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전통 한옥의 재발견

입력 2008.12.13 (21: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도시화와 개발의 논리에 밀려 사라져 가던 전통 한옥이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정홍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악산 아래 나지막한 기와 지붕을 맞댄 한옥들이 빼곡히 모여 있습니다.

낡은 한옥의 모습을 벗고 새롭게 단장한 북촌 한옥마을.

곳곳에서 새롭게 지어지는 한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못 하나 없이 목재를 끼워맞추고, 기존 한옥에서 나온 서까래는 버리지 않고 재활용합니다.

<인터뷰>문석환(대목): "옛날에 쓰던 게 왜 좋으냐면 말랐으니까 좋고 변하지를 않잖아요."

지난 2001년부터 북촌 지역에서만 3백여 채가 넘는 한옥이 개·보수되거나 새로 지어졌습니다.

<인터뷰>김장권(한옥 건축가): "지금 수요가 많은 이유는 과거에 한옥이 갖고 있는 불편함이 많이 불식됐고 한옥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게 된 거죠."

3대가 한 집에 살고 있는 이 가족도 오랜 아파트 생활을 뒤로 하고 3년 전 한옥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부엌과 화장실을 집 안으로 옮기고, 창호문은 유리를 덧대 이중으로 개조했습니다.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은 살리면서도 생활의 편의성을 높인 것입니다.

<인터뷰>차영민(서울시 가회동): "정서적으로 좋았던 것 같고 저뿐만 아니라 손주들에게 그런 모습 보여주는 게 아주 흐뭇해요. 마당에서 노는 것도 그렇고..."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인 건축가 카레나 씨.

결혼과 함께 살 집으로 택한 건 바로 한옥이었습니다.

<인터뷰>시모네 카레나(건축가): "한옥은 장식적이고 소재에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옥은 경제적 가치가 아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자신만의 성이 될 수 있습니다."

집안 내부를 꾸미는 데는 현대식 건축기법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자연 통풍과 채광, 그리고 하늘과 석양을 집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설계로 한옥의 원리와 정신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인터뷰>신지혜(카레나 씨 부인): "밖을 보거나 옆을 보면 항상 기와나 처마를 보면서 마음도 편안해 지는 것 같고 서울에 있는 것 같지 않고..."

전통 한옥의 재발견은 주거공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친환경 웰빙 바람과 함께 한옥으로 지은 병원도 등장했고, 1930년대 한옥을 개조한 동사무소는 어느새 이 지역의 명물이 됐습니다.

<인터뷰>김현규(종로구 혜화동): "다른 동사무소는 좀 낯설음 같은 게 있는데 여기는 한옥이니까 색다르기도 하고 친근해서 좋습니다."

개발의 논리에 밀려 지난 2006년 이후 서울에서 사라진 한옥만도 3천여 채.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한옥의 가치는 그 보존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문화와 사람] 전통 한옥의 재발견
    • 입력 2008-12-13 21:14:47
    뉴스 9
<앵커 멘트> 도시화와 개발의 논리에 밀려 사라져 가던 전통 한옥이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정홍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악산 아래 나지막한 기와 지붕을 맞댄 한옥들이 빼곡히 모여 있습니다. 낡은 한옥의 모습을 벗고 새롭게 단장한 북촌 한옥마을. 곳곳에서 새롭게 지어지는 한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못 하나 없이 목재를 끼워맞추고, 기존 한옥에서 나온 서까래는 버리지 않고 재활용합니다. <인터뷰>문석환(대목): "옛날에 쓰던 게 왜 좋으냐면 말랐으니까 좋고 변하지를 않잖아요." 지난 2001년부터 북촌 지역에서만 3백여 채가 넘는 한옥이 개·보수되거나 새로 지어졌습니다. <인터뷰>김장권(한옥 건축가): "지금 수요가 많은 이유는 과거에 한옥이 갖고 있는 불편함이 많이 불식됐고 한옥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게 된 거죠." 3대가 한 집에 살고 있는 이 가족도 오랜 아파트 생활을 뒤로 하고 3년 전 한옥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부엌과 화장실을 집 안으로 옮기고, 창호문은 유리를 덧대 이중으로 개조했습니다.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은 살리면서도 생활의 편의성을 높인 것입니다. <인터뷰>차영민(서울시 가회동): "정서적으로 좋았던 것 같고 저뿐만 아니라 손주들에게 그런 모습 보여주는 게 아주 흐뭇해요. 마당에서 노는 것도 그렇고..."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탈리아인 건축가 카레나 씨. 결혼과 함께 살 집으로 택한 건 바로 한옥이었습니다. <인터뷰>시모네 카레나(건축가): "한옥은 장식적이고 소재에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옥은 경제적 가치가 아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자신만의 성이 될 수 있습니다." 집안 내부를 꾸미는 데는 현대식 건축기법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자연 통풍과 채광, 그리고 하늘과 석양을 집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설계로 한옥의 원리와 정신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인터뷰>신지혜(카레나 씨 부인): "밖을 보거나 옆을 보면 항상 기와나 처마를 보면서 마음도 편안해 지는 것 같고 서울에 있는 것 같지 않고..." 전통 한옥의 재발견은 주거공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친환경 웰빙 바람과 함께 한옥으로 지은 병원도 등장했고, 1930년대 한옥을 개조한 동사무소는 어느새 이 지역의 명물이 됐습니다. <인터뷰>김현규(종로구 혜화동): "다른 동사무소는 좀 낯설음 같은 게 있는데 여기는 한옥이니까 색다르기도 하고 친근해서 좋습니다." 개발의 논리에 밀려 지난 2006년 이후 서울에서 사라진 한옥만도 3천여 채.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한옥의 가치는 그 보존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