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네 차례 고비’ 넘어 금 쐈다
입력 2008.08.12 (16:52)
수정 2008.08.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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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29.KT)가 12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일궈낸 금메달은 숱한 고비를 극복한 의지의 승리였다.
1위를 달리다 결선 7번째 발에서 6.9점을 쏘며 은메달로 마감한 아테네올림픽의 아쉬움이 그에게 준 것은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불굴의 의지였던 것이다.
첫 위기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찾아왔다.
심한 기침을 동반한 감기에 걸려 점퍼 차림으로 54번 사대에 선 그는 시작하자마자 내리 4발을 9점에 맞히더니 6발 째는 8점을 쐈다.
첫 시리즈 10발을 91점에 그친 진종오는 2번째 시리즈에 들어가기 앞서 사선 뒤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정신을 가다듬었다.
결국 그는 관중석에서도 들릴만큼 힘겹게 기침을 하면서도 2,3번째 시리즈서 각각 94점으로 페이스를 올리더니 4,5번째 시리즈에서 각각 97점을 찍으며 선두권에 자리, 첫 위기를 멋지게 극복했다.
다들 `이제 됐다' 하던 순간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마지막 6번째 시리즈에서도 5발까지 10점 3번, 9점 2번을 쏘며 본선 1위를 굳히나 했던 그는 6번째 발에서 어이없이 7점을 쏴 뒤에서 지켜보던 김선일 코치의 탄식을 자아냈다. 심호흡을 하고 맨손으로 몇차례 조준 연습을 한 뒤 다시 총을 들어올렸지만 두번 연속 8점을 쏘며 계속 흔들렸다.
순식간에 중간 순위 7위로 밀린 그는 마지막 2발에서 또 실수를 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보다 못한 김 코치가 심판원을 통해 진종오를 불렀지만 진종오는 `알았다'는 눈짓만 보낸 뒤 곧바로 다시 총을 들었다.
`또 4년을 기다려야 하나' 싶던 그때 그는 막판 두발을 10점과 9점에 맞히며 기어이 2위 그룹으로 결선에 올라섰다.
초조함과 허탈함이 교차되는 이런 상황에서 웬만한 선수들은 격발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자포자기하듯 경기를 마무리하지만 4년 전 아픔을 겪었던 그는 강철같은 배짱으로 두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세번째 위기는 결선 4번째 발에서 찾아왔다. 결선 첫 두발을 10.3, 10.5 점에 명중시키며 1위에 자리한 그는 4번째 발에서 8.5점을 쏴 3위로 밀렸다.
하지만 그는 다음 두 발에서 차분히 10.4점과 10.3점을 기록하며 다시 위기를 돌파했다.
9번째 발을 마친 뒤 2위에 1.9점차로 앞서 금메달 8부 능선을 넘은 듯 했던 그에게 최종 한 발에서 또 한번 위기가 왔다. 8.2점을 쏜 것이다.
2위를 달리던 탄종량이 10.2점만 쏘면 4년 전과 똑같은 좌절을 씹어야 할 상황이었고, 자기 할 일을 끝낸 그는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도 없었다.
그러나 신은 4년의 와신상담 끝에 숱한 위기를 넘기며 이까지 온 진종오에게 행운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했다.
탄종량이 쏜 마지막 탄환은 9.2점에 그쳤고, 곧이어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자기 이름을 확인한 진종오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입으로 손을 가린 채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요행과 불운에 연연치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그에게는 막판에 찾아온 행운의 여신이 어색한 듯 했다.
1위를 달리다 결선 7번째 발에서 6.9점을 쏘며 은메달로 마감한 아테네올림픽의 아쉬움이 그에게 준 것은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불굴의 의지였던 것이다.
첫 위기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찾아왔다.
심한 기침을 동반한 감기에 걸려 점퍼 차림으로 54번 사대에 선 그는 시작하자마자 내리 4발을 9점에 맞히더니 6발 째는 8점을 쐈다.
첫 시리즈 10발을 91점에 그친 진종오는 2번째 시리즈에 들어가기 앞서 사선 뒤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정신을 가다듬었다.
결국 그는 관중석에서도 들릴만큼 힘겹게 기침을 하면서도 2,3번째 시리즈서 각각 94점으로 페이스를 올리더니 4,5번째 시리즈에서 각각 97점을 찍으며 선두권에 자리, 첫 위기를 멋지게 극복했다.
다들 `이제 됐다' 하던 순간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마지막 6번째 시리즈에서도 5발까지 10점 3번, 9점 2번을 쏘며 본선 1위를 굳히나 했던 그는 6번째 발에서 어이없이 7점을 쏴 뒤에서 지켜보던 김선일 코치의 탄식을 자아냈다. 심호흡을 하고 맨손으로 몇차례 조준 연습을 한 뒤 다시 총을 들어올렸지만 두번 연속 8점을 쏘며 계속 흔들렸다.
순식간에 중간 순위 7위로 밀린 그는 마지막 2발에서 또 실수를 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보다 못한 김 코치가 심판원을 통해 진종오를 불렀지만 진종오는 `알았다'는 눈짓만 보낸 뒤 곧바로 다시 총을 들었다.
