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장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진 기자들에게 취재를 하지 말라고 폭언을 하며 호통치는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유 장관이 공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기자들은 장관이 언론자유를 침해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부 장관의 폭언 파문, 김경래 기자와 함께 그 전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경래 기자, 당시에 국감장 사진 기자들이 장관에게 뭔가 무례한 짓을 먼저 한 건가요? 유 장관의 행동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답변 1>
사진기자들은 그저 사진을 찍었을 뿐입니다. 취재를 한 것뿐이죠.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유인촌 장관이 화가 난 것은 국감에서 유 장관을 몰아붙인 의원 때문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유인촌 장관이 실제로 욕을 했다, 아니다 안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야당의원들과 장. 차관들 사이에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고성이 오갔었는데요, 유인촌 장관의 폭언이 나오기까지의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로 재구성해 봤습니다.
<녹취>국정감사 (2008.10.24)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부와 소속기관 유관기관에 대한 2008년도 국정감사를 계속 실시할 것을 선언합니다.
유인촌: 나름대로 몸값이 굉장히 비싸다는 연예인들이 전부 나서서 자원 봉사 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박수로 환영을 했습니다. (잘했다는 거야 지금? 참.)
최문순: 예산을 너무 졸속으로 집행을 했고 자의적으로 집행한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과를 해주십시오.
유인촌: 사과하겠습니다.
이종걸: 조찬 모임에 참여하신 바가 없습니까.
신재민: 조찬이야 여러 번 하지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종걸: 있습니까, 없습니까?
신재민: 시간을 그러면 평생 다 털어서 말씀하십니까.
이종걸: 신재민 차관! 팔짱 푸세요. 팔짱 푸세요.
신재민: 불편합니까. 이 자세가 불편한가요?
전병헌: 직속 차관이 비일비재하게 이 YTN문제에 대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개입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유인촌: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아마 그 상황을 얘기를 해야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전병헌: 참으로 장관이 무책임하고 지휘 통솔에 문제있는 장관입니다.
유인촌: 그럼 제가 말려드릴까요? 제가 못하게 하면 되는 건가요?
서갑원: 국정원법에 국정원 직원들의 직무에 해당하지 않은 업무를 정부의 차관이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게 지금 답변이라고 하세요?
신재민: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갑원: 아니 국정원 법에 내가 지금 내가 지금…지금 제정신입니까 차관.
신재민: 표현이 좀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서갑원: 신차관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유인촌: 아마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서갑원: 들었잖아요. 지금 그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이종걸: 장관 차관 그리고 지금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 지금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이명박 선대본에서 뛰었던 한나라당 의원들 국민 사기극의 가해자들입니다.
고흥길 :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권까지는 좋은데 이명박, 이명박이는… 국가 원수니까…
이종걸: 놔두세요.
강승규: 상대 의원들까지 포함된 그런 졸개 표현에 대해서 존경하는 이종걸 의원님의 사과가 있어야 되고요 이를 위해서 정회를 요청을 합니다.
나경원: 졸개라는 표현 말고도 휘하, 사기극 이런 표현을 쓰시면서 상대당 의원에 대해서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이런 회의장에선 저희는 더 이상 회의를 할 수 없습니다.
고흥길: 감사 중단을 선포합니다.
유인촌: 우리는 뭐야? 혈압이 좀 오르네요. 위원장님. 저 정말 겸손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신재민: 사진 찍히고...
유인촌: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인촌: 성질이 막 뻗쳐가지고 씨~.
유인촌: 찍지 말랬어!
<질문 2>
그러니까 여야 간의 공방이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야당의원들 발언에 예민해졌던 장관이 흥분해서 기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군요.
<답변 2>
이날 국감장이 워낙 소란스러워서 폭언을 직접 들었던 기자들 말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부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곧바로 YTN 뉴스에 나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회 4시간이 지난 뒤 국정감사가 속개됐습니다.
<녹취> 전병헌(국정감사/2008.10.24): "유인촌 장관 말이죠, 방금 전에 저희들이 충격적인 영상을 목격했습니다. 자료화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자료화면> YTN 뉴스 (2008.10.24)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욕설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물론 감정적인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좌우간 우리 의원님들한테 한 것도 아니고요 우리 사진 기자한테 그런 상황에서 찍지말아달라고 얘기 한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국회사진기자단은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역사의 현장에서 시대의 기록자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 사진기자에 대한 유 장관의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다."
