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시름 깊은 꽃 농가

입력 2001.01.3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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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졸업과 입학 시즌을 앞두고 활기가 넘쳐야 할 화훼 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폭설과 혹한으로 재배시설을 잃거나 꽃들이 죽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값싼 중국산 꽃까지 대거 밀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재준, 김영중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온 외국산 꽃입니다.
가운데 중국산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산 카네이션 124톤과 장미 1톤이 수입된 데 이어 폭설과 혹한 피해를 입자 반입되는 물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김명호(부산·김해 화훼보호협회장): 중국산이 지금 수입해서 들어오니까 더더욱 농가들은 어려운 지경에 처해져 있습니다.
⊙기자: 특히 졸업과 입학철 성수품인 장미는 이번 달에 이미 600여 킬로그램이 중국에서 들어왔습니다.
중국산 꽃들은 값이 싼 점을 내세워 무차별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산 장미 10송이 한단 가격은 4500원 정도지만 중국산은 1500원으로 국산의 30% 정도이고 중국산 카네이션은 국산의 절반 가격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국산 꽃들은 원산지 표시 없이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국내산에 섞여 팔리고 있어 그 피해가 국내 화훼 농가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2월 성수기에 맞춰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국내 화훼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국꽃이 대량으로 유통되면 국내 꽃 가격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김동환(김해 대동화훼작목회 회장): 4500원에서 5000원 정도를 해야 되는데 만약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게 되면 60% 정도는 피해를 보지 않을까 그런 계산이 듭니다.
⊙기자: 중국 꽃의 대량 유통은 비싼 유가 부담마저 지고 있는 국내 화훼농가가 적자영농으로 파산에 빠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재준입니다.
⊙기자: 지난 7일 내린 폭설로 충북 진천군에만 10여 ha의 장미 재배단지가 무너져 내렸지만 아직도 철거작업마저 요원한 상태입니다.
그 동안 애써 키운 장미를 출하를 목전에 두고 모두 버려야 할 형편입니다.
이 장미들은 이미 추위에 모두 다 얼어죽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다시 심어서 수확을 하기까지는 최소한 2, 3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올해 장미 출하량이 4300만송이에서 2800만송이로 줄었고, 부족분은 값싼 중국산이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됐습니다.
피해농가들이 재기를 하려면 최소한 1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지만 이미 빚더미에 앉아 있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14 농가의 채무 명세서입니다.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당장 생계비가 걱정입니다.
⊙조미선(장미 재배 농민): 2년 정도는 있어야지 수확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 동안에 생계유지가 문제예요.
그거를 대책을 세워줘야지...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꽃값은 큰 변화가 없는데 비해 면세유 등 생산비는 배 가까이 올라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그대로 빚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임재언(장미 재배 농민): 또 흐린 날도 있단 말이에요.
흐린 날은 낮에도 계속 돈단 얘기에요.
24시간 온풍기가 가동된다는 얘기에요.
그러면 기름 말도 못 하는 거예요.
⊙기자: 여기에다 벌써부터 화훼 묘목값이 들썩이고 있고 일부 품종은 구할 수조차 없어 화훼재배 농민들은 그야말로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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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시름 깊은 꽃 농가
    • 입력 2001-01-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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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졸업과 입학 시즌을 앞두고 활기가 넘쳐야 할 화훼 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있습니다. 폭설과 혹한으로 재배시설을 잃거나 꽃들이 죽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값싼 중국산 꽃까지 대거 밀려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재준, 김영중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온 외국산 꽃입니다. 가운데 중국산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산 카네이션 124톤과 장미 1톤이 수입된 데 이어 폭설과 혹한 피해를 입자 반입되는 물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김명호(부산·김해 화훼보호협회장): 중국산이 지금 수입해서 들어오니까 더더욱 농가들은 어려운 지경에 처해져 있습니다. ⊙기자: 특히 졸업과 입학철 성수품인 장미는 이번 달에 이미 600여 킬로그램이 중국에서 들어왔습니다. 중국산 꽃들은 값이 싼 점을 내세워 무차별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산 장미 10송이 한단 가격은 4500원 정도지만 중국산은 1500원으로 국산의 30% 정도이고 중국산 카네이션은 국산의 절반 가격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국산 꽃들은 원산지 표시 없이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국내산에 섞여 팔리고 있어 그 피해가 국내 화훼 농가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2월 성수기에 맞춰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국내 화훼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국꽃이 대량으로 유통되면 국내 꽃 가격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김동환(김해 대동화훼작목회 회장): 4500원에서 5000원 정도를 해야 되는데 만약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게 되면 60% 정도는 피해를 보지 않을까 그런 계산이 듭니다. ⊙기자: 중국 꽃의 대량 유통은 비싼 유가 부담마저 지고 있는 국내 화훼농가가 적자영농으로 파산에 빠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재준입니다. ⊙기자: 지난 7일 내린 폭설로 충북 진천군에만 10여 ha의 장미 재배단지가 무너져 내렸지만 아직도 철거작업마저 요원한 상태입니다. 그 동안 애써 키운 장미를 출하를 목전에 두고 모두 버려야 할 형편입니다. 이 장미들은 이미 추위에 모두 다 얼어죽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다시 심어서 수확을 하기까지는 최소한 2, 3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올해 장미 출하량이 4300만송이에서 2800만송이로 줄었고, 부족분은 값싼 중국산이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됐습니다. 피해농가들이 재기를 하려면 최소한 1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지만 이미 빚더미에 앉아 있어 더 이상 돈을 빌릴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14 농가의 채무 명세서입니다.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당장 생계비가 걱정입니다. ⊙조미선(장미 재배 농민): 2년 정도는 있어야지 수확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 동안에 생계유지가 문제예요. 그거를 대책을 세워줘야지... ⊙기자: 지난 몇 년 동안 꽃값은 큰 변화가 없는데 비해 면세유 등 생산비는 배 가까이 올라 초기 시설투자 비용이 그대로 빚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임재언(장미 재배 농민): 또 흐린 날도 있단 말이에요. 흐린 날은 낮에도 계속 돈단 얘기에요. 24시간 온풍기가 가동된다는 얘기에요. 그러면 기름 말도 못 하는 거예요. ⊙기자: 여기에다 벌써부터 화훼 묘목값이 들썩이고 있고 일부 품종은 구할 수조차 없어 화훼재배 농민들은 그야말로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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