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살신

입력 2001.01.2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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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공부하던 한국 유학생이 위험에 빠진 일본인을 구하려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도쿄에서 전복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어제 저녁 7시 15분 퇴근길에 승객들로 크게 붐빈 도쿄 지하철 신오쿠보역.
열차가 구내로 들어오기 직전 술을 마시던 30대 일본 남자가 비틀거리다 선로 위로 떨어졌습니다.
마침 옆에 있던 이수현 씨가 남자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선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씨에 이어 또 다른 일본 남성도 함께 선로로 내려갔지만 달려오는 전차를 피하지 못한 채 세 사람 모두 열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2년째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본어를 배우던 고려대생 이수현 씨는 이렇게 27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일본어 학원장: 아주 우수한 학생이었습니다. 정의감도 강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기자: 갑자기 날아든 이 씨의 비보에 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신윤찬(고 이수현씨 어머니): 꿈 잘못 꾸는가 싶어서 비행기 타고 눈을 감았다 또 뜨고...
⊙이성대(고 이수현씨 아버지): 아무 정신 없죠.
지금 이제 정신이 깨어나니까 아들이 진짜 자랑스럽죠.
⊙기자: 일본 언론뿐 아니라 AP통신 등 세계 언론이 국경을 뛰어넘은 이 씨의 살신성인을 주요기사로 다루며 의로운 죽음을 추모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한국 청년의 인간애를 보여주고 이역땅에서 숨진 이수현 씨.
씨의 죽음을 애도하듯 오늘 도쿄에는 하루종일 폭설이 내렸습니다.
도쿄에서 KBS뉴스 전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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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 넘은 살신
    • 입력 2001-01-2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일본에서 공부하던 한국 유학생이 위험에 빠진 일본인을 구하려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도쿄에서 전복수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어제 저녁 7시 15분 퇴근길에 승객들로 크게 붐빈 도쿄 지하철 신오쿠보역. 열차가 구내로 들어오기 직전 술을 마시던 30대 일본 남자가 비틀거리다 선로 위로 떨어졌습니다. 마침 옆에 있던 이수현 씨가 남자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선로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씨에 이어 또 다른 일본 남성도 함께 선로로 내려갔지만 달려오는 전차를 피하지 못한 채 세 사람 모두 열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2년째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본어를 배우던 고려대생 이수현 씨는 이렇게 27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일본어 학원장: 아주 우수한 학생이었습니다. 정의감도 강하고 성실한 학생이었습니다. ⊙기자: 갑자기 날아든 이 씨의 비보에 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신윤찬(고 이수현씨 어머니): 꿈 잘못 꾸는가 싶어서 비행기 타고 눈을 감았다 또 뜨고... ⊙이성대(고 이수현씨 아버지): 아무 정신 없죠. 지금 이제 정신이 깨어나니까 아들이 진짜 자랑스럽죠. ⊙기자: 일본 언론뿐 아니라 AP통신 등 세계 언론이 국경을 뛰어넘은 이 씨의 살신성인을 주요기사로 다루며 의로운 죽음을 추모했습니다. 일본인들에게 한국 청년의 인간애를 보여주고 이역땅에서 숨진 이수현 씨. 씨의 죽음을 애도하듯 오늘 도쿄에는 하루종일 폭설이 내렸습니다. 도쿄에서 KBS뉴스 전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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