결국 이틀만인 지난달 26일 유인촌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녹취> 유인촌(기자회견/2008.10.26): "인격적 모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듣고 모욕감에 화가 난 상태에서 이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것은 분명하기에 현장에 있었던 취재기자와 모든 언론인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유 장관 사과 다음날 이번엔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유 장관은 사과한지 이틀이 지난 지난달 28일 국회 사진기자실을 예고 없이 방문해 거듭 사과하려 했지만 기자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낙중(한국사진기자협회장/문화일보): "국민의 알권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진기자들에게 찍지말라 했다는 것은 곧 국민들의 눈을 감게, 국민들의 눈을 감아라 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뜻이죠."
<질문 3>
유 장관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언론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나요?
<답변 3>
대부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당시 폭언을 들은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찍은, 유 장관이 폭언을 하는 관련 사진이 사건 다음날 신문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제의 국정감사 다음날인 지난달 25일자 조간신문들입니다.
중앙과 문화, 서울신문을 제외하고 모두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기사를 다뤘습니다.
관련 사진이 실린 곳은 한국과 한겨레 두 곳입니다.
두 군데 모두 YTN의 뉴스 화면을 캡쳐한 사진입니다.
당시 국감장에는 연합과 뉴시스 등 두 곳의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신사는 다른 언론사에 사진과 기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두 통신사는 유인촌 장관이 폭언을 하는 사진을 언론사에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뉴시스만이 이틀 뒤 관련 사진을 다른 언론사에 공급했습니다.
연합뉴스는 기사에서도 당일 유인촌 장관 폭언 사실을 문방위 국감 종합 기사 말미에 간략하게 처리했습니다.
다음날 정치권에서 유 장관 폭언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지만 연합뉴스의 기사는 없었습니다.
통신사 기사 양은 일반 언론의 기사 보다 많은 것이 일반적인데 연합뉴스측에서 유독 유 장관 관련 기사 처리에 인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을 받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연합뉴스가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연합뉴스를 국가 기간통신사로 지정한 이 법(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연합뉴스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구독료 명목으로 연간 300억 원을 지원 받고 있다. 이 법의 주무부처가 문화부이며 뉴스 통신 진흥법 시한 연장을 위한 정부 입법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연합뉴스측은 이에 대해 유장관의 폭언이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쓸 만한 사진이 없어서 사진공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봤다는 말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질문 4>
우연일지는 몰라도 연합뉴스측이 오해를 살만한 정황이군요.
<답변 4>
그렇습니다. 다른 신문 보도 하나를 더 말씀 드릴까요?
조선일보 10월 30일 자에 특이한 기사 하나가 실렸습니다.
제목이 이렇습니다. ‘씨와 씨로 시작하는 욕의 차이’입니다.
실제로 유인촌 장관이 욕을 했는지 분석하는 기사였는데요, 내용을 볼까요.
<녹취>아나운서: "유 장관은 최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억울하다”고 했다…문화부 관계자는 관련 동영상을 10번을 넘게 돌려보면서 들었는데 (그냥) 씨~였다고 말했다…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내가 듣기에도 씨~ 인데 잘못 보도되며 욕으로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질문 5>
그런데 현장에서 유 장관에게 폭언을 들었던 사진 기자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답변 5>
이틀 전에 국회 사진 기자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진기자들의 반응은 “그날은 황당”했고
“지금은 참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 장관이 소리를 지르자 정말 카메라 플래시가 멈췄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찍지 말랬어."
유 장관이 호통을 친 뒤 국감장을 나갈 때 카메라를 들지도 못하고 유 장관을 바라보는 사진기자 뒷모습이 화면에 걸립니다.
<녹취> 아나운서: "놀란 거예요.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문화부 장관이 왜 나한테 그럴까.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 당혹스러워가지고 순간 멍한 거예요."
