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막힌 박성화 전술 ‘한계 절감’

입력 2008.08.1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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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박성화호가 결국 8강 문턱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한국은 13일 오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었지만 결국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카메룬과 1-1 무승부, 이탈리아에 0-3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1승1무1패로 조 3위로 대회를 일찌감치 끝냈다.
강호 카메룬과 무승부를 거두고, 복병 온두라스를 꺾는 등 나름대로 선전을 펼쳤지만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세계 벽을 뛰어 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었다.
기량 차의 간격을 채워 줄 사령탑의 역할도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적 강호인 카메룬과 첫 경기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전반 내내 상대의 발재간과 파워에 밀려 우리가 준비한 경기 운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측면 활용이나 패싱 게임 등 한국이 그 동안 내세웠던 장점은 카메룬 선수들의 개인기와 힘을 막아내며 버티느라 찾아 보기 힘들었다.
후반들어 장점인 패싱게임이 살아났고, 박주영(서울)의 행운이 깃든 프리킥 골로 앞서 나가며 대어를 낚는 듯 했다. 하지만 카메룬의 저력에 결국 막판 동점골을 내줬다. 선수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지칠 대로 지쳐 갔지만 박 감독은 남아 있던 두 장의 교체 카드를 동점골을 내준 뒤인 경기 종료 직전에야 썼다.
반면 상대는 교체 카드로 내세웠던 조르주 만제크가 골을 뽑았다.
이탈리아전에서는 소극적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전에서는 미드필더진의 공격전술에 변화를 줬다.
카메룬과 1차전 때처럼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미드필더진을 박주영(서울)을 꼭짓점으로 한 다이아몬드형으로 꾸렸다. 중원을 두텁게 하면서도 반격 의지까지 드러낸 전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 간 간격이 벌어져 유기적인 공격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박 감독은 전반 초반 이른 실점 뒤 바로 박주영을 왼쪽 측면으로 돌려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며 일단 이탈리아의 살아나기 시작한 분위기부터 누그러뜨리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박 감독 부임 이후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올림픽대표팀이 그 동안 많이 훈련하지 못했던 전형이라 선수들의 적응력은 여전히 제 자리를 찾지 못한 느낌이었다.
이후 0-2로 뒤진 채 후반을 시작하면서는 만회를 위해 그 동안 주로 써 왔던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지만 오히려 역습으로 추가골을 내줬다.
한국과 이탈리아 선수들의 기량 차는 K-리그와 세리에A의 수준 차와 다름없었다.
수비 숫자만 많았지만 일대일 대인마크는 물론 협력 플레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기술과 힘을 겸비한 상대 공격수들에게 번번이 득점 찬스를 내줬다. 반면 이탈리아 수비 조직은 우리 공격진을 꼼짝 못하게 했다.
한국은 힘과 기술은 물론 상대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모습이었다. 전술상 변화도 상대 선수들의 앞선 기량 앞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소극적 경기 운영이 오히려 선수들의 자신감을 더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잘못했다기보다 전략이 잘못된 것 같다"고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공격수 박주영도 "이탈리아가 매우 강하고 기술이나 모든 부분에 앞서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단장인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한국 축구가 세계화로 가려면 가장 시급한 것이 기술 문제다. 전술적인 것이 안 풀리면 개인 기량으로라도 뚫어야 하는데 그것이 하나도 안 먹혔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기술 발전을 시키는 것이 한국 축구가 짊어지고 나갈 과제"라고 밝혔다.
가능성보다는 과제를 더 많이 보게 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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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번이 막힌 박성화 전술 ‘한계 절감’
    • 입력 2008-08-13 21:32:18
    연합뉴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박성화호가 결국 8강 문턱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한국은 13일 오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었지만 결국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카메룬과 1-1 무승부, 이탈리아에 0-3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1승1무1패로 조 3위로 대회를 일찌감치 끝냈다. 강호 카메룬과 무승부를 거두고, 복병 온두라스를 꺾는 등 나름대로 선전을 펼쳤지만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세계 벽을 뛰어 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었다. 기량 차의 간격을 채워 줄 사령탑의 역할도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적 강호인 카메룬과 첫 경기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은 전반 내내 상대의 발재간과 파워에 밀려 우리가 준비한 경기 운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측면 활용이나 패싱 게임 등 한국이 그 동안 내세웠던 장점은 카메룬 선수들의 개인기와 힘을 막아내며 버티느라 찾아 보기 힘들었다. 후반들어 장점인 패싱게임이 살아났고, 박주영(서울)의 행운이 깃든 프리킥 골로 앞서 나가며 대어를 낚는 듯 했다. 하지만 카메룬의 저력에 결국 막판 동점골을 내줬다. 선수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지칠 대로 지쳐 갔지만 박 감독은 남아 있던 두 장의 교체 카드를 동점골을 내준 뒤인 경기 종료 직전에야 썼다. 반면 상대는 교체 카드로 내세웠던 조르주 만제크가 골을 뽑았다. 이탈리아전에서는 소극적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전에서는 미드필더진의 공격전술에 변화를 줬다. 카메룬과 1차전 때처럼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미드필더진을 박주영(서울)을 꼭짓점으로 한 다이아몬드형으로 꾸렸다. 중원을 두텁게 하면서도 반격 의지까지 드러낸 전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 간 간격이 벌어져 유기적인 공격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박 감독은 전반 초반 이른 실점 뒤 바로 박주영을 왼쪽 측면으로 돌려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며 일단 이탈리아의 살아나기 시작한 분위기부터 누그러뜨리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박 감독 부임 이후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올림픽대표팀이 그 동안 많이 훈련하지 못했던 전형이라 선수들의 적응력은 여전히 제 자리를 찾지 못한 느낌이었다. 이후 0-2로 뒤진 채 후반을 시작하면서는 만회를 위해 그 동안 주로 써 왔던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지만 오히려 역습으로 추가골을 내줬다. 한국과 이탈리아 선수들의 기량 차는 K-리그와 세리에A의 수준 차와 다름없었다. 수비 숫자만 많았지만 일대일 대인마크는 물론 협력 플레이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기술과 힘을 겸비한 상대 공격수들에게 번번이 득점 찬스를 내줬다. 반면 이탈리아 수비 조직은 우리 공격진을 꼼짝 못하게 했다. 한국은 힘과 기술은 물론 상대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모습이었다. 전술상 변화도 상대 선수들의 앞선 기량 앞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소극적 경기 운영이 오히려 선수들의 자신감을 더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잘못했다기보다 전략이 잘못된 것 같다"고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공격수 박주영도 "이탈리아가 매우 강하고 기술이나 모든 부분에 앞서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단장인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한국 축구가 세계화로 가려면 가장 시급한 것이 기술 문제다. 전술적인 것이 안 풀리면 개인 기량으로라도 뚫어야 하는데 그것이 하나도 안 먹혔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기술 발전을 시키는 것이 한국 축구가 짊어지고 나갈 과제"라고 밝혔다. 가능성보다는 과제를 더 많이 보게 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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