸을 담았던 롯데에서는 사고 8주년임에도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는 것.
롯데 선수단은 매년 겨울마다 임수혁 돕기 1일호프 행사를 통해 투병 자금 모금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구단에서는 2004년 법원의 민사 조정으로 사고 책임에 대한 보상금을 내놓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팬들을 위한 야구를 표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정작 `밑바닥 팬심'을 읽지 못한 롯데는 임수혁과 직접 관련이 없는 히어로즈가 임수혁 행사를 치르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임윤빈씨는 "아들이 쓰러진 뒤 야구장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선수단에서 도와준 것이 고마워 히어로즈의 시구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도 "롯데에서 초청을 했다면 기분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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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째 의식불명 ‘영웅 임수혁을 기억하며’
    • 입력 2008-04-18 16:33:26
    • 수정2008-04-18 16:33:39
    연합뉴스
경기 도중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프로야구 선수 임수혁(39.전 롯데)의 이름은 투병 생활이 8년째 이어지는 올해도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임수혁은 2000년 4월18일 LG와 경기 도중 2루에서 서있다가 갑자기 쓰러진 뒤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다. 몸을 전혀 가누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위장으로 연결된 호스를 통해 잡곡 등을 갈아 만든 죽 형태의 영양식을 매일 세끼씩 공급해 주는 게 생명 연장의 유일한 수단이다. 계절은 여덟 번이나 바뀌며 다시 화사한 봄날이 찾아왔지만 임수혁에게는 여전히 차가운 겨울인 셈이다. 우리 히어로즈는 사고가 일어난 지 꼭 8년째가 되는 날인 18일부터 20일까지 목동에서 롯데와 맞붙는 3연전에서 `영웅을 기억하며(Remember the Hero)'를 주제로 임수혁을 돕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는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이 2001년부터 매년 자신들의 연봉을 조금씩 나눠 임수혁의 치료비에 보태 온 인연이 계기가 돼 이뤄진 것이다. 히어로즈는 3연전에서 관중을 대상으로 임수혁의 투병 기금을 모으는 한편 20일에는 그의 부친인 임윤빈씨를 초청해 시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팬들 역시 그를 잊지 않고 있다. 임수혁의 친정팀인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에는 지난 17일부터 임수혁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20번을 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글이 200건 넘게 올라오고 있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임수혁 돕기 후원회 역시 8년째 꾸준하게 활동하며 가족들을 음양으로 돕고 있다. 아쉬운 점은 임수혁이 몸을 담았던 롯데에서는 사고 8주년임에도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는 것. 롯데 선수단은 매년 겨울마다 임수혁 돕기 1일호프 행사를 통해 투병 자금 모금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구단에서는 2004년 법원의 민사 조정으로 사고 책임에 대한 보상금을 내놓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팬들을 위한 야구를 표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정작 `밑바닥 팬심'을 읽지 못한 롯데는 임수혁과 직접 관련이 없는 히어로즈가 임수혁 행사를 치르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임윤빈씨는 "아들이 쓰러진 뒤 야구장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선수단에서 도와준 것이 고마워 히어로즈의 시구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도 "롯데에서 초청을 했다면 기분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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