국회 출입 기자들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외부에 전달하는 국민의 눈과 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한 폭언은 국민에 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사건의 당사자인 국회 사진기자들의 입장입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유인촌 장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다시 요구했고, 한국사진기자협회도 어제 문화부에 장관의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식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인터뷰> 이범석(국회 사진기자단 간사/세계일보): "저희들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나 어떤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들로부터 모욕을 받거나 폭행을 당하거나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위 공직자로부터 정당한 우리의 취재 활동에 대해서 그런 폭언을 들은 경우는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인촌 장관을 국회에서 만났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KBS의 김경래 기자라고 합니다. 24일 일 때문에 한 가지 여쭤볼 게 있어서.
유인촌: 24일이 뭐지?
기자: 국정감사 때 일 때문에요.
유인촌: 국정감사 어떤 걸?
기자: 욕설 관련 때문에요.
유인촌: 뭘 욕설은...
기자: 언론계에서는 언론 주무장관께서 취재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 이런 우려가 좀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유인촌: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한 거야.
유 장관이 폭언을 한 날 열린 국정감사는 14시간이 넘게 진행이 됐습니다. 저도 촬영된 테이프를 반복해서 보다 보니까 장관 같은 피감기관 인사들이 짜증도 날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의응답은 둘째 치고, 여야 간에 오가는 정치공방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시간이 상당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순간적인 감정 표출이었다 하더라도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폭언을 하고 호통을 치는 것은 적어도 정부의 대언론 창구이기도 한 문화부 장관이 할 언행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경래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장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진 기자들에게 취재를 하지 말라고 폭언을 하며 호통치는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유 장관이 공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기자들은 장관이 언론자유를 침해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부 장관의 폭언 파문, 김경래 기자와 함께 그 전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경래 기자, 당시에 국감장 사진 기자들이 장관에게 뭔가 무례한 짓을 먼저 한 건가요? 유 장관의 행동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답변 1>
사진기자들은 그저 사진을 찍었을 뿐입니다. 취재를 한 것뿐이죠.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유인촌 장관이 화가 난 것은 국감에서 유 장관을 몰아붙인 의원 때문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유인촌 장관이 실제로 욕을 했다, 아니다 안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야당의원들과 장. 차관들 사이에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고성이 오갔었는데요, 유인촌 장관의 폭언이 나오기까지의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로 재구성해 봤습니다.
<녹취>국정감사 (2008.10.24)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부와 소속기관 유관기관에 대한 2008년도 국정감사를 계속 실시할 것을 선언합니다.
유인촌: 나름대로 몸값이 굉장히 비싸다는 연예인들이 전부 나서서 자원 봉사 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박수로 환영을 했습니다. (잘했다는 거야 지금? 참.)
최문순: 예산을 너무 졸속으로 집행을 했고 자의적으로 집행한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과를 해주십시오.
유인촌: 사과하겠습니다.
이종걸: 조찬 모임에 참여하신 바가 없습니까.
신재민: 조찬이야 여러 번 하지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종걸: 있습니까, 없습니까?
신재민: 시간을 그러면 평생 다 털어서 말씀하십니까.
이종걸: 신재민 차관! 팔짱 푸세요. 팔짱 푸세요.
신재민: 불편합니까. 이 자세가 불편한가요?
전병헌: 직속 차관이 비일비재하게 이 YTN문제에 대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개입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유인촌: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아마 그 상황을 얘기를 해야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전병헌: 참으로 장관이 무책임하고 지휘 통솔에 문제있는 장관입니다.
유인촌: 그럼 제가 말려드릴까요? 제가 못하게 하면 되는 건가요?
서갑원: 국정원법에 국정원 직원들의 직무에 해당하지 않은 업무를 정부의 차관이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게 지금 답변이라고 하세요?
신재민: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갑원: 아니 국정원 법에 내가 지금 내가 지금…지금 제정신입니까 차관.
신재민: 표현이 좀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서갑원: 신차관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유인촌: 아마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서갑원: 들었잖아요. 지금 그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이종걸: 장관 차관 그리고 지금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 지금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이명박 선대본에서 뛰었던 한나라당 의원들 국민 사기극의 가해자들입니다.
고흥길 :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권까지는 좋은데 이명박, 이명박이는… 국가 원수니까…
이종걸: 놔두세요.
강승규: 상대 의원들까지 포함된 그런 졸개 표현에 대해서 존경하는 이종걸 의원님의 사과가 있어야 되고요 이를 위해서 정회를 요청을 합니다.
