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실험용 동물 사체 불법 투기

입력 2008.10.02 (21:56) 수정 2008.10.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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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실험용으로 키운 토끼와 쥐 등 동물사체가 야산에 마구 버려지고 있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불법 투기 현장을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충북 영동군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톱밥 더미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한쪽에 검정색 비닐 봉투 수십 개가 버려져 있습니다.

봉투를 뜯어봤더니 죽은 토끼와 썩어가는 쥐의 사체가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실험동물 생산업체 직원 : "이게 마우스, 이거는 기니피그라고 하고, 이게 토끼거든요..."

주위엔 구더기와 파리가 들끓고 있습니다.

깔개로 썼던 톱밥과 동물 사체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악취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숨을 쉬기 힘들 정돕니다.

산을 조금 더 올라갔더니 커다란 플라스틱 통 안에서 동물 사체들이 시꺼멓게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체들을 버린 경기도의 한 실험동물 생산업체입니다.

땅거미가 질 무렵 한 직원이 톱밥을 잔뜩 실은 트럭에 검정색 비닐봉투를 옮겨 실은 뒤 어디론가 향합니다.

트럭을 뒤따라가 봤습니다.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북 영동의 한 야산.

죽은 동물 사체가 마구 버려져 있던 바로 그곳입니다.

<녹취> 트럭운전수 : "(저기 뭐 가지고 오신거예요?) 저는 말못해요."

취재진이 다가가자 곧이어 트럭을 기다리던 업체 사장이 나타납니다.

<녹취> 업체사장 : "(왜 밤에 몰래 왔어요?) 밤에 오든 낮에 오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봉투에서 나온 것은 역시 죽은 토끼와 쥐.

모두 실험용으로 키우다 죽거나 실험용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도태시킨 동물들입니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상 이런 동물사체는 반드시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업체 사장은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사체를 가축 사료로 먹이고 이 가축들을 업체직원들의 부식으로 쓴다고 말합니다.

<녹취> 업체 사장 : "우리는 이것을 동물 사료로 쓴다고 오리하고 개하고 그건 우리 마음이예요."

현행법상 실험을 거친 동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엄격한 관리를 받지만, 아직 실험을 거치지 않은 동물은 일반 폐기물과 똑같이 취급됩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 "실험전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생산과정에서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는지 모르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단 투기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장실사를 나와 달라는 이 업체 노조의 2차례에 걸친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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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실험용 동물 사체 불법 투기
    • 입력 2008-10-02 21:25:10
    • 수정2008-10-02 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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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실험용으로 키운 토끼와 쥐 등 동물사체가 야산에 마구 버려지고 있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불법 투기 현장을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충북 영동군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톱밥 더미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한쪽에 검정색 비닐 봉투 수십 개가 버려져 있습니다. 봉투를 뜯어봤더니 죽은 토끼와 썩어가는 쥐의 사체가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실험동물 생산업체 직원 : "이게 마우스, 이거는 기니피그라고 하고, 이게 토끼거든요..." 주위엔 구더기와 파리가 들끓고 있습니다. 깔개로 썼던 톱밥과 동물 사체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악취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숨을 쉬기 힘들 정돕니다. 산을 조금 더 올라갔더니 커다란 플라스틱 통 안에서 동물 사체들이 시꺼멓게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체들을 버린 경기도의 한 실험동물 생산업체입니다. 땅거미가 질 무렵 한 직원이 톱밥을 잔뜩 실은 트럭에 검정색 비닐봉투를 옮겨 실은 뒤 어디론가 향합니다. 트럭을 뒤따라가 봤습니다. 2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북 영동의 한 야산. 죽은 동물 사체가 마구 버려져 있던 바로 그곳입니다. <녹취> 트럭운전수 : "(저기 뭐 가지고 오신거예요?) 저는 말못해요." 취재진이 다가가자 곧이어 트럭을 기다리던 업체 사장이 나타납니다. <녹취> 업체사장 : "(왜 밤에 몰래 왔어요?) 밤에 오든 낮에 오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봉투에서 나온 것은 역시 죽은 토끼와 쥐. 모두 실험용으로 키우다 죽거나 실험용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도태시킨 동물들입니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상 이런 동물사체는 반드시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업체 사장은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사체를 가축 사료로 먹이고 이 가축들을 업체직원들의 부식으로 쓴다고 말합니다. <녹취> 업체 사장 : "우리는 이것을 동물 사료로 쓴다고 오리하고 개하고 그건 우리 마음이예요." 현행법상 실험을 거친 동물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엄격한 관리를 받지만, 아직 실험을 거치지 않은 동물은 일반 폐기물과 똑같이 취급됩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 "실험전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생산과정에서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는지 모르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단 투기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현장실사를 나와 달라는 이 업체 노조의 2차례에 걸친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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