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꽃’ 80㎏ 이상급 金 차지한 차동민

입력 2008.08.23 (21:48) 수정 2008.08.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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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권도협회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별 최대 4체급(남쳐 2체급씩)으로 제한한 출전 체급을 결정할 때 남자 68㎏급과 여자 57㎏급, 67㎏급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남자 80㎏이상급은 논란이 됐다. 선수층이 두터운 남자 58㎏급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과 '태권도의 꽃'인 최중량급으로서 종주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80㎏이상급에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의 김경훈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대회 문대성까지 한국은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결국 협회는 표 대결까지 벌인 끝에 최중량급을 택했다. 그렇지만 외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과 힘이 좋고, 문대성을 이을 만한 확실한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차동민(22.한국체대)이 눈부신 '금빛 발차기'로 논란과 걱정을 깨끗이 잠재웠다.
'포스트 문대성'의 자리를 노린 여러 후보 중 하나였던 차동민은 베이징올림픽 남자 80㎏급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태권도의 자존심을 지켰다.
안양 부림초-서울 동성중-서울체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차동민은 뒤차기와 오른발 돌려차기가 주특기다.
2형제 중 둘째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한 차동민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헤비급으로 출전하기 시작한 고교 시절부터다.
2002년 11월 전국남녀우수선수권대회 헤비급 결승에서 당시 상무 소식이던 문대성에게 패해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2003년에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헤비급 1위에 올랐다.
2005년 한국체대 입학 후 잠시 주춤했던 그는 2006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남자 80㎏이상급은 그 동안 차동민을 비롯해 남윤배, 윤희성(용인대), 허준녕(경희대), 김학환, 장창하(이상 가스공사) 등이 문대성의 계보를 잇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차동민은 지난해 7월 열린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남윤배를 꺾고 1위를 차지하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에서는 준결승에서 세계 챔피언 다바 모디보 케이타(말리)에게 2-4로 패했지만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한국에 가까스로 올림픽 출전권을 안겼다.
올해 세 차례 열린 올림픽대표 국내 선발전에서는 판정 시비로 소청까지 제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윤희성을 제치고 베이징행 티켓을 획득했다.
189㎝ 87㎏의 차동민은 2m가 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최중량급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마침내 한국의 남자 80㎏이상급 3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이번 올림픽 폐막일인 24일이 스물두번째 생일인 그로서는 하루 전 미리 받은 큰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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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꽃’ 80㎏ 이상급 金 차지한 차동민
    • 입력 2008-08-23 21:48:45
    • 수정2008-08-24 00:03:57
    연합뉴스
대한태권도협회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별 최대 4체급(남쳐 2체급씩)으로 제한한 출전 체급을 결정할 때 남자 68㎏급과 여자 57㎏급, 67㎏급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남자 80㎏이상급은 논란이 됐다. 선수층이 두터운 남자 58㎏급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과 '태권도의 꽃'인 최중량급으로서 종주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80㎏이상급에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의 김경훈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대회 문대성까지 한국은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결국 협회는 표 대결까지 벌인 끝에 최중량급을 택했다. 그렇지만 외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과 힘이 좋고, 문대성을 이을 만한 확실한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차동민(22.한국체대)이 눈부신 '금빛 발차기'로 논란과 걱정을 깨끗이 잠재웠다. '포스트 문대성'의 자리를 노린 여러 후보 중 하나였던 차동민은 베이징올림픽 남자 80㎏급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태권도의 자존심을 지켰다. 안양 부림초-서울 동성중-서울체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차동민은 뒤차기와 오른발 돌려차기가 주특기다. 2형제 중 둘째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한 차동민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헤비급으로 출전하기 시작한 고교 시절부터다. 2002년 11월 전국남녀우수선수권대회 헤비급 결승에서 당시 상무 소식이던 문대성에게 패해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2003년에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헤비급 1위에 올랐다. 2005년 한국체대 입학 후 잠시 주춤했던 그는 2006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남자 80㎏이상급은 그 동안 차동민을 비롯해 남윤배, 윤희성(용인대), 허준녕(경희대), 김학환, 장창하(이상 가스공사) 등이 문대성의 계보를 잇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차동민은 지난해 7월 열린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남윤배를 꺾고 1위를 차지하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에서는 준결승에서 세계 챔피언 다바 모디보 케이타(말리)에게 2-4로 패했지만 3.4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한국에 가까스로 올림픽 출전권을 안겼다. 올해 세 차례 열린 올림픽대표 국내 선발전에서는 판정 시비로 소청까지 제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윤희성을 제치고 베이징행 티켓을 획득했다. 189㎝ 87㎏의 차동민은 2m가 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최중량급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마침내 한국의 남자 80㎏이상급 3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이번 올림픽 폐막일인 24일이 스물두번째 생일인 그로서는 하루 전 미리 받은 큰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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