나경원: 졸개라는 표현 말고도 휘하, 사기극 이런 표현을 쓰시면서 상대당 의원에 대해서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이런 회의장에선 저희는 더 이상 회의를 할 수 없습니다.
고흥길: 감사 중단을 선포합니다.
유인촌: 우리는 뭐야? 혈압이 좀 오르네요. 위원장님. 저 정말 겸손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신재민: 사진 찍히고...
유인촌: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인촌: 성질이 막 뻗쳐가지고 씨~.
유인촌: 찍지 말랬어!
<질문 2>
그러니까 여야 간의 공방이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야당의원들 발언에 예민해졌던 장관이 흥분해서 기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군요.
<답변 2>
이날 국감장이 워낙 소란스러워서 폭언을 직접 들었던 기자들 말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부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곧바로 YTN 뉴스에 나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회 4시간이 지난 뒤 국정감사가 속개됐습니다.
<녹취> 전병헌(국정감사/2008.10.24): "유인촌 장관 말이죠, 방금 전에 저희들이 충격적인 영상을 목격했습니다. 자료화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자료화면> YTN 뉴스 (2008.10.24)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욕설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물론 감정적인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좌우간 우리 의원님들한테 한 것도 아니고요 우리 사진 기자한테 그런 상황에서 찍지말아달라고 얘기 한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국회사진기자단은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역사의 현장에서 시대의 기록자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 사진기자에 대한 유 장관의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다."
결국 이틀만인 지난달 26일 유인촌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녹취> 유인촌(기자회견/2008.10.26): "인격적 모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듣고 모욕감에 화가 난 상태에서 이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것은 분명하기에 현장에 있었던 취재기자와 모든 언론인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유 장관 사과 다음날 이번엔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유 장관은 사과한지 이틀이 지난 지난달 28일 국회 사진기자실을 예고 없이 방문해 거듭 사과하려 했지만 기자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낙중(한국사진기자협회장/문화일보): "국민의 알권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진기자들에게 찍지말라 했다는 것은 곧 국민들의 눈을 감게, 국민들의 눈을 감아라 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뜻이죠."
<질문 3>
유 장관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언론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나요?
<답변 3>
대부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당시 폭언을 들은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찍은, 유 장관이 폭언을 하는 관련 사진이 사건 다음날 신문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제의 국정감사 다음날인 지난달 25일자 조간신문들입니다.
중앙과 문화, 서울신문을 제외하고 모두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기사를 다뤘습니다.
관련 사진이 실린 곳은 한국과 한겨레 두 곳입니다.
두 군데 모두 YTN의 뉴스 화면을 캡쳐한 사진입니다.
당시 국감장에는 연합과 뉴시스 등 두 곳의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신사는 다른 언론사에 사진과 기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두 통신사는 유인촌 장관이 폭언을 하는 사진을 언론사에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뉴시스만이 이틀 뒤 관련 사진을 다른 언론사에 공급했습니다.
연합뉴스는 기사에서도 당일 유인촌 장관 폭언 사실을 문방위 국감 종합 기사 말미에 간략하게 처리했습니다.
다음날 정치권에서 유 장관 폭언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지만 연합뉴스의 기사는 없었습니다.
통신사 기사 양은 일반 언론의 기사 보다 많은 것이 일반적인데 연합뉴스측에서 유독 유 장관 관련 기사 처리에 인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을 받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연합뉴스가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연합뉴스를 국가 기간통신사로 지정한 이 법(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연합뉴스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구독료 명목으로 연간 300억 원을 지원 받고 있다. 이 법의 주무부처가 문화부이며 뉴스 통신 진흥법 시한 연장을 위한 정부 입법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연합뉴스측은 이에 대해 유장관의 폭언이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쓸 만한 사진이 없어서 사진공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봤다는 말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질문 4>
우연일지는 몰라도 연합뉴스측이 오해를 살만한 정황이군요.
<답변 4>
그렇습니다. 다른 신문 보도 하나를 더 말씀 드릴까요?
조선일보 10월 30일 자에 특이한 기사 하나가 실렸습니다.
제목이 이렇습니다. ‘씨와 씨로 시작하는 욕의 차이’입니다.
실제로 유인촌 장관이 욕을 했는지 분석하는 기사였는데요, 내용을 볼까요.
