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저가로 중소기업 ‘쥐어짜기’

입력 2008.05.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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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이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납품단가 횡포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인해 일부 협력업체들은 납품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호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일 경북 구미의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장에서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췄습니다.

협력업체 9곳이 남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단체 납품거부는 구미 공장만의 일이 아니라고 삼성의 한 구매담당자가 실토했습니다.

삼성은 같은 값에 동일 부품을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국내 협력업체들에게 생산원가가 낮은 해외가격에 맞출 것을 강요해 왔습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중국업체의 가격이 가장 싸면 국내업체에 그 견적서를 갖고 가서 이걸 할 수 있겠느냐, 못하겠느냐, 그걸 물어봅니다. 못하겠다는 업체들은 강압책이라든지 그런 방법을 써서..."

납품업체 쥐어짜기는 매년 두차례 단가협상 때 절정을 이룹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업체가 경영여건 자체가 아주 악화될 때까지도 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많게는 10%까지 합니다."

매년 낮아지기만 하는 게 삼성의 납품가격 특징입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이번 연도 인하효과 금액은 몇천 억이라고 각 부서마다 할당이 돼서, 보통 천억 단위는 넘었고요."

이런 불공정 거래가 감독당국에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기업 조사계획은 사전에 통보하는 게 관행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황정곤(공정위 하도급개선과장): "자료 제출을 요구했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 미리 조사기간 단축을 위해 언제부터 언제까지 보고자 하는 것을 사전에 알려줍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변조): "문제가 될 건 하드디스크를 바꾸라고 해서 다른 하드를 끼워놓고, 협력업체표 이런 거 다 빼고 싹 청소해요."

원자재값 폭등에다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

국내 최대 삼성의 협력업체들마저 납품거부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존립 위기에 내몰려 있는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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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최저가로 중소기업 ‘쥐어짜기’
    • 입력 2008-05-13 21: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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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이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납품단가 횡포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인해 일부 협력업체들은 납품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호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일 경북 구미의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장에서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췄습니다. 협력업체 9곳이 남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단체 납품거부는 구미 공장만의 일이 아니라고 삼성의 한 구매담당자가 실토했습니다. 삼성은 같은 값에 동일 부품을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국내 협력업체들에게 생산원가가 낮은 해외가격에 맞출 것을 강요해 왔습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중국업체의 가격이 가장 싸면 국내업체에 그 견적서를 갖고 가서 이걸 할 수 있겠느냐, 못하겠느냐, 그걸 물어봅니다. 못하겠다는 업체들은 강압책이라든지 그런 방법을 써서..." 납품업체 쥐어짜기는 매년 두차례 단가협상 때 절정을 이룹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업체가 경영여건 자체가 아주 악화될 때까지도 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많게는 10%까지 합니다." 매년 낮아지기만 하는 게 삼성의 납품가격 특징입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 "이번 연도 인하효과 금액은 몇천 억이라고 각 부서마다 할당이 돼서, 보통 천억 단위는 넘었고요." 이런 불공정 거래가 감독당국에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기업 조사계획은 사전에 통보하는 게 관행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황정곤(공정위 하도급개선과장): "자료 제출을 요구했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 미리 조사기간 단축을 위해 언제부터 언제까지 보고자 하는 것을 사전에 알려줍니다." <인터뷰> 삼성 구매담당 직원(변조): "문제가 될 건 하드디스크를 바꾸라고 해서 다른 하드를 끼워놓고, 협력업체표 이런 거 다 빼고 싹 청소해요." 원자재값 폭등에다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 국내 최대 삼성의 협력업체들마저 납품거부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존립 위기에 내몰려 있는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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