`또 4년을 기다려야 하나' 싶던 그때 그는 막판 두발을 10점과 9점에 맞히며 기어이 2위 그룹으로 결선에 올라섰다.
초조함과 허탈함이 교차되는 이런 상황에서 웬만한 선수들은 격발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자포자기하듯 경기를 마무리하지만 4년 전 아픔을 겪었던 그는 강철같은 배짱으로 두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세번째 위기는 결선 4번째 발에서 찾아왔다. 결선 첫 두발을 10.3, 10.5 점에 명중시키며 1위에 자리한 그는 4번째 발에서 8.5점을 쏴 3위로 밀렸다.
하지만 그는 다음 두 발에서 차분히 10.4점과 10.3점을 기록하며 다시 위기를 돌파했다.
9번째 발을 마친 뒤 2위에 1.9점차로 앞서 금메달 8부 능선을 넘은 듯 했던 그에게 최종 한 발에서 또 한번 위기가 왔다. 8.2점을 쏜 것이다.
2위를 달리던 탄종량이 10.2점만 쏘면 4년 전과 똑같은 좌절을 씹어야 할 상황이었고, 자기 할 일을 끝낸 그는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도 없었다.
그러나 신은 4년의 와신상담 끝에 숱한 위기를 넘기며 이까지 온 진종오에게 행운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했다.
탄종량이 쏜 마지막 탄환은 9.2점에 그쳤고, 곧이어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자기 이름을 확인한 진종오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입으로 손을 가린 채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요행과 불운에 연연치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그에게는 막판에 찾아온 행운의 여신이 어색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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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종오 ‘네 차례 고비’ 넘어 금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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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8-12 16:51:39
- 수정2008-08-12 16:56:42
진종오(29.KT)가 12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일궈낸 금메달은 숱한 고비를 극복한 의지의 승리였다.
1위를 달리다 결선 7번째 발에서 6.9점을 쏘며 은메달로 마감한 아테네올림픽의 아쉬움이 그에게 준 것은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불굴의 의지였던 것이다.
첫 위기는 경기 시작하자마자 찾아왔다.
심한 기침을 동반한 감기에 걸려 점퍼 차림으로 54번 사대에 선 그는 시작하자마자 내리 4발을 9점에 맞히더니 6발 째는 8점을 쐈다.
첫 시리즈 10발을 91점에 그친 진종오는 2번째 시리즈에 들어가기 앞서 사선 뒤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정신을 가다듬었다.
결국 그는 관중석에서도 들릴만큼 힘겹게 기침을 하면서도 2,3번째 시리즈서 각각 94점으로 페이스를 올리더니 4,5번째 시리즈에서 각각 97점을 찍으며 선두권에 자리, 첫 위기를 멋지게 극복했다.
다들 `이제 됐다' 하던 순간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마지막 6번째 시리즈에서도 5발까지 10점 3번, 9점 2번을 쏘며 본선 1위를 굳히나 했던 그는 6번째 발에서 어이없이 7점을 쏴 뒤에서 지켜보던 김선일 코치의 탄식을 자아냈다. 심호흡을 하고 맨손으로 몇차례 조준 연습을 한 뒤 다시 총을 들어올렸지만 두번 연속 8점을 쏘며 계속 흔들렸다.
순식간에 중간 순위 7위로 밀린 그는 마지막 2발에서 또 실수를 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보다 못한 김 코치가 심판원을 통해 진종오를 불렀지만 진종오는 `알았다'는 눈짓만 보낸 뒤 곧바로 다시 총을 들었다.
`또 4년을 기다려야 하나' 싶던 그때 그는 막판 두발을 10점과 9점에 맞히며 기어이 2위 그룹으로 결선에 올라섰다.
초조함과 허탈함이 교차되는 이런 상황에서 웬만한 선수들은 격발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자포자기하듯 경기를 마무리하지만 4년 전 아픔을 겪었던 그는 강철같은 배짱으로 두번째 위기를 극복했다.
세번째 위기는 결선 4번째 발에서 찾아왔다. 결선 첫 두발을 10.3, 10.5 점에 명중시키며 1위에 자리한 그는 4번째 발에서 8.5점을 쏴 3위로 밀렸다.
하지만 그는 다음 두 발에서 차분히 10.4점과 10.3점을 기록하며 다시 위기를 돌파했다.
9번째 발을 마친 뒤 2위에 1.9점차로 앞서 금메달 8부 능선을 넘은 듯 했던 그에게 최종 한 발에서 또 한번 위기가 왔다. 8.2점을 쏜 것이다.
2위를 달리던 탄종량이 10.2점만 쏘면 4년 전과 똑같은 좌절을 씹어야 할 상황이었고, 자기 할 일을 끝낸 그는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도 없었다.
그러나 신은 4년의 와신상담 끝에 숱한 위기를 넘기며 이까지 온 진종오에게 행운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했다.
탄종량이 쏜 마지막 탄환은 9.2점에 그쳤고, 곧이어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자기 이름을 확인한 진종오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입으로 손을 가린 채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요행과 불운에 연연치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그에게는 막판에 찾아온 행운의 여신이 어색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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