<녹취>아나운서: "유 장관은 최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억울하다”고 했다…문화부 관계자는 관련 동영상을 10번을 넘게 돌려보면서 들었는데 (그냥) 씨~였다고 말했다…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내가 듣기에도 씨~ 인데 잘못 보도되며 욕으로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질문 5>
그런데 현장에서 유 장관에게 폭언을 들었던 사진 기자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답변 5>
이틀 전에 국회 사진 기자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진기자들의 반응은 “그날은 황당”했고
“지금은 참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 장관이 소리를 지르자 정말 카메라 플래시가 멈췄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찍지 말랬어."
유 장관이 호통을 친 뒤 국감장을 나갈 때 카메라를 들지도 못하고 유 장관을 바라보는 사진기자 뒷모습이 화면에 걸립니다.
<녹취> 아나운서: "놀란 거예요.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문화부 장관이 왜 나한테 그럴까.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 당혹스러워가지고 순간 멍한 거예요."
국회 출입 기자들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외부에 전달하는 국민의 눈과 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한 폭언은 국민에 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사건의 당사자인 국회 사진기자들의 입장입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유인촌 장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다시 요구했고, 한국사진기자협회도 어제 문화부에 장관의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식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인터뷰> 이범석(국회 사진기자단 간사/세계일보): "저희들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나 어떤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들로부터 모욕을 받거나 폭행을 당하거나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위 공직자로부터 정당한 우리의 취재 활동에 대해서 그런 폭언을 들은 경우는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인촌 장관을 국회에서 만났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KBS의 김경래 기자라고 합니다. 24일 일 때문에 한 가지 여쭤볼 게 있어서.
유인촌: 24일이 뭐지?
기자: 국정감사 때 일 때문에요.
유인촌: 국정감사 어떤 걸?
기자: 욕설 관련 때문에요.
유인촌: 뭘 욕설은...
기자: 언론계에서는 언론 주무장관께서 취재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 이런 우려가 좀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유인촌: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한 거야.
유 장관이 폭언을 한 날 열린 국정감사는 14시간이 넘게 진행이 됐습니다. 저도 촬영된 테이프를 반복해서 보다 보니까 장관 같은 피감기관 인사들이 짜증도 날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의응답은 둘째 치고, 여야 간에 오가는 정치공방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시간이 상당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순간적인 감정 표출이었다 하더라도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폭언을 하고 호통을 치는 것은 적어도 정부의 대언론 창구이기도 한 문화부 장관이 할 언행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경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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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비평] ①의원에게 뺨 맞고, 기자에게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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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11-01 16:40:00
<앵커 멘트>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장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진 기자들에게 취재를 하지 말라고 폭언을 하며 호통치는 볼썽 사나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유 장관이 공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기자들은 장관이 언론자유를 침해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부 장관의 폭언 파문, 김경래 기자와 함께 그 전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경래 기자, 당시에 국감장 사진 기자들이 장관에게 뭔가 무례한 짓을 먼저 한 건가요? 유 장관의 행동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
<답변 1>
사진기자들은 그저 사진을 찍었을 뿐입니다. 취재를 한 것뿐이죠.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유인촌 장관이 화가 난 것은 국감에서 유 장관을 몰아붙인 의원 때문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유인촌 장관이 실제로 욕을 했다, 아니다 안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야당의원들과 장. 차관들 사이에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신경전과 고성이 오갔었는데요, 유인촌 장관의 폭언이 나오기까지의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로 재구성해 봤습니다.
<녹취>국정감사 (2008.10.24)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부와 소속기관 유관기관에 대한 2008년도 국정감사를 계속 실시할 것을 선언합니다.
유인촌: 나름대로 몸값이 굉장히 비싸다는 연예인들이 전부 나서서 자원 봉사 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박수로 환영을 했습니다. (잘했다는 거야 지금? 참.)
최문순: 예산을 너무 졸속으로 집행을 했고 자의적으로 집행한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과를 해주십시오.
유인촌: 사과하겠습니다.
이종걸: 조찬 모임에 참여하신 바가 없습니까.
신재민: 조찬이야 여러 번 하지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종걸: 있습니까, 없습니까?
신재민: 시간을 그러면 평생 다 털어서 말씀하십니까.
