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IMF 겪고도 외형경쟁하다 위기자초

입력 2008.10.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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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위기를 겪은 뒤 한층 튼튼해졌다던 국내 은행들이 다시 정부에 손을 내미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동안 은행들이 해온 행태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탓으로만 돌리기 어려워보입니다.

김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무리한 외형 경쟁을 추구하다 지난 97년 외환 위기 때 통폐합되거나 공적 자금을 수혈 받았던 국내 은행들.

그러나 살아남은 은행들은 과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다시 대출 늘리기 등 외형 확대 경쟁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엔 은행들의 총예금보다 총대출이 더 적었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대출이 예금보다 30% 더 많았습니다.

<인터뷰>정성태(LG경제연구원): "대출 재원의 30%에서 40% 정도가 CD와 은행채였는데 이부분이 만기가 됐는데 차환이 안되고 있습니다."

대출의 내용도 문제입니다. 대기업의 대출 수요가 줄면서 은행들은 비교적 영업이 쉬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돈이 돌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키운 것입니다.

대출은 장기, 자금 조달은 단기라는 만기의 불일치도 문제입니다.

<인터뷰>박현수(삼성경제연구소): "은행들이 운용하는 장기 대출 상품과 CD 같은 단기 조달 상품의 불일치가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게 중론이지만, 단기 차입에 의존한 규모 경쟁에서 비롯된 취약한 구조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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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IMF 겪고도 외형경쟁하다 위기자초
    • 입력 2008-10-26 2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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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환위기를 겪은 뒤 한층 튼튼해졌다던 국내 은행들이 다시 정부에 손을 내미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동안 은행들이 해온 행태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탓으로만 돌리기 어려워보입니다. 김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무리한 외형 경쟁을 추구하다 지난 97년 외환 위기 때 통폐합되거나 공적 자금을 수혈 받았던 국내 은행들. 그러나 살아남은 은행들은 과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다시 대출 늘리기 등 외형 확대 경쟁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엔 은행들의 총예금보다 총대출이 더 적었지만, 지난해엔 오히려 대출이 예금보다 30% 더 많았습니다. <인터뷰>정성태(LG경제연구원): "대출 재원의 30%에서 40% 정도가 CD와 은행채였는데 이부분이 만기가 됐는데 차환이 안되고 있습니다." 대출의 내용도 문제입니다. 대기업의 대출 수요가 줄면서 은행들은 비교적 영업이 쉬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돈이 돌지 않아 유동성 위기를 키운 것입니다. 대출은 장기, 자금 조달은 단기라는 만기의 불일치도 문제입니다. <인터뷰>박현수(삼성경제연구소): "은행들이 운용하는 장기 대출 상품과 CD 같은 단기 조달 상품의 불일치가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게 중론이지만, 단기 차입에 의존한 규모 경쟁에서 비롯된 취약한 구조가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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