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기주?’ 김경문, 불안한 용병술

입력 2008.08.18 (18:15) 수정 2008.08.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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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올림픽 야구 메달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웬지 불안하다.
야구대표팀은 18일 타이완까지 격파하며 거칠 것 없는 5연승 행진을 벌여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투·타에 걸쳐 전력이 불안한 것은 물론이고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우선 부진에 빠진 한기주를 고집스럽게 기용하는 점이다.
한국은 13일 미국전에서 6-4로 앞선 9회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가 3실점하며 6-7 역전을 허용했다. 한기주를 구원한 윤석민의 호투와 9회 말 2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8-7 재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마무리로 쓰기엔 한기주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건 누구의 눈에도 분명해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일본과 경기에서도 5-2로 앞선 9회 말 다시 한기주를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렸다. 빠른 직구 위주로 승부를 걸다 안타 2개, 수비 실책 1개로 1실점한 뒤 무사 주자 2, 3루 위기가 이어졌고, 권혁과 정대현을 올리고서야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김 감독도 경기 후 "(한기주를) 당분간 이기는 경기에서 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기주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18일 타이완전에서도 다시 한 번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4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봉중근이 5회초 흔들리자 주저하지 않고 한기주를 투입한 것이다. 이번엔 2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8-8 동점을 허용해 여전히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였다.
공격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적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전 등을 통해 작전 부재를 드러냈던 대표팀은 타이완전에서 8-0으로 앞서다 마운드 운용 실패로 8-8 동점을 허용한 뒤 7회초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1점이 급한 시점에서 반드시 도망갈 수 있는 점수가 필요했지만 김 감독은 번트 대신 강공을 선택했다.
다행히 강민호가 유격수 글러브를 스쳐 빠지는 안타를 날려 결승점을 올리긴 했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한기주 기용에 대해 특유의 `기(氣)와 자신감'론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는 경기 뒤 "한기주의 기를 살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끝은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감독이 특정 선수를 배려할 수는 있지만 올림픽 야구가 단기전이고, 대표팀의 지상 목표가 메달 획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감독의 고집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부터 KBO 기술위원회와 다소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소속 구단 선수를 무리하게 뽑으려다 뒤늦게 교체하는 소동도 겪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올림픽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팀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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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한기주?’ 김경문, 불안한 용병술
    • 입력 2008-08-18 18:11:40
    • 수정2008-08-18 18:57:24
    연합뉴스
8년 만에 올림픽 야구 메달을 노리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웬지 불안하다. 야구대표팀은 18일 타이완까지 격파하며 거칠 것 없는 5연승 행진을 벌여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투·타에 걸쳐 전력이 불안한 것은 물론이고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우선 부진에 빠진 한기주를 고집스럽게 기용하는 점이다. 한국은 13일 미국전에서 6-4로 앞선 9회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가 3실점하며 6-7 역전을 허용했다. 한기주를 구원한 윤석민의 호투와 9회 말 2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8-7 재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마무리로 쓰기엔 한기주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건 누구의 눈에도 분명해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일본과 경기에서도 5-2로 앞선 9회 말 다시 한기주를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렸다. 빠른 직구 위주로 승부를 걸다 안타 2개, 수비 실책 1개로 1실점한 뒤 무사 주자 2, 3루 위기가 이어졌고, 권혁과 정대현을 올리고서야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김 감독도 경기 후 "(한기주를) 당분간 이기는 경기에서 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기주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18일 타이완전에서도 다시 한 번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4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봉중근이 5회초 흔들리자 주저하지 않고 한기주를 투입한 것이다. 이번엔 2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8-8 동점을 허용해 여전히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였다. 공격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적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전 등을 통해 작전 부재를 드러냈던 대표팀은 타이완전에서 8-0으로 앞서다 마운드 운용 실패로 8-8 동점을 허용한 뒤 7회초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1점이 급한 시점에서 반드시 도망갈 수 있는 점수가 필요했지만 김 감독은 번트 대신 강공을 선택했다. 다행히 강민호가 유격수 글러브를 스쳐 빠지는 안타를 날려 결승점을 올리긴 했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한기주 기용에 대해 특유의 `기(氣)와 자신감'론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는 경기 뒤 "한기주의 기를 살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끝은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감독이 특정 선수를 배려할 수는 있지만 올림픽 야구가 단기전이고, 대표팀의 지상 목표가 메달 획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감독의 고집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부터 KBO 기술위원회와 다소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소속 구단 선수를 무리하게 뽑으려다 뒤늦게 교체하는 소동도 겪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올림픽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팀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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