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화색’…한미 통화스와프 호재

입력 2008.10.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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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에 짓눌렸던 국내 금융시장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주가는 1,000선을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외화 유동성에 대한 시름을 덜게 된 것이 금융시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다른 주요국의 중앙은행들도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풀고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모색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달러 난을 겪는 신흥시장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일부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고 실물경제의 침체 공포가 여전해 금융시장이 단기간에 본격적인 안정국면에 접어들기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 주가.환율 `화색'..CDS(국가 신용위험) 금리 급락
30일 오전 금융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가 4% 넘게 급등하며 1,000 고지에 다시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폭락했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의 외화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대외 신인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얼어붙은 투자 심리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난제인 외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신인도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감한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82% 하락한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47% 상승하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도 혼조세를 보였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날아든 국내 금융시장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는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 5년 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4.7%로 하루 사이에 1%포인트나 떨어졌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 27일 6.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 4천500만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외화조달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10월 경상수지가 1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낼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도 외환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IMF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신흥국가에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영국과 유럽 등의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가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대외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 "자금경색 완화..실물경제가 문제"
전날 금융당국이 감독 기준을 고쳐 은행들의 원화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주기로 한데 이어 한.미 간에 통화 스와프 협정까지 맺음에 따라 자금시장의 경색이 일부 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실물경제의 침체라는 또 다른 복병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정상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올 4분기 경상수지가 20억~30억 달러흑자를 낼 것으로 생각하는데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외화 수급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환율은 완만하게 연말까지 1,200원 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도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면 매도 공세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기 하강 전망이 이미 증시에 반영된 가운데 금융기관의 외화 차입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면 바닥을 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달러 자금의 경색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외화자금의 조달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업 도산이나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금은 재정 지출 확대 등 경기침체의 위험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안정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외환시장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과 10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 같다"며 "하지만 증시는 실물경제와 연관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가능성 등 기업의 유동성 문제와 실물경제 침체가 심각해지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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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시장 ‘화색’…한미 통화스와프 호재
    • 입력 2008-10-30 10:50:48
    연합뉴스
미국발 금융위기에 짓눌렸던 국내 금융시장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주가는 1,000선을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외화 유동성에 대한 시름을 덜게 된 것이 금융시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다른 주요국의 중앙은행들도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풀고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모색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달러 난을 겪는 신흥시장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적으로 일부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고 실물경제의 침체 공포가 여전해 금융시장이 단기간에 본격적인 안정국면에 접어들기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 주가.환율 `화색'..CDS(국가 신용위험) 금리 급락 30일 오전 금융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가 4% 넘게 급등하며 1,000 고지에 다시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로 폭락했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의 외화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대외 신인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얼어붙은 투자 심리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난제인 외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신인도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감한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82% 하락한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47% 상승하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도 혼조세를 보였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날아든 국내 금융시장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의 신용 위험도는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 5년 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4.7%로 하루 사이에 1%포인트나 떨어졌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 27일 6.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 4천500만 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외화조달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10월 경상수지가 1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낼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도 외환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IMF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신흥국가에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영국과 유럽 등의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가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의 대외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 "자금경색 완화..실물경제가 문제" 전날 금융당국이 감독 기준을 고쳐 은행들의 원화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주기로 한데 이어 한.미 간에 통화 스와프 협정까지 맺음에 따라 자금시장의 경색이 일부 풀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실물경제의 침체라는 또 다른 복병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정상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올 4분기 경상수지가 20억~30억 달러흑자를 낼 것으로 생각하는데 한국과 미국의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외화 수급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환율은 완만하게 연말까지 1,200원 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도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면 매도 공세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기 하강 전망이 이미 증시에 반영된 가운데 금융기관의 외화 차입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면 바닥을 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달러 자금의 경색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외화자금의 조달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업 도산이나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금은 재정 지출 확대 등 경기침체의 위험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안정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외환시장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과 10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 같다"며 "하지만 증시는 실물경제와 연관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가능성 등 기업의 유동성 문제와 실물경제 침체가 심각해지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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