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우유 파동 현실화되나?

입력 2008.07.18 (21:55) 수정 2008.07.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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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가공 업체가 농가에 지급하는 우유납품가격 협상이 두달 넘게 진전이 없자, 낙농가들이 원유공급 중단을 경고해 우유파동이 재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우유파동 무엇이 문제인지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젖소를 키워온 김연수 씨.

사료비 부담을 줄이려고 옥수수 재배까지 시작했지만 사료값이 60% 가까이 오르는 바람에 우유를 팔아봐야 사료값 대기도 빠듯합니다.

<인터뷰> 김연수(낙농가) : "열심히 사는 만큼 소득도 해줘야 하는데 현재 소득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형편에 놓여 있습니다."

농가들이 우유를 납품하고 받는 기준 가격은 1리터에 584원.

지난 2004년 이후 4년째 그대롭니다.

낙농단체 측은 사료와 면세유 등 급등한 생산비를 반영해 1리터에 150원씩 우유값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원 이상은 안된다는 게 유가공 협회의 입장.

협상은 두 달 넘게 제자립니다.

<인터뷰> 김시환(한국유가공협회 전무) : "유가공업체에서는 우유의 소비자가격이 인상이 되게 되면 큰 폭으로 우유 소비가 감소할 것을 가장 염려하고 있습니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낙농육우협회는 당장 다음주부터 우유 공급을 중단할 계획입니다.

우유를 유가공업체에 납품하는 대신 시·군청에 갖다놓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심동섭(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 : "우유라는 건 제가 땀을 흘려, 피와 같은 것인데 그걸 버릴 정도라면 얼마나 절박한가를 알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이런 갈등의 바탕엔 왜곡된 생산할당제, 즉 쿼터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낙농가들은 유업체와 직거래하는 농가와 서울우유 등 생산 조합, 그리고 낙농진흥회 소속농가 등 셋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따로 생산하고 가격도 달리 받다 보니 쿼터제의 원래 목적인 생산 조절 기능이 사라진 지 오랩니다.

게다가 우유는 남아도는데, 쿼터 자체가 높은 가격에 거래돼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인터뷰> 오금렬(낙농가) : "쿼터가격을 킬로당 35,6만 원짜리를 사 가지고 우유를 납품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 거기서 이자 갚고 그러면 엄청난 부담이 되는 거지요."

쿼터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데는 농가와 유업계 모두 동의하지만 생산량 감축이 걸림돌입니다.

<인터뷰>조석진(영남대 식품산업경영학교수) : "하루속히 전국 단일쿼터로 가져가서 그 속에서 생산비 인상요인이 있으면은 인상하고 하락요인이 있으면은 하락하는 시스템화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거죠."

소비에 맞춰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유기농과 저지방 우유 등 최근 추세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야 제2, 제3의 우유 파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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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우유 파동 현실화되나?
    • 입력 2008-07-18 21:06:23
    • 수정2008-07-18 22: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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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가공 업체가 농가에 지급하는 우유납품가격 협상이 두달 넘게 진전이 없자, 낙농가들이 원유공급 중단을 경고해 우유파동이 재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우유파동 무엇이 문제인지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넘게 젖소를 키워온 김연수 씨. 사료비 부담을 줄이려고 옥수수 재배까지 시작했지만 사료값이 60% 가까이 오르는 바람에 우유를 팔아봐야 사료값 대기도 빠듯합니다. <인터뷰> 김연수(낙농가) : "열심히 사는 만큼 소득도 해줘야 하는데 현재 소득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형편에 놓여 있습니다." 농가들이 우유를 납품하고 받는 기준 가격은 1리터에 584원. 지난 2004년 이후 4년째 그대롭니다. 낙농단체 측은 사료와 면세유 등 급등한 생산비를 반영해 1리터에 150원씩 우유값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원 이상은 안된다는 게 유가공 협회의 입장. 협상은 두 달 넘게 제자립니다. <인터뷰> 김시환(한국유가공협회 전무) : "유가공업체에서는 우유의 소비자가격이 인상이 되게 되면 큰 폭으로 우유 소비가 감소할 것을 가장 염려하고 있습니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낙농육우협회는 당장 다음주부터 우유 공급을 중단할 계획입니다. 우유를 유가공업체에 납품하는 대신 시·군청에 갖다놓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심동섭(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 : "우유라는 건 제가 땀을 흘려, 피와 같은 것인데 그걸 버릴 정도라면 얼마나 절박한가를 알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이런 갈등의 바탕엔 왜곡된 생산할당제, 즉 쿼터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낙농가들은 유업체와 직거래하는 농가와 서울우유 등 생산 조합, 그리고 낙농진흥회 소속농가 등 셋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따로 생산하고 가격도 달리 받다 보니 쿼터제의 원래 목적인 생산 조절 기능이 사라진 지 오랩니다. 게다가 우유는 남아도는데, 쿼터 자체가 높은 가격에 거래돼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인터뷰> 오금렬(낙농가) : "쿼터가격을 킬로당 35,6만 원짜리를 사 가지고 우유를 납품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 거기서 이자 갚고 그러면 엄청난 부담이 되는 거지요." 쿼터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데는 농가와 유업계 모두 동의하지만 생산량 감축이 걸림돌입니다. <인터뷰>조석진(영남대 식품산업경영학교수) : "하루속히 전국 단일쿼터로 가져가서 그 속에서 생산비 인상요인이 있으면은 인상하고 하락요인이 있으면은 하락하는 시스템화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거죠." 소비에 맞춰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유기농과 저지방 우유 등 최근 추세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야 제2, 제3의 우유 파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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