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 몸 날린 호수비 ‘SK 살렸다!’

입력 2008.10.3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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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로 끌려가던 두산의 8회말 공격. 무사 1,2루에서 홍성흔이 SK 구원투수 윤길현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퍼올려 좌중간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잠실구장 가장 깊숙한 곳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를 잡으려고 SK 좌익수 박재상과 중견수 조동화가 쏜살같이 움직였다. 둘이 교차하는 순간 타구는 종적을 감췄고 홍성흔은 이미 장타를 직감하고 1루를 돌았다.
그러나 홍성흔의 타구는 20m이상 오른쪽으로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낸 조동화의 글러브 속에 있었다. 홍성흔은 조동화를 한참 쳐다보며 회한 어린 표정을 지었고 두산 응원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31일 잠실구장에서 끝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자 최종전의 명암은 수비에서 갈렸다.
최소 동점도 가능했던 홍성흔의 장타를 조동화가 기가 막히게 잡아내면서 승부의 추는 SK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두산 중심 타선이 등장한 마지막 기회였기에 SK 승리를 굳힌 허슬플레이로 봐도 무방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박재상이 몸을 날렸다. 오재원이 이승호의 바깥쪽 높은 볼을 밀어 선상쪽으로 날아가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엮어냈다. 포구 후 민첩한 중계 플레이에 3루 주자 김현수는 홈에 들어올 엄두를 못냈다.
전날 4차전에서 김현수의 밀어친 타구가 좌선상에 붙어 수비하던 최정의 글러브에 두 차례나 빨려 들어간 통에 땅을 쳤던 두산은 이날도 귀신같이 움직인 SK 야수진의 호수비에 어찌할 도리를 찾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9회 무사 만루에서 잇달아 나온 투수 채병용의 호수비 역시 혀를 내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채병용은 고영민의 어려운 땅볼을 잡은 뒤 한 바퀴 돌아 유연하게 홈에 송구, 3루 주자를 포스 아웃으로 잡았고 김현수를 다시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몰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던 두산은 이날도 결승점을 실책으로 내줬기에 더욱 뼈아팠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 SK는 김선우가 볼넷과 몸 맞는 볼을 남발하면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박경완이 날린 3루 강습 타구를 김동주가 포구하다 놓치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바운드 계산을 하던 김동주는 천천히 포구 준비에 나섰으나 워낙 타구가 강했고 이를 왼쪽 옆구리로 떨어뜨려 처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유격수 쪽으로 멀리 흐르는 바람에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작은 수비에 울고 웃는 단기전에서 김동주의 실책과 조동화의 호수비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두산은 27일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 4개를 쏟아내며 패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 했다.
SK는 강력한 마운드와 물샐 틈 없는 그물망 수비로 상대의 득점 기회를 앗아냈고 공격력 부진을 만회하면서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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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동화 몸 날린 호수비 ‘SK 살렸다!’
    • 입력 2008-10-31 21:52:15
    연합뉴스
0-2로 끌려가던 두산의 8회말 공격. 무사 1,2루에서 홍성흔이 SK 구원투수 윤길현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퍼올려 좌중간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잠실구장 가장 깊숙한 곳을 향해 날아가는 타구를 잡으려고 SK 좌익수 박재상과 중견수 조동화가 쏜살같이 움직였다. 둘이 교차하는 순간 타구는 종적을 감췄고 홍성흔은 이미 장타를 직감하고 1루를 돌았다. 그러나 홍성흔의 타구는 20m이상 오른쪽으로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낸 조동화의 글러브 속에 있었다. 홍성흔은 조동화를 한참 쳐다보며 회한 어린 표정을 지었고 두산 응원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31일 잠실구장에서 끝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자 최종전의 명암은 수비에서 갈렸다. 최소 동점도 가능했던 홍성흔의 장타를 조동화가 기가 막히게 잡아내면서 승부의 추는 SK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두산 중심 타선이 등장한 마지막 기회였기에 SK 승리를 굳힌 허슬플레이로 봐도 무방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박재상이 몸을 날렸다. 오재원이 이승호의 바깥쪽 높은 볼을 밀어 선상쪽으로 날아가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엮어냈다. 포구 후 민첩한 중계 플레이에 3루 주자 김현수는 홈에 들어올 엄두를 못냈다. 전날 4차전에서 김현수의 밀어친 타구가 좌선상에 붙어 수비하던 최정의 글러브에 두 차례나 빨려 들어간 통에 땅을 쳤던 두산은 이날도 귀신같이 움직인 SK 야수진의 호수비에 어찌할 도리를 찾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9회 무사 만루에서 잇달아 나온 투수 채병용의 호수비 역시 혀를 내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채병용은 고영민의 어려운 땅볼을 잡은 뒤 한 바퀴 돌아 유연하게 홈에 송구, 3루 주자를 포스 아웃으로 잡았고 김현수를 다시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몰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던 두산은 이날도 결승점을 실책으로 내줬기에 더욱 뼈아팠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 SK는 김선우가 볼넷과 몸 맞는 볼을 남발하면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박경완이 날린 3루 강습 타구를 김동주가 포구하다 놓치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바운드 계산을 하던 김동주는 천천히 포구 준비에 나섰으나 워낙 타구가 강했고 이를 왼쪽 옆구리로 떨어뜨려 처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유격수 쪽으로 멀리 흐르는 바람에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작은 수비에 울고 웃는 단기전에서 김동주의 실책과 조동화의 호수비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두산은 27일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 4개를 쏟아내며 패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 했다. SK는 강력한 마운드와 물샐 틈 없는 그물망 수비로 상대의 득점 기회를 앗아냈고 공격력 부진을 만회하면서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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