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 ‘절망과 한숨의 도시’로 전락

입력 2008.05.06 (06:49) 수정 2008.05.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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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옛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양곤이 사이클론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력 공급이 끊겨 암흑의 도시로 변했으며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절망과 한숨'만 남았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5일 보도했다.
사이클론이 3일 오전 이라와디 삼각주를 거쳐 양곤을 강타하면서 시내 대부분의 가로수와 전봇대는 뿌리째 뽑혀 날아가 인구 500만명의 양곤은 암흑의 도시로 변했다.
도시 기반 시설이 파괴되면서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값비싼 생수나 우물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화선 등 통신시설과 인터넷이 끊겨 정확한 피해조차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양곤의 한 사업가는 "전력은 끊기고 물은 공급되지 않아 목욕할 곳이 없어 인근 저수지에서 몸을 씻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지난주 물 1병에 350차트(미화 약 31센트)였으나 이번 주에는 1천차트로 올랐으며, 버스 기본요금도 50차트에서 500차트로 올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0달러로 사이클론이 오기 전인 2일에 비해 3배가 올랐으며 석유를 사려는 인파가 주유소 앞에 장사진을 이뤄 1인당 2리터씩 제한 판매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도 하룻밤 사이 두 배로 껑충 뛰었으며, 가게에서 파는 양초와 건전지는 동이 났다.
양곤에 주재하고 있는 서방국가 대사관은 자국민 관광객들에게 전국에 걸쳐 식품과 유류, 식수 부족이 예상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미얀마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사이클론으로 도시가 폐허로 변하자 민심도 흉흉해졌다.
루비와 옥 등 보석 원석으로 유명한 보족(Blgyoke) 시장의 가게들은 약탈을 우려해 철시했으며 생수 공장 2개도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양곤 시내에 돌고 있다.
양곤의 한 주민은 작년 9월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를 언급하며 "당시에는 어디에서 온 지 모르게 보안군이 개미떼처럼 나타났으나 사이클론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군인이나 경찰은 꼴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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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양곤, ‘절망과 한숨의 도시’로 전락
    • 입력 2008-05-06 06:49:01
    • 수정2008-05-06 16:50:52
    연합뉴스
미얀마의 옛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양곤이 사이클론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력 공급이 끊겨 암흑의 도시로 변했으며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절망과 한숨'만 남았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5일 보도했다. 사이클론이 3일 오전 이라와디 삼각주를 거쳐 양곤을 강타하면서 시내 대부분의 가로수와 전봇대는 뿌리째 뽑혀 날아가 인구 500만명의 양곤은 암흑의 도시로 변했다. 도시 기반 시설이 파괴되면서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값비싼 생수나 우물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화선 등 통신시설과 인터넷이 끊겨 정확한 피해조차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양곤의 한 사업가는 "전력은 끊기고 물은 공급되지 않아 목욕할 곳이 없어 인근 저수지에서 몸을 씻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지난주 물 1병에 350차트(미화 약 31센트)였으나 이번 주에는 1천차트로 올랐으며, 버스 기본요금도 50차트에서 500차트로 올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0달러로 사이클론이 오기 전인 2일에 비해 3배가 올랐으며 석유를 사려는 인파가 주유소 앞에 장사진을 이뤄 1인당 2리터씩 제한 판매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도 하룻밤 사이 두 배로 껑충 뛰었으며, 가게에서 파는 양초와 건전지는 동이 났다. 양곤에 주재하고 있는 서방국가 대사관은 자국민 관광객들에게 전국에 걸쳐 식품과 유류, 식수 부족이 예상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미얀마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사이클론으로 도시가 폐허로 변하자 민심도 흉흉해졌다. 루비와 옥 등 보석 원석으로 유명한 보족(Blgyoke) 시장의 가게들은 약탈을 우려해 철시했으며 생수 공장 2개도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양곤 시내에 돌고 있다. 양곤의 한 주민은 작년 9월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를 언급하며 "당시에는 어디에서 온 지 모르게 보안군이 개미떼처럼 나타났으나 사이클론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군인이나 경찰은 꼴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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