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자금시장 경색 여전…왜?

입력 2008.11.2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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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또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시장의 경색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한보경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1>

오늘 코스피 지수가 950선 마저 붕괴됐죠?

<답변 1>

네, 오늘 코스피 지수는 개장부터 천 선이 무너졌습니다.

낙폭은 계속 커지면서 950선까지 내줬고, 결국 어제보다 68포인트 넘게 내린 948.69에 마감됐습니다.

8거래일 연속 하락입니다.

코스닥 지수는 8.19%나 급락하며 273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오늘 하루에만 시가총액으로 38조원이 사라진 셈입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6.89%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주가 폭락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0원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았고, 결국 어제보다 50원 50전 오른 1497원에 마감돼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주가와 환율이 모두 금융시장 최대의 호재로 작용했던 한미 통화교환협정 체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2>

안정세를 찾는가 했었는데 다시 이렇게 시장이 흔들리는 원인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2>

네, 오늘은 우선 미국 증시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부터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불안심리가 시장에서 확산됐고, 무엇보다, 국내 기업 실적 악화 등에서 비롯되고 있는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학주(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 "기업 부도 사태같은 국면이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겐 조그만 악재라해도도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3>

사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 공급한 자금도 130조원을 넘는다구요?

<답변 3>

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공급했거나 공급할 계획인 자금은 우리 돈으로 130조 원 정도에 이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돈을 빌릴 수 없다며 아우성이고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은행들 역시 마음대로 돈을 빌려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먼저 시중은행 자금 담당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시중 은행 자금 담당 : "(기업들이) 무조건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거든요. 무조건 지원해 줄 수는 없는 거죠. 정부도 처음에는 무조건 지원해주라고 하다가 최근에는 살 수 있는데 선별해서 지원해주라는 쪽으로..."

결국 정부가 돈은 풀었지만 금융위기가 기업 부도 등의 실물경제 위기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또 다른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푼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회사채라든가 은행채 같이 조금의 위험이라도 포함하고 있는 상품에는 자금이 가고 있지 않아서 채권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등 전반적인 시중자금의 위축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문 4>

이런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해법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답변 4>

네, 다시 말하자면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지를 않는다는건데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믿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기업이 언제 어떻게 될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전망이 불투명한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쉽게 살 수도 없겠죠...

유동성 공급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구별해야만 자금순환이 정상화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가는 악순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오문석(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부가 부실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확실하게 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질문 5>

오늘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어요.

<답변 5>

네, 전 위원장이 현재 한국시장 투자 설명회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오늘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은행이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보수적인 금융기관임에도 지나치게 확장에만 치중했다며 새로운 짝짓기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국내 은행 18곳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9월말 현재 10.79%로 석달새 0.57% 포인트 떨어졌는데, 최근 정부와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연말까지 자기자본비율을 11% 이상 높여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정책 책임자로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 시사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은행들이 어떻게 건전성을 강화해 나갈지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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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자금시장 경색 여전…왜?
    • 입력 2008-11-20 22: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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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또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시장의 경색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한보경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1> 오늘 코스피 지수가 950선 마저 붕괴됐죠? <답변 1> 네, 오늘 코스피 지수는 개장부터 천 선이 무너졌습니다. 낙폭은 계속 커지면서 950선까지 내줬고, 결국 어제보다 68포인트 넘게 내린 948.69에 마감됐습니다. 8거래일 연속 하락입니다. 코스닥 지수는 8.19%나 급락하며 273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오늘 하루에만 시가총액으로 38조원이 사라진 셈입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6.89%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주가 폭락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0원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았고, 결국 어제보다 50원 50전 오른 1497원에 마감돼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주가와 환율이 모두 금융시장 최대의 호재로 작용했던 한미 통화교환협정 체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2> 안정세를 찾는가 했었는데 다시 이렇게 시장이 흔들리는 원인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2> 네, 오늘은 우선 미국 증시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부터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불안심리가 시장에서 확산됐고, 무엇보다, 국내 기업 실적 악화 등에서 비롯되고 있는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학주(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 "기업 부도 사태같은 국면이 이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장 참가자들에겐 조그만 악재라해도도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3> 사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 공급한 자금도 130조원을 넘는다구요? <답변 3> 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공급했거나 공급할 계획인 자금은 우리 돈으로 130조 원 정도에 이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돈을 빌릴 수 없다며 아우성이고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은행들 역시 마음대로 돈을 빌려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먼저 시중은행 자금 담당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시중 은행 자금 담당 : "(기업들이) 무조건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거든요. 무조건 지원해 줄 수는 없는 거죠. 정부도 처음에는 무조건 지원해주라고 하다가 최근에는 살 수 있는데 선별해서 지원해주라는 쪽으로..." 결국 정부가 돈은 풀었지만 금융위기가 기업 부도 등의 실물경제 위기로 옮겨붙을 것이라는 또 다른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푼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회사채라든가 은행채 같이 조금의 위험이라도 포함하고 있는 상품에는 자금이 가고 있지 않아서 채권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등 전반적인 시중자금의 위축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문 4> 이런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해법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답변 4> 네, 다시 말하자면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지를 않는다는건데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믿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빌려달라는 기업이 언제 어떻게 될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전망이 불투명한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는 쉽게 살 수도 없겠죠... 유동성 공급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러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구별해야만 자금순환이 정상화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가는 악순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오문석(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부가 부실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확실하게 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질문 5> 오늘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어요. <답변 5> 네, 전 위원장이 현재 한국시장 투자 설명회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오늘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은행이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보수적인 금융기관임에도 지나치게 확장에만 치중했다며 새로운 짝짓기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국내 은행 18곳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9월말 현재 10.79%로 석달새 0.57% 포인트 떨어졌는데, 최근 정부와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연말까지 자기자본비율을 11% 이상 높여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정책 책임자로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 시사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은행들이 어떻게 건전성을 강화해 나갈지 향후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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