이종걸: 신재민 차관! 팔짱 푸세요. 팔짱 푸세요.
신재민: 불편합니까. 이 자세가 불편한가요?
전병헌: 직속 차관이 비일비재하게 이 YTN문제에 대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개입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유인촌: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아마 그 상황을 얘기를 해야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전병헌: 참으로 장관이 무책임하고 지휘 통솔에 문제있는 장관입니다.
유인촌: 그럼 제가 말려드릴까요? 제가 못하게 하면 되는 건가요?
서갑원: 국정원법에 국정원 직원들의 직무에 해당하지 않은 업무를 정부의 차관이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게 지금 답변이라고 하세요?
신재민: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갑원: 아니 국정원 법에 내가 지금 내가 지금…지금 제정신입니까 차관.
신재민: 표현이 좀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서갑원: 신차관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유인촌: 아마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서갑원: 들었잖아요. 지금 그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말이에요.
이종걸: 장관 차관 그리고 지금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 지금 그들은 이명박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이명박 선대본에서 뛰었던 한나라당 의원들 국민 사기극의 가해자들입니다.
고흥길 :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권까지는 좋은데 이명박, 이명박이는… 국가 원수니까…
이종걸: 놔두세요.
강승규: 상대 의원들까지 포함된 그런 졸개 표현에 대해서 존경하는 이종걸 의원님의 사과가 있어야 되고요 이를 위해서 정회를 요청을 합니다.
나경원: 졸개라는 표현 말고도 휘하, 사기극 이런 표현을 쓰시면서 상대당 의원에 대해서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이런 회의장에선 저희는 더 이상 회의를 할 수 없습니다.
고흥길: 감사 중단을 선포합니다.
유인촌: 우리는 뭐야? 혈압이 좀 오르네요. 위원장님. 저 정말 겸손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신재민: 사진 찍히고...
유인촌: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인촌: 성질이 막 뻗쳐가지고 씨~.
유인촌: 찍지 말랬어!
<질문 2>
그러니까 여야 간의 공방이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야당의원들 발언에 예민해졌던 장관이 흥분해서 기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군요.
<답변 2>
이날 국감장이 워낙 소란스러워서 폭언을 직접 들었던 기자들 말고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부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곧바로 YTN 뉴스에 나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회 4시간이 지난 뒤 국정감사가 속개됐습니다.
<녹취> 전병헌(국정감사/2008.10.24): "유인촌 장관 말이죠, 방금 전에 저희들이 충격적인 영상을 목격했습니다. 자료화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자료화면> YTN 뉴스 (2008.10.24)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욕설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물론 감정적인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좌우간 우리 의원님들한테 한 것도 아니고요 우리 사진 기자한테 그런 상황에서 찍지말아달라고 얘기 한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국회사진기자단은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역사의 현장에서 시대의 기록자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 사진기자에 대한 유 장관의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다."
결국 이틀만인 지난달 26일 유인촌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녹취> 유인촌(기자회견/2008.10.26): "인격적 모독이라고 느낄 수 있는 발언을 듣고 모욕감에 화가 난 상태에서 이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것은 분명하기에 현장에 있었던 취재기자와 모든 언론인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유 장관 사과 다음날 이번엔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유 장관은 사과한지 이틀이 지난 지난달 28일 국회 사진기자실을 예고 없이 방문해 거듭 사과하려 했지만 기자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낙중(한국사진기자협회장/문화일보): "국민의 알권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진기자들에게 찍지말라 했다는 것은 곧 국민들의 눈을 감게, 국민들의 눈을 감아라 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는 뜻이죠."
<질문 3>
유 장관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언론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나요?
<답변 3>
대부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당시 폭언을 들은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찍은, 유 장관이 폭언을 하는 관련 사진이 사건 다음날 신문 지면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제의 국정감사 다음날인 지난달 25일자 조간신문들입니다.
중앙과 문화, 서울신문을 제외하고 모두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관련기사를 다뤘습니다.
관련 사진이 실린 곳은 한국과 한겨레 두 곳입니다.
두 군데 모두 YTN의 뉴스 화면을 캡쳐한 사진입니다.
