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모녀 실종 일주일…‘오리무중’

입력 2008.06.23 (08:49) 수정 2008.06.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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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7일, 은행에서 현금 1억 원을 찾은 주부가 고등학생 딸과 함께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낮에 은행에서 직접 돈을 찾은 주부가 학교에 있던 딸을 불러낸 뒤 소식이 끊겼는데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지우 기자, 현재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리포트>

네, 모녀가 실종된 지 오늘로 일주일 쨉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단서는 잡히고 있지 않은데요... 실종된 주부 윤 모 씨는 두 달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뒤 고등학생 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실종 당일 윤씨의 차량에는 남자 2명이 함께 있었고, 인출한 1억 원은 숨진 남편의 보험금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밝혀져 금품을 노린 납치 사건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단순 가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건 발생부터 풀어야 할 의문점까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쯤, 인천시 강화군의 한 은행에 47살 주부 윤 모씨가 찾아와 1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부피가 큰 금액이다 보니 윤씨는 은행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현금을 싣도록 부탁했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우리가 뒤에다 (돈을) 실으라고 해서 실었거든요 사모님이...(트렁크 쪽에?) 아니 트렁크 말고 뒷좌석. (뒷좌석에 실었을 때 당시 남자들은 어디 있었던 거예요?) 한 명은 운전석, 한 명은 밖에서...”

이에 앞서 윤씨는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전, 휴대전화를 통해 고등학교 1학년인 딸 김 모양을 학교에서 불러냈습니다.

<녹취> 여학생 : “걔네 엄마가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애한테 무슨 일 있다고 그러면서 조퇴하겠다고 해서 점심시간 쯤에 나갔다고 그랬는데...(선생님께 직접 전화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윤씨가 은행에서 현금을 찾고 1시간 정도 지난 뒤, 은행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진 야산에서 윤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겼습니다. 딸 김 모양 역시 이 날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겼는데요...

두 사람이 연락도 되지 않고 집에 돌아오지 않자, 다음 날인 18일 오전, 윤씨의 시어머니가 경찰에 신고 했습니다.

실종 이틀째인 지난 19일, 경찰은 윤씨가 살던 집에서 약 10km 떨어진 한 빌라 주차장에서 윤씨의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트렁크 안에서 혈흔과 모발이 나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현재 감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윤씨 모녀가 실종되자 이웃 주민들 역시 당황스러운 모습인데요...

<녹취> 이웃 주민 : “가정주부예요. 다른 일 하는 건 없어요.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딸하고 며느리하고... 세 식구 살다가 남편이 죽었으니까. (동네 사람들하고도 잘 지냈나?) 그럼요, 동네 토박이들인데... 왔다갔다 해요. 딸래미 학교 데려다주고...”

<녹취> 이웃 주민 :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무슨 시험에서 2등인가 1등인가 해서 중앙시장에다 현수막도 붙이고.. 애들이 괜찮아요. 착실해... ”

평소 밝은 성격이었다는 윤씨는 가족들이나 이웃과도 큰 문제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 김 모양 역시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성실한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현재 윤씨의 차량이 발견된 곳과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긴 곳을 중심으로 탐문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부서 방범순찰대장 : “이곳이 자동차, 최종적으로 자동차 유기된 장소하고 인접한 골짜기이기 때문에 아마 이쪽으로 교통도 좋고 해서 (가지 않았을까)...”

윤씨 모녀가 실종된 뒤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경찰 조사 결과 채무관계나 원한관계가 특별히 확인되지 않은 윤씨가, 실종 당일 왜 현금으로 1억 원이나 인출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손청룡 수사반장(강화경찰서): “그 부분(현금 인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지금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통상의 어떤 행위와는 약간 다른 행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왜 1억원만 인출했는지..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의 정체도 불분명합니다. 은행 관계자는 두 사람이 2~30대 초반이었고 윤 씨와 잘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는데요..

<인터뷰> 손청룡 수사반장(강화경찰서) : “당사자들하고 관련이 된 사람들인데 당사자들의 소재가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윤 씨가 현금을 인출하기 전, 학교에 있는 딸을 불러낸 것도 의문입니다. 굳이 학교에서 수업 중인 딸을 불러낼 만큼 급박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윤 씨 모녀와 차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은 어떤 관계인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입니다.

또 차량이 발견된 곳은 윤 씨가 살던 곳에서 10km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았는데요. 이곳 주민들 역시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차량 발견 지역 주민 : “이 근방의 차주라면 납치될 수도 있고 하지만... 여기다 갖다놓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여기에 자주 오던 차량이라면 여기다 갖다 놓겠어요? 절대 안 그렇지...”

한편 가까이에서 윤 씨를 지켜본 이웃 주민들은 윤 씨가 최근 종교 활동에 심취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 : “신랑 죽은지 20일 만에 종교를 바꾸었어요. 그리고 나서 나는 기도원에 간 줄 알았어. 현금을 찾아갔다고 하길래.. 무슨 책자 들고 종말론 어쩌고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여기 가끔 와...”

