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맞히면 ‘과실 치상’

<앵커 멘트>

골프를 하다 보면 공이 빗맞는 경우 종종 있는데요.

이 공에 경기 보조원이 맞아 다쳤다면 과실치상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동산 중개업자인 정 모 씨는 지난 2006년 9월, 전북 군산의 한 골프장에서 공을 멀리 날리려다 갑자기 중심을 잃었습니다.

정 씨가 친 공은 엉뚱하게도 자신의 등 뒤쪽으로 8m 가량 떨어진 경기 보조원 김 모 씨의 아랫배 부분을 맞혔습니다.

이 사고로 보조원은 전치 7주의 상처를 입었고, 정 씨는 1,2심 법원에서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정 씨는 상고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정 씨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공을 쳐 보조원을 다치게 한 행위는 주위를 충분히 살필 의무를 소홀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골프는 권투나 유도와 달리 보통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운동도 아니라며 과실치상죄를 적용해 벌금 2백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인터뷰> 차지훈 (변호사): "운동규칙을 지켰다 하더라도 일반인의 예측을 뛰어넘는 과도한 행동으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판결이라 하겠습니다."

앞서 수원지법도 평소보다 공을 훨씬 멀리 날려 앞팀 선수의 머리를 맞힌 골퍼에게 같은 이유를 들어 유죄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