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묵인한 카지노 ‘배상 책임’

입력 2008.11.0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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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법 도박을 하다 수백억 원을 잃은 고객에게 카지노측이 손해 배상을 해주라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카지노측이 불법 도박을 사실상 방조했다며 책임을 엄하게 물었습니다.

노윤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정 모 씨는 5년 전 이른바 '바카라' 도박에 중독됐습니다.

강원랜드의 VIP룸을 3년 반만에 3백 번 넘게 드나들며 잃은 돈은 무려 231억 원.

한 번에 많아야 천만 원만 걸 수 있도록 한 제한 규정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정 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만 대신 걸어달라고 부탁해 한번에 6천만 원까지 베팅을 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전 재산을 날리다시피 한 정 씨는 강원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강원랜드가 베팅 한도를 지키도록 한 문화관광부 영업준칙과 내부 규정을 어기고 불법 도박을 방치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정 씨는 또 아들이 자신의 출입금지를 강원랜드에 공식 요청했는데도, 강원랜드측이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정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원랜드가 28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카지노 규정을 위반한 영업으로 과도한 사행심을 조장한 것은 이용객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린 위법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홍준호(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내국인이 출입하는 카지노의 출입제한 원칙과 베팅 한도 제한 원칙 등 사업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인정한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불법 도박에 대해 카지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로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카지노 영업 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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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도박 묵인한 카지노 ‘배상 책임’
    • 입력 2008-11-08 07:53:4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불법 도박을 하다 수백억 원을 잃은 고객에게 카지노측이 손해 배상을 해주라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카지노측이 불법 도박을 사실상 방조했다며 책임을 엄하게 물었습니다. 노윤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정 모 씨는 5년 전 이른바 '바카라' 도박에 중독됐습니다. 강원랜드의 VIP룸을 3년 반만에 3백 번 넘게 드나들며 잃은 돈은 무려 231억 원. 한 번에 많아야 천만 원만 걸 수 있도록 한 제한 규정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정 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만 대신 걸어달라고 부탁해 한번에 6천만 원까지 베팅을 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전 재산을 날리다시피 한 정 씨는 강원랜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강원랜드가 베팅 한도를 지키도록 한 문화관광부 영업준칙과 내부 규정을 어기고 불법 도박을 방치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정 씨는 또 아들이 자신의 출입금지를 강원랜드에 공식 요청했는데도, 강원랜드측이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정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원랜드가 28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카지노 규정을 위반한 영업으로 과도한 사행심을 조장한 것은 이용객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린 위법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홍준호(서울중앙지법 공보판사): "내국인이 출입하는 카지노의 출입제한 원칙과 베팅 한도 제한 원칙 등 사업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인정한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불법 도박에 대해 카지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로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카지노 영업 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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