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나눔’은 사회적 자산

입력 2008.11.20 (07:03) 수정 2008.11.20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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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제 해설위원]

영하의 날씨 속에 난방을 못하는 쪽방촌 주민과 보육원이 많습니다. 전철역 등으로 몰려드는 노숙인이 늘고 무료급식소 행렬도 갈수록 길어집니다. 올해는 경제가 어렵다보니 도와달라고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아 더욱 걱정입니다.
이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개인과 기업의 나눔 실천은 큰 힘이 됩니다. 가수 김장훈 씨는 월세방에 살면서도 10여 년째 기부를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한의학계 원로 류근철 박사는 후학들을 위해 KAIST에 5백억 원이 넘는 돈을 내놓았습니다. 생활비를 아껴가며 실천한 이웃사랑이어서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배우 문근영 씨와 축구 국가대표 코치 홍명보 씨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여러 해 기부를 계속했습니다. 프로골퍼 최경주 씨는 상금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해 나눔과 스포츠의 정신을 실천합니다. 기부는 유명인만 하는 게 아닙니다. 평생을 삭바느질과 행상을 한 할머니, 폐지를 모은 할아버지, 해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천만 원 이상을 놓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도 있습니다. 고정적으로 성금을 내고 있는 기부자도 10만 명이 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불황 속에 나눔이 급속히 움츠러드는 겁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올해 기부금은 지난해보다 100억 원 이상 줄었습니다. 경제 위기가 가시화된 9월 이후 개인 기부는 더 크게 줄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개인 기부가 느는 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우리 국민의 이웃사랑이 남보다 못할 리 없는데도 척박한 기부문화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기부 문화가 아직 선진국들처럼 일상화된 미덕으로 자리 잡지 못한 탓입니다.
남을 돕는 사람들에게 박수와 격려는 보내지 못할 망정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으로 보는 풍토부터 사라져야 합니다.
최근 기부 선행이 알려진 뒤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문근영 씨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기부했더니 음해성 구설수에나 오르고 의혹의 시선까지 뒤따른다면 누가 마음과 지갑을 열고 싶겠습니까.
경제가 어려울수록 개인뿐아니라 부자와 기업들이 기부에 앞장서는 모습도 더욱 절실합니다. 고액 기부자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의 영향이 컸다고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사회공동체에 대한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에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나눔은 소비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투자입니다.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면 그 해악은 결국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다음달부터 펼쳐지는 ‘이웃사랑 캠페인’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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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나눔’은 사회적 자산
    • 입력 2008-11-20 06:11:15
    • 수정2008-11-20 07:09:02
    뉴스광장 1부
[전영제 해설위원] 영하의 날씨 속에 난방을 못하는 쪽방촌 주민과 보육원이 많습니다. 전철역 등으로 몰려드는 노숙인이 늘고 무료급식소 행렬도 갈수록 길어집니다. 올해는 경제가 어렵다보니 도와달라고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아 더욱 걱정입니다. 이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개인과 기업의 나눔 실천은 큰 힘이 됩니다. 가수 김장훈 씨는 월세방에 살면서도 10여 년째 기부를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한의학계 원로 류근철 박사는 후학들을 위해 KAIST에 5백억 원이 넘는 돈을 내놓았습니다. 생활비를 아껴가며 실천한 이웃사랑이어서 진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배우 문근영 씨와 축구 국가대표 코치 홍명보 씨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여러 해 기부를 계속했습니다. 프로골퍼 최경주 씨는 상금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해 나눔과 스포츠의 정신을 실천합니다. 기부는 유명인만 하는 게 아닙니다. 평생을 삭바느질과 행상을 한 할머니, 폐지를 모은 할아버지, 해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천만 원 이상을 놓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도 있습니다. 고정적으로 성금을 내고 있는 기부자도 10만 명이 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불황 속에 나눔이 급속히 움츠러드는 겁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올해 기부금은 지난해보다 100억 원 이상 줄었습니다. 경제 위기가 가시화된 9월 이후 개인 기부는 더 크게 줄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개인 기부가 느는 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우리 국민의 이웃사랑이 남보다 못할 리 없는데도 척박한 기부문화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기부 문화가 아직 선진국들처럼 일상화된 미덕으로 자리 잡지 못한 탓입니다. 남을 돕는 사람들에게 박수와 격려는 보내지 못할 망정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으로 보는 풍토부터 사라져야 합니다. 최근 기부 선행이 알려진 뒤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문근영 씨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기부했더니 음해성 구설수에나 오르고 의혹의 시선까지 뒤따른다면 누가 마음과 지갑을 열고 싶겠습니까. 경제가 어려울수록 개인뿐아니라 부자와 기업들이 기부에 앞장서는 모습도 더욱 절실합니다. 고액 기부자들은 어릴 적부터 부모의 영향이 컸다고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사회공동체에 대한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매서운 불황의 한파에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나눔은 소비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투자입니다.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면 그 해악은 결국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다음달부터 펼쳐지는 ‘이웃사랑 캠페인’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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