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부는 괴로워’ 유쾌한 추석 만들기

입력 2008.09.11 (08:45) 수정 2008.09.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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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절 맞아서 주부님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으실 겁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시댁 식구가 너무 많으셔서 시금치의 '시'자만 봐도 두통이 온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던데...

가족과 친지를 볼 수 있어 손꼽아 기다려지는 명절이 '명절증후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은 날이 될까 안타깝기도 한데... 이윤희 기자, 어떻게 해야 명절증후군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네. 사실 이 '명절증후군'은 우리나라 명절 문화와 관련된 특별한 증상이기도 한데요. 이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기 위한 가족들 모두의 절대적인 노력이 최우선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온 가족이 역할분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거나 외식을 통해 편안한 명절을 보내려는 가족들도 적지 않다는데요.

'명절증후군' 극복, 이렇게 한다는 주부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달력만 봐도 머리부터 지끈 거린다는 이른바 명절 증후군! 대한민국 주부들이라면 상당수가 겪는 증상 가운데 하나인데요.

<인터뷰> 김태성(서울시 공덕동) : "두근거리지. 쳐다보기가 싫어. 달력 보기가 싫다고... 명절 다가오는 게 두려워서..."

<인터뷰> 이미자(서울시 동대문) : "가족끼리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지만 가정주부라면 명절 다가오는 게 제일 스트레스 쌓이는 거죠."

주부 박정미 씨 가족은 지난해부터 가족들이 역할을 분담해 추석 음식을 장만하고 있습니다.

가족별로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하되, 가능한 간소한 상차림으로 부담을 줄인 건데요.

<인터뷰> 박정미(서울시 황학동) : "전이나 생선, 나물을 따로 준비해 오면 훨씬 더 편하고요. 가족이 모여서 만드는 것보다 각자 경제적인 부담도 덜게 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남편도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일을 돕는 건 기본입니다. 함께 장을 보고 설거지쯤은 도맡아 합니다. 집안 청소도 가족 모두가 나서서 하는데요.

<인터뷰> 김성환(박정미 씨 남편) : "남자들도 같이 도와서 설거지 한다거나 상을 같이 들어준다거나 청소도 같이 해야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 같이 조금씩 나눠서 하는 게 즐거운 명절이죠."

그런가하면 주부 이남경씨 가족은 추석을 앞두고 색다른 계획을 세웠습니다. 추석 당일, 한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명절을 보내기로 하고 음식 장만의 부담감을 덜어냈습니다.

처음에는 시부모님의 우려가 걱정돼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남경(서울시 대현동) : "똑같은 음식을 매번 먹다 보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해서요. 먹고 치우는 것도 스트레스잖아요. 식구들하고 시내 구경도 하고 아이 바람도 쐬어줄 겸 해서..."

외식을 한 뒤에는 고궁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고 하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가족이 함께 할 생각에 오히려 설렌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남경(서울시 대현동) : "앞으로 명절마다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서 휴가처럼 보낼 예정이에요. 여름휴가 계획을 하면 기다리는 동안에 설레잖아요. 이번 명절에는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기다림, 설렘,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이처럼 명절에 외식업체를 이용하는 건 비단 이남경 씨 가족만은 아닌데요. 이번 추석은 연휴기간이 사흘로 짧다보니 외식업체의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미라(한식 전문 레스토랑 팀장) : "요즘은 추석 아침부터 가족 분들이 같이 오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지난해보다 고객 예약문의가 25% 정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명절이라고 하면 대부분 가정들이 음식 장만에서부터 치우는 일까지, 주부들 손에 맡겨지는 게 현실인데요.

