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농협 증권업 진출’ 靑과 사전협의

입력 2008.11.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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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협이 증권업에 진출할 때 농림부가 청와대, 경제부총리와도 협의를 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노건평 씨의 몫으로 의심되고 있는 정화삼 씨 형제의 점포는 오락실로 운영되며 돈 세탁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윤섭 기자!(네!)

<질문> 농림부가 농협의 증권업 진출을 허가한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죠?

<답변>

우선 농협의 증권업 진출을 잠깐 살펴 보면요, 지난 2004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서 준비했었는데, 가격 문제 등으로 실패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6년 초에 농림부의 승인을 받고 세종증권을 인수하게 됩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KBS가 입수한 당시 내부 보고섭니다.

당시 농림부 장관은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도 농협의 증권업 진출 건을 협의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농림부 실무진에선 농협이 신용사업에만 치중하면 여론이 좋지 않을 거라면서 반대했는데, 결국 농림부 장관이 협의가 있었던 이후 승인을 내준 겁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당시 상급 기관이 부총리였기 때문에 논의를 했고, 청와대엔 농협의 증권업 진출에 대한 보고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림부도 입장을 바꿨었고, 세종증권 얘기가 나오기 이전 얘기지만 경제부총리와 청와대까지 협의를 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검찰이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농림부에 로비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검찰이 이번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사건의 몸통이 노건평 씨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데, 풀어야할 과제가 많죠?

<답변>

네, 노건평 씨는 이미 정화삼 씨 형제의 소개로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를 만나서 세종증권의 농협 인수를 부탁받았고,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이와 관련한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결국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했고, 로비 자체는 성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노 씨가 아무 금전적인 대가 없이 청탁 전화만 했다면 처벌이 안됩니다.

결국 세종측이 정 씨 형제에게 전달한 30억 원 중 일부가 건너간, 즉 김해 상가의 실 소유주가 노 씨로 판명나야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 구체적인 물증은 없이 관련자 진술만 확보한 상탭니다.

정화삼 씨가 오락실을 열 때 당시의 동업자 등을 불러서 지분 규모, 수익금 분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캐묻고 있는 이윱니다.

나아가 검찰은 노 씨가 세종증권 주식에 차명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청탁 대가를 받았다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대검 수사관들을 직접 김해 현지에 급파됐습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노건평 씨는 오늘도 집을 비운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화삼 씨 형제가 이 점포에서 1년여 동안 오락실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네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그 김해의 상가 점포에서 정화삼 씨 형제는 지난 2006년에 성인 오락실을 시작했었는데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성인오락실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론 1년 넘게 비밀 영업을 해온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오락실이라는 게 현금 장사인만큼 검찰은 정 씨 형제가 이 곳에서 돈 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정 씨 형제가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돈 일부를 오락실 개장 비용으로 쓴 단서도 잡고 그 금액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 씨 형제는 비슷한 시기에 부산에서 또다른 오락실을 운영한 사실이 확인돼서 여기에도 30억 원의 일부가 들어갔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질문>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발견됐네요?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답변>

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건네받았었는데, 여기서 뭉칫돈 수백억 원이 발견된 것입니다.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입니다.

박 회장 측은 이 돈이 세종증권 주식 매매를 통해 번 차익 일부가 포함된 개인 돈으로,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정밀 회계 분석에 나섰고, 이 뭉칫돈 일부의 사용처를 찾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박 회장 외에 지난 정권 실세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광범위한 거래내역 분석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박연차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데, 결국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둘러싼 모든 사건의 수혜자는 박 회장이다, 이렇게 보고 서울중앙지검에서 하고 있던 휴켐스 헐값 매각 의혹사건도 대검찰청이 넘겨 받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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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농협 증권업 진출’ 靑과 사전협의
    • 입력 2008-11-27 22: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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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협이 증권업에 진출할 때 농림부가 청와대, 경제부총리와도 협의를 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노건평 씨의 몫으로 의심되고 있는 정화삼 씨 형제의 점포는 오락실로 운영되며 돈 세탁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윤섭 기자!(네!) <질문> 농림부가 농협의 증권업 진출을 허가한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죠? <답변> 우선 농협의 증권업 진출을 잠깐 살펴 보면요, 지난 2004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서 준비했었는데, 가격 문제 등으로 실패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6년 초에 농림부의 승인을 받고 세종증권을 인수하게 됩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KBS가 입수한 당시 내부 보고섭니다. 당시 농림부 장관은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과도 농협의 증권업 진출 건을 협의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농림부 실무진에선 농협이 신용사업에만 치중하면 여론이 좋지 않을 거라면서 반대했는데, 결국 농림부 장관이 협의가 있었던 이후 승인을 내준 겁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당시 상급 기관이 부총리였기 때문에 논의를 했고, 청와대엔 농협의 증권업 진출에 대한 보고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농림부도 입장을 바꿨었고, 세종증권 얘기가 나오기 이전 얘기지만 경제부총리와 청와대까지 협의를 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검찰이 농협이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농림부에 로비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검찰이 이번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사건의 몸통이 노건평 씨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데, 풀어야할 과제가 많죠? <답변> 네, 노건평 씨는 이미 정화삼 씨 형제의 소개로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를 만나서 세종증권의 농협 인수를 부탁받았고,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이와 관련한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결국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했고, 로비 자체는 성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노 씨가 아무 금전적인 대가 없이 청탁 전화만 했다면 처벌이 안됩니다. 결국 세종측이 정 씨 형제에게 전달한 30억 원 중 일부가 건너간, 즉 김해 상가의 실 소유주가 노 씨로 판명나야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 구체적인 물증은 없이 관련자 진술만 확보한 상탭니다. 정화삼 씨가 오락실을 열 때 당시의 동업자 등을 불러서 지분 규모, 수익금 분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캐묻고 있는 이윱니다. 나아가 검찰은 노 씨가 세종증권 주식에 차명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청탁 대가를 받았다는 가능성도 열어 두고 대검 수사관들을 직접 김해 현지에 급파됐습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노건평 씨는 오늘도 집을 비운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화삼 씨 형제가 이 점포에서 1년여 동안 오락실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네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그 김해의 상가 점포에서 정화삼 씨 형제는 지난 2006년에 성인 오락실을 시작했었는데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 성인오락실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서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론 1년 넘게 비밀 영업을 해온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오락실이라는 게 현금 장사인만큼 검찰은 정 씨 형제가 이 곳에서 돈 세탁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정 씨 형제가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돈 일부를 오락실 개장 비용으로 쓴 단서도 잡고 그 금액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 씨 형제는 비슷한 시기에 부산에서 또다른 오락실을 운영한 사실이 확인돼서 여기에도 30억 원의 일부가 들어갔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질문> 박연차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발견됐네요?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답변> 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건네받았었는데, 여기서 뭉칫돈 수백억 원이 발견된 것입니다.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입니다. 박 회장 측은 이 돈이 세종증권 주식 매매를 통해 번 차익 일부가 포함된 개인 돈으로,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정밀 회계 분석에 나섰고, 이 뭉칫돈 일부의 사용처를 찾고 있습니다. 검찰은 또 박 회장 외에 지난 정권 실세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광범위한 거래내역 분석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박연차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데, 결국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둘러싼 모든 사건의 수혜자는 박 회장이다, 이렇게 보고 서울중앙지검에서 하고 있던 휴켐스 헐값 매각 의혹사건도 대검찰청이 넘겨 받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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