당시 국감장에는 연합과 뉴시스 등 두 곳의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신사는 다른 언론사에 사진과 기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두 통신사는 유인촌 장관이 폭언을 하는 사진을 언론사에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뉴시스만이 이틀 뒤 관련 사진을 다른 언론사에 공급했습니다.
연합뉴스는 기사에서도 당일 유인촌 장관 폭언 사실을 문방위 국감 종합 기사 말미에 간략하게 처리했습니다.
다음날 정치권에서 유 장관 폭언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지만 연합뉴스의 기사는 없었습니다.
통신사 기사 양은 일반 언론의 기사 보다 많은 것이 일반적인데 연합뉴스측에서 유독 유 장관 관련 기사 처리에 인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을 받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연합뉴스가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녹취> 아나운서: "연합뉴스를 국가 기간통신사로 지정한 이 법(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연합뉴스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구독료 명목으로 연간 300억 원을 지원 받고 있다. 이 법의 주무부처가 문화부이며 뉴스 통신 진흥법 시한 연장을 위한 정부 입법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연합뉴스측은 이에 대해 유장관의 폭언이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쓸 만한 사진이 없어서 사진공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눈치를 봤다는 말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질문 4>
우연일지는 몰라도 연합뉴스측이 오해를 살만한 정황이군요.
<답변 4>
그렇습니다. 다른 신문 보도 하나를 더 말씀 드릴까요?
조선일보 10월 30일 자에 특이한 기사 하나가 실렸습니다.
제목이 이렇습니다. ‘씨와 씨로 시작하는 욕의 차이’입니다.
실제로 유인촌 장관이 욕을 했는지 분석하는 기사였는데요, 내용을 볼까요.
<녹취>아나운서: "유 장관은 최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억울하다”고 했다…문화부 관계자는 관련 동영상을 10번을 넘게 돌려보면서 들었는데 (그냥) 씨~였다고 말했다…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내가 듣기에도 씨~ 인데 잘못 보도되며 욕으로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질문 5>
그런데 현장에서 유 장관에게 폭언을 들었던 사진 기자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답변 5>
이틀 전에 국회 사진 기자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사진기자들의 반응은 “그날은 황당”했고
“지금은 참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사진찍지마. 이 씨~, 찍지마. 유 장관이 소리를 지르자 정말 카메라 플래시가 멈췄습니다."
<녹취> 유인촌(국정감사/2008.10.24): "찍지 말랬어."
유 장관이 호통을 친 뒤 국감장을 나갈 때 카메라를 들지도 못하고 유 장관을 바라보는 사진기자 뒷모습이 화면에 걸립니다.
<녹취> 아나운서: "놀란 거예요.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문화부 장관이 왜 나한테 그럴까.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뭘 잘못했나. 당혹스러워가지고 순간 멍한 거예요."
국회 출입 기자들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외부에 전달하는 국민의 눈과 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한 폭언은 국민에 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사건의 당사자인 국회 사진기자들의 입장입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유인촌 장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다시 요구했고, 한국사진기자협회도 어제 문화부에 장관의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식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인터뷰> 이범석(국회 사진기자단 간사/세계일보): "저희들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나 어떤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들로부터 모욕을 받거나 폭행을 당하거나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위 공직자로부터 정당한 우리의 취재 활동에 대해서 그런 폭언을 들은 경우는 아마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인촌 장관을 국회에서 만났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KBS의 김경래 기자라고 합니다. 24일 일 때문에 한 가지 여쭤볼 게 있어서.
유인촌: 24일이 뭐지?
기자: 국정감사 때 일 때문에요.
유인촌: 국정감사 어떤 걸?
기자: 욕설 관련 때문에요.
유인촌: 뭘 욕설은...
기자: 언론계에서는 언론 주무장관께서 취재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 이런 우려가 좀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유인촌: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한 거야.
유 장관이 폭언을 한 날 열린 국정감사는 14시간이 넘게 진행이 됐습니다. 저도 촬영된 테이프를 반복해서 보다 보니까 장관 같은 피감기관 인사들이 짜증도 날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의응답은 둘째 치고, 여야 간에 오가는 정치공방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시간이 상당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순간적인 감정 표출이었다 하더라도 정당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폭언을 하고 호통을 치는 것은 적어도 정부의 대언론 창구이기도 한 문화부 장관이 할 언행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경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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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기자 kk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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