이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음식을 만들 때 허리는 펴고 가급적 의자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30분마다 자세를 바꿔주면 몸에 무리가 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기(한의사) : "어깨나 목선, 뒷머리뼈 쪽으로 통증이 많으신 분들은 뒷머리뼈와 만나는 부위의 뭉친 지점을 찾아서 마사지 해 주면 좋을 것 같고요. 특히 남편 분들이 명절 이후에 아내에게 마사지 해 주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여성부에서도 명절증후군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요. 자녀들에게 간소한 상차림을 먼저 권하고 남편도 함께 장 보고 설거지 하기, 아내에게 따뜻한 말 건네기 등 대부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인터뷰> 정봉협(여성부 여성정책국장) : "아무래도 가족 간에 같이 일을 나눠서 하다 보면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여성들이 명절 증후군을 조금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고 언제든지 명절이 와도 우리 가족은 이렇게 일을 분담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한 설문조사기관에 따르면, 주부들 가운데 50%가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을 했다고 하는데요. 온 가족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다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명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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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9-11 08:30:17
    • 수정2008-09-11 15: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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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절 맞아서 주부님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으실 겁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시댁 식구가 너무 많으셔서 시금치의 '시'자만 봐도 두통이 온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던데... 가족과 친지를 볼 수 있어 손꼽아 기다려지는 명절이 '명절증후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은 날이 될까 안타깝기도 한데... 이윤희 기자, 어떻게 해야 명절증후군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네. 사실 이 '명절증후군'은 우리나라 명절 문화와 관련된 특별한 증상이기도 한데요. 이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려면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기 위한 가족들 모두의 절대적인 노력이 최우선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온 가족이 역할분담을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거나 외식을 통해 편안한 명절을 보내려는 가족들도 적지 않다는데요. '명절증후군' 극복, 이렇게 한다는 주부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달력만 봐도 머리부터 지끈 거린다는 이른바 명절 증후군! 대한민국 주부들이라면 상당수가 겪는 증상 가운데 하나인데요. <인터뷰> 김태성(서울시 공덕동) : "두근거리지. 쳐다보기가 싫어. 달력 보기가 싫다고... 명절 다가오는 게 두려워서..." <인터뷰> 이미자(서울시 동대문) : "가족끼리 모여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지만 가정주부라면 명절 다가오는 게 제일 스트레스 쌓이는 거죠." 주부 박정미 씨 가족은 지난해부터 가족들이 역할을 분담해 추석 음식을 장만하고 있습니다. 가족별로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하되, 가능한 간소한 상차림으로 부담을 줄인 건데요. <인터뷰> 박정미(서울시 황학동) : "전이나 생선, 나물을 따로 준비해 오면 훨씬 더 편하고요. 가족이 모여서 만드는 것보다 각자 경제적인 부담도 덜게 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남편도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일을 돕는 건 기본입니다. 함께 장을 보고 설거지쯤은 도맡아 합니다. 집안 청소도 가족 모두가 나서서 하는데요. <인터뷰> 김성환(박정미 씨 남편) : "남자들도 같이 도와서 설거지 한다거나 상을 같이 들어준다거나 청소도 같이 해야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 같이 조금씩 나눠서 하는 게 즐거운 명절이죠." 그런가하면 주부 이남경씨 가족은 추석을 앞두고 색다른 계획을 세웠습니다. 추석 당일, 한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명절을 보내기로 하고 음식 장만의 부담감을 덜어냈습니다. 처음에는 시부모님의 우려가 걱정돼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남경(서울시 대현동) : "똑같은 음식을 매번 먹다 보니까 스트레스도 쌓이고 해서요. 먹고 치우는 것도 스트레스잖아요. 식구들하고 시내 구경도 하고 아이 바람도 쐬어줄 겸 해서..." 외식을 한 뒤에는 고궁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고 하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가족이 함께 할 생각에 오히려 설렌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남경(서울시 대현동) : "앞으로 명절마다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서 휴가처럼 보낼 예정이에요. 여름휴가 계획을 하면 기다리는 동안에 설레잖아요. 이번 명절에는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기다림, 설렘,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이처럼 명절에 외식업체를 이용하는 건 비단 이남경 씨 가족만은 아닌데요. 이번 추석은 연휴기간이 사흘로 짧다보니 외식업체의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유미라(한식 전문 레스토랑 팀장) : "요즘은 추석 아침부터 가족 분들이 같이 오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지난해보다 고객 예약문의가 25% 정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명절이라고 하면 대부분 가정들이 음식 장만에서부터 치우는 일까지, 주부들 손에 맡겨지는 게 현실인데요. 이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음식을 만들 때 허리는 펴고 가급적 의자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30분마다 자세를 바꿔주면 몸에 무리가 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기(한의사) : "어깨나 목선, 뒷머리뼈 쪽으로 통증이 많으신 분들은 뒷머리뼈와 만나는 부위의 뭉친 지점을 찾아서 마사지 해 주면 좋을 것 같고요. 특히 남편 분들이 명절 이후에 아내에게 마사지 해 주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여성부에서도 명절증후군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요. 자녀들에게 간소한 상차림을 먼저 권하고 남편도 함께 장 보고 설거지 하기, 아내에게 따뜻한 말 건네기 등 대부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인터뷰> 정봉협(여성부 여성정책국장) : "아무래도 가족 간에 같이 일을 나눠서 하다 보면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여성들이 명절 증후군을 조금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고 언제든지 명절이 와도 우리 가족은 이렇게 일을 분담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한 설문조사기관에 따르면, 주부들 가운데 50%가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을 했다고 하는데요. 온 가족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다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명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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