이에 따라 경찰은 윤씨가 종교 활동을 목적으로 어딘가에 은신을 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경찰은 윤 씨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끊기고 차량에서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납치 후 사망 가능성을 놓고 함께 있던 남자 2명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윤씨가 종교 활동을 위해 어디론가 잠적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데요. 혈흔과 모발 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이번 사건이 납치 사건인지 아닌지...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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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6-23 08:24:34
    • 수정2008-06-23 09: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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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7일, 은행에서 현금 1억 원을 찾은 주부가 고등학생 딸과 함께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낮에 은행에서 직접 돈을 찾은 주부가 학교에 있던 딸을 불러낸 뒤 소식이 끊겼는데요. 여러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지우 기자, 현재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리포트> 네, 모녀가 실종된 지 오늘로 일주일 쨉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단서는 잡히고 있지 않은데요... 실종된 주부 윤 모 씨는 두 달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뒤 고등학생 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실종 당일 윤씨의 차량에는 남자 2명이 함께 있었고, 인출한 1억 원은 숨진 남편의 보험금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밝혀져 금품을 노린 납치 사건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단순 가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건 발생부터 풀어야 할 의문점까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쯤, 인천시 강화군의 한 은행에 47살 주부 윤 모씨가 찾아와 1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부피가 큰 금액이다 보니 윤씨는 은행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현금을 싣도록 부탁했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우리가 뒤에다 (돈을) 실으라고 해서 실었거든요 사모님이...(트렁크 쪽에?) 아니 트렁크 말고 뒷좌석. (뒷좌석에 실었을 때 당시 남자들은 어디 있었던 거예요?) 한 명은 운전석, 한 명은 밖에서...” 이에 앞서 윤씨는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기 전, 휴대전화를 통해 고등학교 1학년인 딸 김 모양을 학교에서 불러냈습니다. <녹취> 여학생 : “걔네 엄마가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애한테 무슨 일 있다고 그러면서 조퇴하겠다고 해서 점심시간 쯤에 나갔다고 그랬는데...(선생님께 직접 전화한 거예요?) 그런 것 같아요.” 윤씨가 은행에서 현금을 찾고 1시간 정도 지난 뒤, 은행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진 야산에서 윤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겼습니다. 딸 김 모양 역시 이 날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겼는데요... 두 사람이 연락도 되지 않고 집에 돌아오지 않자, 다음 날인 18일 오전, 윤씨의 시어머니가 경찰에 신고 했습니다. 실종 이틀째인 지난 19일, 경찰은 윤씨가 살던 집에서 약 10km 떨어진 한 빌라 주차장에서 윤씨의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트렁크 안에서 혈흔과 모발이 나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현재 감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윤씨 모녀가 실종되자 이웃 주민들 역시 당황스러운 모습인데요... <녹취> 이웃 주민 : “가정주부예요. 다른 일 하는 건 없어요.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딸하고 며느리하고... 세 식구 살다가 남편이 죽었으니까. (동네 사람들하고도 잘 지냈나?) 그럼요, 동네 토박이들인데... 왔다갔다 해요. 딸래미 학교 데려다주고...” <녹취> 이웃 주민 :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무슨 시험에서 2등인가 1등인가 해서 중앙시장에다 현수막도 붙이고.. 애들이 괜찮아요. 착실해... ” 평소 밝은 성격이었다는 윤씨는 가족들이나 이웃과도 큰 문제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 김 모양 역시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성실한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은 현재 윤씨의 차량이 발견된 곳과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끊긴 곳을 중심으로 탐문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중부서 방범순찰대장 : “이곳이 자동차, 최종적으로 자동차 유기된 장소하고 인접한 골짜기이기 때문에 아마 이쪽으로 교통도 좋고 해서 (가지 않았을까)...” 윤씨 모녀가 실종된 뒤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경찰 조사 결과 채무관계나 원한관계가 특별히 확인되지 않은 윤씨가, 실종 당일 왜 현금으로 1억 원이나 인출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손청룡 수사반장(강화경찰서): “그 부분(현금 인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지금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통상의 어떤 행위와는 약간 다른 행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왜 1억원만 인출했는지..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의 정체도 불분명합니다. 은행 관계자는 두 사람이 2~30대 초반이었고 윤 씨와 잘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는데요.. <인터뷰> 손청룡 수사반장(강화경찰서) : “당사자들하고 관련이 된 사람들인데 당사자들의 소재가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윤 씨가 현금을 인출하기 전, 학교에 있는 딸을 불러낸 것도 의문입니다. 굳이 학교에서 수업 중인 딸을 불러낼 만큼 급박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윤 씨 모녀와 차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은 어떤 관계인지도 밝혀내야 할 부분입니다. 또 차량이 발견된 곳은 윤 씨가 살던 곳에서 10km 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았는데요. 이곳 주민들 역시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차량 발견 지역 주민 : “이 근방의 차주라면 납치될 수도 있고 하지만... 여기다 갖다놓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여기에 자주 오던 차량이라면 여기다 갖다 놓겠어요? 절대 안 그렇지...” 한편 가까이에서 윤 씨를 지켜본 이웃 주민들은 윤 씨가 최근 종교 활동에 심취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 : “신랑 죽은지 20일 만에 종교를 바꾸었어요. 그리고 나서 나는 기도원에 간 줄 알았어. 현금을 찾아갔다고 하길래.. 무슨 책자 들고 종말론 어쩌고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여기 가끔 와...” 이에 따라 경찰은 윤씨가 종교 활동을 목적으로 어딘가에 은신을 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경찰은 윤 씨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끊기고 차량에서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납치 후 사망 가능성을 놓고 함께 있던 남자 2명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윤씨가 종교 활동을 위해 어디론가 잠적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데요. 혈흔과 모발 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이번 사건이 납치 사건인지 아닌지...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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